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표의 휘뚜루 마뚜루] ‘3년 연속 팀 홈런 최하위권’ LG, 장타자 양성이 큰 숙제
OSEN 홍윤표 기자
발행 2016.10.28 07: 48

LG 트윈스가 2016프로야구 플레이오프에서 NC 다이노스에 1승 3패로 져 은근히 기대했던 큰 꿈(한국시리즈 우승)이 물거품이 됐다. 가장 큰 이유는 와일드카드 전부터 10게임을 내리 치른 탓으로 인한 집단 체력 고갈을 들 수 있겠다. LG 타자들은 플레이오프에서 타격이 현저히 둔화돼 이전의 예리한 맛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3, 4차전에서 드러낸 타력은 너무 무기력했다고 평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싸움을 거친 선수들이 압박감이 한층 심한 포스트 시즌을 치러내기에는 체력 면에서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거기까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 곰곰이 따져볼 부분이 있다. 바로 장타력, 장타자의 부재다. LG의 장타력 미흡은 득점이나 해결 능력 부족으로 연결됐다.
양상문(55) LG 감독은 4차전 직후 패인으로 “풀타임을 뛰어보지 못한 선수들의 체력적인 문제”를 짚고 아울러 “포스트시즌 동안 타격에서는 확실히 강해져야 한다고 느꼈다”며 타력 강화의 숙제를 던졌다.

양 감독이 지적한대로 앞으로 LG가 꿈꾸는 ‘1994년 영광’의 재현은 무엇보다 장타력 부재를 해결하지 않고선 어렵다.
LG는 KBO리그가 9구단체제로 바뀐 2014년부터 10구단체제 2년째인 올해까지 3년 연속 팀 홈런 최하위 권에 머물렀다. 2014년에는 8개 구단이 모두 팀 세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지만 유독 LG만 90홈런(1위 넥센은 199, 8위 한화는 104홈런)에 그쳤다. 10개 구단 모두 세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던 2015년에 LG는 막내구단 kt 위즈(129홈런)에도 뒤진 114개였다.
LG는 올해에도 118홈런으로 kt에 겨우 두 개 많은 팀 홈런 9위였다. 게다가 LG는 2016년 KBO리그 홈런 10걸은커녕 20위 안에도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26개) 한 타자만 달랑 12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장타자가 실종됐다.
거슬러 올라가면, LG는 2010년 조인성(현 한화 이글스. 28홈런으로 3위) 이후 홈런 10걸에 단 한 명도 들지 못해 장기간 장타력 가뭄을 해소하지 못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옆집 구단 두산 베어스와 비교하면 더욱 초라해진다. 두산은 2014년 팀 홈런 7위(108개), 2015년 6위(140개)에 이어 올해는 팀 정규리그 1위에 걸맞게 팀 홈런도 1위(183개, 2위는 SK 와이번스의 182개)를 기록했다. 김재환(37개)을 비롯해 오재일(27개), 양의지(22개), 박건우(20개), 민병헌(16개) 등 토종 타자들 5명이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고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도 24홈런으로 20홈런 이상 기록한 타자가 5명이나 된다.
LG가 단순히 ‘드넓은 잠실구장’ 을 탓하는 것은 변명만 될 뿐이다. 물론 구단들이 홈구장의 환경을 감안한 맞춤형 전력 구축을 위해, 이를테면 넥센이 기동력을 강화한 야구로 전환한 것이나 SK가 잠실에 비해 좁은 구장인 문학구장의 규모에 맞춰 장거리 타자 보강의 일환으로 정의윤, 최승준을 LG에서 데려오고 김동엽 같은 장타력 있는 타자들을 집중 기용한 사례를 참고할 필요는 있다. LG가 잠실구장의 크기를 고려해 타격의 정확도를 높이는 식으로 타선을 구축한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할지라도 LG가  타력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장거리 형 타자의 발굴, 양성에 방점을 찍지 않으면 만성적인 장타력 부재에 시달려 큰일을 꾀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만약 LG에 제대로 된 장타자가 있었다면 어렵사리 만들어낸 절호의 기회를 호락호락 NC에 넘겨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2016시즌은 양상문호의 마지막 해다.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룩하고 치밀하고 소신 있는 운영으로 ‘양파고’라는 칭송을 들었던 양상문 감독은 이제 ‘장타자 양성’이라는 현안과 맞닥뜨렸다. 그가 어떤 해법을 찾아낼까.
/홍윤표 OSEN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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