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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 만든 자동차? 제주돌문화공원 '구르는 돌차'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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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희수 기자] '제주' 하면 '돌'이고 돌 하면 제주도다. 그런 제주도에서 '돌'을 주제로 하는 이색 전시회가 열린다. 

제주도의 돌이 품고 있는 생명력에 천착한 작가 하석홍 씨의 '돌' 전시회가 오는 19일부터 내년 2월 5일까지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전시회 제목도 '돌' 느낌이 물씬 풍긴다. '돌을 던지다 돌에 맞다'이다. 

손에 딱 잡히는 돌을 보면 던지고 싶은 게 인간의 본성이다. 그러나 그렇게 던진 돌은 누군가를 맞히는 돌이 될 수도 있다.

돌은 인류의 유구한 역사와 함께 해 왔다. 인류를 보호하는 건축물로, 서로를 죽이는 살상무기로, 일상의 휑함을 채우는 예술품으로 사용하는 자의 의도에 따라 변모를 거듭해 왔다. 

이번 '하석홍전'에는 무려 250여 점의 작품이 전시 된다. 설치작품에서부터 오브제, 평면 작업 등 형태도 다양하다. 도로를 달리던 자동차를 돌에 접목해 예술적으로 개조하기도 하고, 자동차 외형에 아예 돌을 입히기도 했다. 자연 그대로의 제주도 화산석에서 예술적 감성을 찾아 내는 작업에서부터 돌의 형태를 바꿔 예술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작업까지 다양한 시도와 단상(斷想)이 표현 되고 있다.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 초대전으로 개최되는 '하석홍'展에서 작가는 돌을 굳이 아름답게 보이게 하거나 화려하게 꾸미려 하지 않았다. "돌은 우리 삶의 원초이면서 모든 문명의 원형이다"는 게 작가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작가가 오랜 시간 동안 전국의 공업사와 쓰레기하치장 등을 순례하며 인조석을 모았다. 그 인조석들은 희한하게 제주도의 돌들과 생김새가 닮은 것이 많았다고 한다. 인류 역사가 말해주듯 돌은 모든 문명의 원천이다. 돌 속에 포함된 다양한 광물 성분들이 바로 인간의 문명을 탄생시켰다. 돌에 대한 탐구는 바로 인간 문명의 탐구이며 우리 삶의 근원에 대한 탐구가 된다. 

이런 깨달음에서 작가는 “돌은 척박(瘠薄)이 새겨진 문신(文身)이며 문명(文明)의 시작이자 문명(文明)의 미래다”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가 제주도의 돌에 주목한 이유도 제주도 자체가 돌로 이루어졌고, 다른 지역의 돌과 달리 삶의 근원에 가까운 형태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석홍에게서 돌은 생명의 중심이지만 광기어린 사회와 물질문명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 때의 돌은 세상에 대한 저항과 냉소이다. 작가는 돌들을 하늘에 띄우기도 하고 물 위에 떠내려 보내기도 하면서 비틀리기 쉬운 돌의 쓰임새를 말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크게 세 영역으로 구성된다. 첫째는 벽면 작업으로, 돌의 부분 형태들이 캔버스 위에 부착되거나 이미지화 돼 있다. 두 번째는 설치작업으로, 전시장 중앙에 다양한 형태의 돌들을 내놓았다. 세 번째는 독보적인, 개조된 자동차 작업이다. “굴러가는 자동차와 박혀있는 石, 박힌 石에 굴러온 차”로 해석 되는 돌 자동차 작업은 투박함에서 세련 된 메시지를 찾는 그런 작업이다. 

그는 투박한 돌에서 인위적이지 않은 자유로운 정신을 읽어내고 있다. 그래서 그의 자동차는 세련됨을 거부한다. 빠름과 세련, 날렵함으로 대변되는 현대의 삶은 우리를 편안하게 하지만 결국 우리의 삶을 갉아먹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던진 돌은 하늘로 한없이 뻗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중력을 타고 되돌아와 우리의 뒤통수를 때린다. 하석홍의 자동차는 우리의 어리석음과 이중성을 고발하고 있다. /100c@osen.co.kr

[사진] 위에서부터 '구르는돌차', 전시회 포스터, '구르는 돌차 크라이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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