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의 파격, 코치 무경험 감독 'ML에선 대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10.28 05: 44

넥센, 코치 경험 없는 장정석 감독 깜짝 선임
메이저리그에선 이미 대세, 성공 사례 매시니
넥센은 KBO리그 트렌드를 선도하는 구단이다. 4년 전 염경엽 감독을 선임할 때도 인터뷰 방식을 통한 면접으로 참신한 시도를 했던 넥센은 이번 감독 선임에 있어서도 또 한 번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코치 경력이 없는 장정석 운영팀장을 새 감독으로 깜짝 발탁한 것이다.

4년 전 염경엽 감독 때보다 더한 파격이다. 염경엽 감독도 프런트 출신이지만 사령탑 승격 직전 작전·주루코치로 현장에서 지도자로 일하고 있었다. 반면 장정석 신임감독은 2004년 은퇴 후 2005년부터 전력분석원과 매니저를 거쳐 운영팀장까지 프런트로만 12년 동안 활동했다. 코치 경험이 전무하다.
KBO리그에선 전례를 보기 힘든 케이스다. 지난 1986년 허구연 MBC 해설위원이 지금까지 깨지지 않은 역대 최연소 35세의 나이에 청보 핀토스 감독을 맡을 때 지도자 경험이 하나도 없었다. 당시에는 KBO리그 출범 5년째 초창기였고, 해설가로 명성이 높았던 허구연 위원이었기에 깜짝 인사가 가능했다.
웬만한 야구 골수팬이 아닌 이상 잘 모르는 장정석 감독을 선임했지만 넥센은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 팀답게 결정에 거침없었다. 코치 경험이 없다는 점이 불안요소로 지적되지만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이미 몇 년 전부터 코치를 거치지 않고 바로 감독 승격된 젊은 감독들이 대세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마이크 매시니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은퇴 후 특별고문과 포수 인스트럭터를 겸했다. 코치 경험은 없었지만 현장과 프런트를 오가며 5년을 보낸 끝에 2011년 11월 41세의 나이에 감독에 올랐다. 코치들에게 담당 분야 지도를 맡기며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 리더십을 보였고, 5년 동안 3번의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매시니의 성공 이후 2013년 11월 디트로이트가 샌디에이고의 특별고문으로 일하던 브래드 아스머스를 감독으로 스카우트했다. 그해 3월 이스라엘 WBC 대표팀 감독을 잠깐 맡은 것이 지도자 경력의 전부였지만, 아스머스 감독 역시 2014년 사령탑 첫 해부터 팀을 지구 우승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발휘했다.
최근에도 이 같은 흐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15년 5월에는 크레이그 카운셀이 밀워키 단장보좌로 4년간 몸담다 감독으로 승격됐고, 2015년 10월 시애틀 감독으로 선임된 스캇 서비스도 은퇴 후 2년간 포수 인스트럭터를 맡은 뒤 2005년부터 콜로라도-텍사스-LA 에인절스에서 11년간 프런트였다.
그러나 100% 성공은 없었다. 매시니와 같은 시기 코치 경험 없이 시카고 화이트삭스 감독으로 선임된 로빈 벤추라는 5년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콜로라도 인근 고교 코치를 하다 감독으로 발탁된 월트 와이스도 포스트시즌 진출 없이 4년간의 콜로라도 감독 생활을 마감했다.
일찌감치 프런트 중심 야구가 뿌리내린 메이저리그에선 코치 경험 없는 감독이 팀 고유의 시스템 아래 비교적 순항했다. 넥센도 메이저리그의 흐름에 발맞춰 움직였다. 과연 장정석 감독을 깜짝 선임한 넥센의 시도는 어떤 결과를 낼까. /waw@osen.co.kr
[사진 위] 장정석 감독. /넥센 히어로즈 제공.
[사진 아래] 마이크 매시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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