[오!쎈 테마] 3無 가을, 불쇼-홈런쇼-난타전이 없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6.10.15 06: 03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는 2016년 포스트시즌, '가을 잔치'가 초반이지만 예년과는 달리 구경하기 힘든 것들이 있다. 마무리 투수들의 난조, 거포들의 홈런쇼 그리고 정규시즌에 극심했던 타고투저의 난타전을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까지는 3무(無)다.
# 마무리 불쇼가 없다
포스트시즌이면 어김없이 마무리의 수난이 일어난다. 게다가 올해 정규시즌에서 10개팀의 블론세이브는 158개, 2014년 145개를 넘어서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경기 수가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뒷문이 불안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 아직은 마무리 불쇼가 없다. 와일드카드 2경기에서 KIA 마무리 임창용은 1세이브 1구원패, LG 마무리 임정우는 1구원승을 기록했다.
임창용은 1차전에서 4-2로 앞선 9회 무사 1루에서 나와 무실점 세이브를 챙겼다. 비록 2차전 0-0인 9회말 등판해 패전 투수가 됐지만. 임정우는 2차전 0-0인 9회초 올라와 1이닝 무실점을 기록, 9회말 끝내기 승리로 구원승을 안았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1차전 LG의 7점차 승리, 2차전 넥센의 4점차 승리로 마무리 투수의 세이브 상황이 없었다. 넥센 마무리 김세현은 5-0으로 앞선 8회 2사 2루에서 등판, 승계 주자 실점으로 1점을 내줬지만, 9회에는 'KKK쇼'를 펼치며 깔끔한 마무리에 성공했다.
# 홈런 구경하기 힘드네
정규시즌 720경기에서 홈런은 총 1483개가 터졌다. 경기당 평균 2.06개.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는 홈런 구경하기가 힘들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와 준플레이오프 2경기 통틀어 딱 1개 나왔다. 그것도 14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임병욱이 올해 포스트시즌 첫 홈런을 장식했다. 4경기에서 1개, 경기당 평균 0.25개에 그친다.
와일드카드 2경기가 넓은 잠실구장에서 치렀고,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은 고척돔에서 열렸다. 구장탓을 할 수도 있겠지만, 고척돔에선 정규시즌에서 경기당 평균 1.875개 홈런이 나왔다. KIA는 팀 홈런 170개(3위), LG는 118개(9위), 넥센은 134개(7위)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와일드카드(1경기)에는 홈런 1개(SK 브라운)가 나왔다. 잠실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도 홈런 3방이 터졌다. 넥센 타자들이 3개 모두 쏘아올렸다. 잠실로 옮긴 준플레이오프 3~4차전에선 홈런을 구경할 수 있을까.
# 타고투저 어디로 갔나
정규시즌 10개팀의 평균 타율은 0.290이었다. 역대 KBO 최고 기록이다. 팀 평균자책점은 5.17이었다. 2014년 5.21에 이은 두 번째 높은 기록.
좋은 투수들만 집중 투입되는 단기전, 성적이 좋은 상위 팀들의 대결이라 어느 정도 평균자책점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예상 이상의 투수전이다.
와일드카드 2경기에서 LG와 KIA는 각각 팀 평균자책점 1.00과 1.02를 기록했다. 준플레이오프 들어서 경기당 득점이 7점-6점으로 늘어났지만, 치고받는 난타전은 아니다. 한쪽만 터지는 원사이드 경기다.
1차전 LG는 소사의 6이닝 무실점을 앞세워 7-0 승리, 2차전 넥센은 밴헤켄의 7⅔이닝 1실점에 힘입어 5-1 승리를 따냈다. 경기 중반에 이미 승기가 기울어졌다. 야구팬들은 정규시즌에서 흔했던 엎치락뒤치락, 타격전은 아직 구경하지 못했다. 대신 에이스 투수들의 매력 넘치는 호쾌한 투수전을 만끽하고 있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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