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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표의 휘뚜루 마뚜루]두산 구단은 왜 불법의 고리를 못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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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는 잊을 만하면 나타나는 소속 선수들의 범법, 불법의 고리를 왜 끊지 못할까. 비단 두산 구단만의 문제는 아니다. 승부조작(KBO는 '부정행위'로 표현하지만)이나 불법 도박 등의 행위가 프로야구판을 얼룩지게 만들 때마다 프로야구단들의 처리가 미온적이거나 사건 은폐나 축소에 급급, 팬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11월 7일 경찰이 발표한 수사결과에 따르면 승부조작과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 베팅 선수들 명단에 두산 왼손투수 진야곱(27)이 포함됐다. 진야곱은 지난 2011년에 600만 원을 베팅한 혐의를 받았으나 공소시효가 끝나 불기소 처분됐다.

두산은 당초 경찰이 발표할 당시 익명처리 됐던 불법 베팅 선수가 진야곱으로 들통 나자 뒤늦게 지난 9일에 보도자료를 내고 해명에 나섰다. 해명의 요지는 “지난 8월 KBO의 ‘부정행위 자진 신고 및 제보 기간’에 모든 소속 선수를 대상으로 개별 면담을 진행했고, 해당 선수(진야곱)가 이 면담을 통해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에서 베팅을 했던 점을 시인했으며 구단은 이 사실을 곧바로 KBO에 알렸다”는 것이다.

비록 두산이 사과의 뜻을 담기는 했지만 은근히 책임을 KBO에 떠넘기는 인상을 풍긴다. 게다가 KBO가 밝힌 진야곱 사건 관련 인지 경위와도 거리가 있다.

분명한 것은 두산이 진작 진야곱의 불법 베팅 사실을 자체 조사를 통해 알고 있었고, 그 사실을 숨긴 채 그를 시즌 막판인 9월 29일까지 경기에 출전시켰다는 점이다. 두산이 ‘고심 끝에’ 진야곱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는 뺐지만 적어도 두 달 가까이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를 했다는 혐의를 피하기 어렵다. 이는 부도덕한 짓으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NC 다이노스 투수 이재학도 두산 소속이었던 지난 2011년에 진야곱처럼 불법 도박사이트에 베팅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당사자는 한사코 부인하고 있지만) 그 점에서도 두산은 자유롭지 못하다.

두산은 그 동안 유난히 소속 선수들의 사건, 사고가 많았다. 병역비리와 금지약물 복용, 음주운전 뺑소니, 간통 등 성 추문, 심지어 강간 같은 중대한 성범죄자도 있었다. 그 때마다 두산 구단은 쉬쉬하며 사건을 감추거나 소극적 대응으로 사태를 넘겨왔다.

거슬러 올라가면, 1995년 1월 28일 두산의 이종민이 무면허 상태에서 빌려 탄 김상호의 승용차에 음주운전 단속을 하던 의경을 매단 채 도주를 시도, 끌려가던 의경이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이종민은 1년 6개월간 복역한 뒤 두산에 복귀했다.

프로야구 선수 51명이 연루된 희대의 병역비리로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2004년 9월에 두산 선수들 가운데도 이재영(당시 구속) 이재우 손시헌 노경은 채상병 김재호(이상 불구속) 등 6명이 들어 있었다.

음주운전 사고는 툭하면 일어났다. 2009년에는 김명제가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크게 다쳐 선수생명마저 잃어버렸고, 이용찬은 2010년 9월 음주운전 뺑소니로 물의를 빚어 시즌 잔여경기 출장정지와 함께 벌금 500만 원, 사회봉사 200시간 등의 징계를 받았다. 2007년 프로야구 신인왕 임태훈은 성 추문에 휘말려 2015년 8월 결국 두산 유니폼을 벗었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에 발탁됐던 두산 투수 박명환은 대회 1호 금지약물 복용 양성반응을 나타내 ‘2년간 국제대회 출장정지’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올해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 중 한 명인 김재환은 파나마에서 열렸던 야구월드컵 대표로 선발됐지만 사전에 실시한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적발돼 KBO로부터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다. 그로 인해 김재환은 여태껏 약물 복용 선수의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이용찬도 2014년 7월에 KBO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약물 복용 양성반응을 나타내 역시 10게임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2007년 KBO리그 최우수선수(MVP)였던 두산의 외국인투수 리오스는 2008년 일본 야쿠르트 스왈로즈로 이적했으나 시즌 도중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돼 중도 퇴출됐다. 2007년에 22승을 거두었던 리오스는 두산 시절 금지약물 복용 의혹을 샀던 터였다.

일일이 열거하기도 숨찬 두산 선수들의 불법, 탈법, 범법 행위는 단순히 개인 일탈로 치부하기에는 석연치 않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뒤에 가려져 있는 짙은 어둠의 그림자는 두산 구단의 선수 관리에 근본적인 허점이 드리워져 있음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

두산은 진야곱의 실명이 거론된 다음에야 “이번 사건을 자성의 계기로 삼아 향후 불법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선수단 관리체계를 다시 점검, 보완하겠다.”고는 했지만 그동안 끊이지 않는 사건, 사고에 정작 책임진 구단 임직원은 없었다.

두산 구단의 한 관계자는 "승부조작에만 염두에 두고 5년 전의 일이라 불법 베팅에 신경을 못쓴 것은 사실이다. 안일하게 생각했다. 과거의 일은 사실이긴하지만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계속 신경쓰고 선수단 교육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우리 구단은 정말 열심히 했다"면서 극구 해명했다. 그런데도 이같은 일이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

/홍윤표 OSEN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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