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시리즈, ‘타율 0.625’ 오타니 손에 달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0.26 06: 00

타석에서도 대활약, 3차전 끝내기 안타
오타니 활약에 JS 승패 좌우 가능성
1차전 패전의 악몽을 3차전 끝내기 안타로 지웠다. 다른 선수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가정이지만 오타니 쇼헤이(22·니혼햄)는 그것이 가능하다는 게 더 무섭다. 기분전환에 성공한 오타니가 니혼햄의 반격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니혼햄은 25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히로시마와의 일본시리즈 3차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4-3으로 이겼다. 원정에서 벌어진 1·2차전에서 모두 패해 긴장감이 높아졌던 니혼햄은 이날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한숨을 돌렸다. 홈에서 벌어질 남은 4·5차전을 앞두고 기운을 차릴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
오타니가 중심에 있었다. 1차전에서 선발 등판했으나 6이닝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던 오타니는 이날 선발 3번 지명타자로 출전, 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연장 10회말에는 끝내기 안타도 쳐냈다. 주자 2루 상황에서 오세라의 147㎞ 빠른 공을 받아쳐 우전 적시타를 치고 환호했다. 사실 몸쪽으로 붙은 공이라 정확한 타격을 하기가 까다로운 코스였다. 그럼에도 오타니는 이를 안타로 만드는 좋은 타격을 과시했다.
그 외에도 3차전은 오타니가 팀 승리에 큰 지분을 차지한 날이었다. 1회 1사 1루 첫 타석에서는 히로시마 선발 구로다를 상대로 2루타를 쳤다. 오타니의 2루타로 1사 2,3루가 됐고 나카타의 유격수 땅볼 때 선취점을 낼 수 있었다. 1-2로 뒤진 8회에는 2사 2루에서 잭슨을 상대로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냈다. 이는 나카타의 적시타로 연결되며 동점의 발판이 됐다. 그리고 3-3으로 맞선 연장 10회에는 끝내기 안타를 쳐냈다.
오타니는 1차전에서 패전을 기록하기는 했으나 안타 2개를 때렸다. 2차전에서는 대타로 나와 안타가 없었지만 3차전에서 안타 3개를 때리며 일본시리즈 타율이 6할2푼5리(8타수 5안타)가 됐다. 니혼햄은 이번 시리즈에서 히로시마 마운드에 막혀 전체적으로 타격이 답답한 흐름이다. 3할을 넘긴 선수가 한 명이다. 그 선수가 바로 오타니다. 오타니의 비중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오타니는 3차전 종료 후 “(1차전에서) 내 피칭 때문에 팀이 지고 말았다. 때문에 한 번은 만회를 하고 싶었다”고 각오를 설명했다. 다른 선발 투수였다면 다음 등판까지는 무거운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오타니는 타석에서 스트레스를 풀어낸 셈이다. 오타니는 “내일도, 모레도 경기가 있다. 이기고 싶다”라면서 “히로시마에 가기 전에 3승2패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오타니는 4·5차전에는 지명타자로 출전한 뒤 6차전에 다시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일본 ‘데일리 스포츠’는 “32년 만의 일본 제일을 향하는 히로시마는 ‘타자 오타니’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도 관건이 될 것 같다”며 타석에서의 존재감도 높게 평가했다. 현재 니혼햄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선수는 누가 뭐래도 오타니다.
사실 1차전 투구 내용도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었다. 다소 고전하는 양상은 있었지만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상대 투수인 크리스 존슨이 더 완벽한 투구를 했을 뿐이다. 만약 오타니가 현재의 타격감을 이어가는 동시에 다음 선발 등판에서도 승리를 따낸다면 그야말로 완벽한 시나리오가 된다. 예상대로 '오타니 시리즈'가 되어가고 있는 2016년 일본시리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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