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에서 적으로’ 채프먼-밀러, WS 빅뱅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0.26 06: 02

양키스서 한솥밥, WS에서 적으로 재회
과감한 불펜 운용, 핵심 퍼즐로 기대감
올 시즌 시작까지만 해도 한솥밥을 먹고 있었던 두 최고의 좌완 불펜 투수가 시즌 마지막에는 적으로 만난다. 아롤디스 채프먼(28·시카고 컵스)과 앤드류 밀러(31·클리블랜드)의 자존심 싸움도 월드시리즈의 큰 화두 중 하나다.

클리블랜드와 컵스는 26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대망의 월드시리즈 일정을 시작한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108년이나 기다려 온 컵스, 역시 68년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린 클리블랜드 모두 올해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전문가들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 있는 컵스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그러나 시리즈 예상마다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음에도 월드시리즈까지 올라온 클리블랜드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
흥미로운 것은 불펜 대결이다. 테리 프랑코나 클리블랜드 감독, 조 매든 컵스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불펜 총력전의 전략으로 관심을 모았다. 프랑코나 감독은 선발 투수들의 줄부상을 과감한 불펜 기용으로 메웠다. 6회부터 필승 셋업맨을 올리는 파격적인 전술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매든 감독 또한 선발 투수의 투구수가 한계에 이르기 전에도 승부를 걸 때는 불펜을 가동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때문에 양쪽 불펜의 핵심인 채프먼과 밀러에게 거는 기대도 남다르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올 시즌 양키스에서 함께 뛰었다. 밀러는 2015년 시즌을 앞두고 양키스와 FA 계약(4년 3600만 달러)을 맺었고, 채프먼은 올 시즌을 앞두고 단행된 신시내티와의 트레이드로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다. 두 선수는 델린 베탄시스와 함께 양키스의 막강 불펜을 형성했다. 그러나 양키스는 시즌 중반 내년을 기약하는 움직임을 보인 끝에 두 선수는 유망주와 교환돼 각각 다른 유니폼을 입었다.
기량은 이미 검증이 끝난 최정상급 선수들이다. 가을에도 쾌조의 컨디션을 뽐내고 있다. 특히 밀러가 그렇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밀러는 포스트시즌 6경기에서 11⅔이닝을 던지며 1승1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0의 괴력을 뽐냈다. 6경기에서 잡아낸 탈삼진만 21개다. 푹 쉰 만큼 절정의 기량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채프먼 또한 8경기에서 1승3세이브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6경기에는 무실점을 기록했다. 다저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는 1⅔이닝을 틀어막으며 팀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짓기도 했다. 6차전에서 보듯 마지막 위기 상황이 온다면 언제든지 아웃카운트 4~5개를 책임질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음을 과시했다.
걸출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포스트시즌 경험은 그렇게 많지 않은 두 선수다. 밀러는 올해 이전까지 포스트시즌 출전이 6경기, 채프먼은 5경기에 그쳤다. 두 선수 모두 월드시리즈 무대는 처음이다. 어느 선수가 웃을 수 있을지는 이번 월드시리즈 성적을 좌우하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밀러(왼쪽)-채프먼.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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