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페티트, “투·타 겸업 오타니, 부러운 선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0.25 06: 09

오타니 쇼헤이(22·니혼햄)가 일본시리즈 1차전에서의 패전을 빨리 떨쳐낼 수 있을까. 어쩌면 MLB의 명투수인 앤디 페티트가 부러워한 그 부분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투·타 겸업이 주는 심리적 요소다.
오타니는 지난 22일 마쓰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히로시마와의 일본시리즈 1차전에 선발 8번 투수로 출전했으나 홈런 두 방을 얻어맞은 끝에 6이닝 동안 3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타자로는 2루타 하나를 포함해 멀티히트를 치는 등 분전했지만 이날 절정의 컨디션을 보인 상대 선발 크리스 존슨을 무너뜨리지 못한 채 팀도 1-5로 패했다.
삼진 11개를 잡아내는 등 분투했으나 전반적으로 구위가 한창 좋을 때보다 떨어졌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구속이나 제구 모두 이상징후가 드러났다. 오타니는 2차전에서는 대타로 출전했으나 안타를 치지 못했고 니혼햄도 원정 2연전을 모두 져 시리즈 전망이 어두워졌다. 오타니는 3차전에 지명타자로 출전할 전망이다.

그러나 빨리 잊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투·타 겸업이 주는 장점 중 하나인데 MLB 통산 18년 동안 무려 256승을 거둔 앤디 페티트 또한 부러워한 내용이다. 일본 ‘베이스볼 채널’에 의하면 ESPN의 패널로 활동 중인 페티트는 오타니가 불러일으키는 화제에 대해 “투수와 야수로 모두 활약할 수 있다니 오타니는 부러운 선수”라면서 투·타 겸업이 선발투수의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페티트는 “선발투수는 마운드에서 나쁜 결과가 나오면 그 울분을 다음 등판까지 떨칠 방법이 없다. 즉, 경우에 따라 기분 전환을 하지 못하고 마음이 좋지 않을 때가 있다. 슬럼프에 빠질 때도 그런 경우가 많다. 투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하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오타니는 마운드에서 결과를 남길 수 없는 날이 있다 하더라도 다음 날 방망이로 만회할 수 있다. 이도류는 정신의 균형을 잘 유지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타니에게는 큰 장점이 있다”고 설명을 이어나갔다.
실제 오타니는 올 시즌 뛰어난 타격 성적을 내면서 마운드에서의 상대적인 아쉬움을 날렸다. 오타니는 올스타브레이크를 전후해 물집 증상으로 선발 등판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타격에서 좋은 모습으로 마음의 부담을 날린 적이 있다. 1차전 결과에 적지 않은 짐이 있을 법한 오타니가 타자로서 팀의 대반격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히로시마는 25일 열릴 3차전에 구로다 히로키를 선발 예고, 오타니와 구로다의 정면 승부도 큰 화제를 모을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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