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와 김성근 감독의 불편한 동거, 언제까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10.28 05: 40

감독 공석이던 SK·넥센도 새 사령탑 확정
한화 김성근 감독 거취 여전히 '오리무중'
KBO리그 감독 교체 태풍이 마무리되고 있다. 이제 남은 건 한화뿐. 김성근 감독의 거취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지난 27일 감독 자리가 공석이었던 SK와 넥센이 새로운 사령탑을 같은 날 공식 발표했다. SK가 트레이 힐만 외국인 감독 선임으로 새바람을 불어넣자 넥센은 이보다 더 파격적인 장정석 운영팀장의 신임 감독 발탁 소식으로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로써 시즌 후 감독 교체를 단행한 4개 팀이 모두 새 사령탑을 맞이했다. kt가 가장 먼저 조범현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하며 김진욱 감독을 영입했고, 삼성이 류중일 감독 대신 김한수 신임 감독이 내부 승진했다. 김용희 감독이 떠난 SK, 염경엽 감독이 사퇴한 넥센 모두 새 감독을 앉혔다.
이제 남은 팀은 한화밖에 없다. 한화는 내년 시즌까지 계약돼 있는 김성근 감독의 거취 문제를 아직 확실하게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성적 부진과 혹사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른 김성근 감독은 내년 시즌 지휘 여부가 불투명하다. 당초에는 유임 쪽으로 가닥이 잡혔으나 최근 들어 흘러가는 모양새가 미묘하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 20일 일본 미야자키로 출국했고, 26일부터 시작된 마무리캠프를 지휘하고 있다. 1군의 주축 투수들을 중심으로 선수만 54명에 달하는 대규모 마무리캠프를 꾸리며 내년을 준비 중이다. 계약기간이 남은 만큼 감독 업무를 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구단에선 아직 어떤 식으로도 김 감독의 유임을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 계약기간이 1년 남았는데 유임이 아니라는 어정쩡한 상황이다. 이미 시즌을 마친 뒤 20일이 흘렀지만 달라진 게 없다. 김 감독의 거취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뒤 구단 차원에서 어떤 식으로든 발표를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어느새 10월말까지 넘어왔다.
아직 구단은 그룹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지 거취 문제로 시간을 끄는 건 구단 차원에서의 재신임으로 보기 어렵다. 유임이라면 일찌감치 결정이 났어야 했다. 그래야 계약기간 마지막 해를 앞둔 감독의 레임덕을 방지하고 힘을 실어줄 수 있지만 지금 한화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모든 것이 불확실성 속에서 움직임에 따라 불편한 동거가 계속 되고 있다.
지난 2년간 전권을 가졌던 김 감독과 구단 사이에선 곳곳에서 파열음이 났다. 항간에선 "차기 감독 후보를 정해 놓고 한화가 기다리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한화 구단에선 이를 부정했다. 차기 감독 선임을 떠나 지금은 김 감독의 유임 또는 해임 여부 결정이 우선이란 입장이다. 무엇보다 KBO리그가 한국시리즈 축제를 앞두고 있는 만큼 한화 구단은 어느 때보다 신중하고 조심스런 모습이다.
과연 한화와 김 감독의 어색하고 불편한 동거는 언제까지 갈까. 최종 결정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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