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크슛 쾅’ 정효근, ‘뮤비’를 현실로 만들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12.03 06: 38

마치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했다. 정효근(23, 전자랜드)이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인천 전자랜드는 2일 오후 7시 인천삼산체육관에서 개최된 2016-17 KCC 프로농구 2라운드서 울산 모비스를 106-74로 제압했다. 3연승을 달린 전자랜드(9승 6패)는 5위를 유지했다. 3연패에 빠진 모비스(5승 9패)는 LG와 공동 7위로 하락했다. 
이날 정효근은 19점, 7리바운드, 4스틸로 모두 시즌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후반전에만 강력한 덩크슛 두 방을 터트려 전자랜드의 대승을 이끌었다. 정효근은 “오리온스를 이기고 나서 형들과 ‘모비스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팀’이라고 했다. 외국선수가 1명이라 조직력이 더 좋으니 방심하지 말고 더 준비를 많이 하자고 했다. 긴장하고 들어갔는데 도움이 됐다”며 빙긋이 웃었다. 

어느새 프로 3년차를 맞은 정효근이다. 한양대를 3학년만 마치고 와서 나이는 적지만 프로경험이 풍부해졌다. 전자랜드는 이대헌과 신인 강상재를 영입해 포워드층이 더욱 두터워졌다. 김상규까지 장신포워드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정효근은 “(이)대헌이가 포스트업이 좋다. 경기 때 많이 못 보여준 것 뿐이다. (강)상재와 포스트업 연습을 하면서 대헌이 기술을 배우려 한다. 상재는 미들슛이나 내가 없는 부분을 할 수 있다. 같이 이야기하면서 도와주려고 한다”며 경쟁보다 상생을 꿈꿨다.  
전자랜드는 지난 10월 홈 개막전에서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자체 제작한 뮤직비디오를 상영했다. 전자랜드 홍보대사인 가수 ‘유리’가 맡아, 자신의 힙합곡 ‘Work It Out’에 노랫말을 개사해 불렀다. 그런데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이 다름 아닌 정효근이다. 경기가 풀리지 않아 좌절하는 정효근이 이애수 치어리더의 응원을 받고 맹활약한다는 이야기다. 모비스전 정효근은 마치 뮤비에서 튀어나온 선수 같았다. 
뮤직비디오 이야기를 꺼내자 정효근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는 “처음에 한다고 해서 신선했다. 새로웠다. 좋은 역할은 켈리가 다했다. 켈리가 제일 좋아했다. 주인공을 한다고 좋아하지는 않았다”며 멋쩍어했다. 
옆에 있던 정영삼은 “내가 잘생기지 않아 다행이다. 효근이가 뮤비 찍는다면서 머리에 힘을 엄청 줬다”고 폭로했다. 제임스 켈리도 “치어리더에게 응원 받는 역할은 내가 하고 싶었는데 정효근이 부럽다”며 농담을 했다. 
정효근은 시즌 1,2호 덩크슛까지 팡팡 터트렸다. 그는 “처음에 시도할 때 몸이 가벼웠다. 다음에 찬희 형이 패스를 줘서 레이업을 올라가려다 몸이 가벼워서 떠봤는데 잘 됐다. 올 시즌 첫 덩크슛이었다”며 웃었다. 옆에 있던 켈리는 “난 오늘만 덩크슛 5개를 했다. 넌 내 반도 못했어”라고 놀렸다. 투닥투닥 싸우는 둘의 모습이 친형제 같았다.   
정효근은 “올 시즌 처음으로 인터뷰장에 왔으니 이 말을 꼭 하고 싶다. 감독님이 켈리가 ‘미국판 정효근’이라고 하시는데 나와 켈리를 제발 비교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다. 나도 기분 나쁘다. 그래도 포웰은 나와 나이 차가 많고, 꾸짖음이 심했다. 켈리는 친구라서 더 편하다”고 말해 취재진의 폭소를 자아냈다. 3년 차를 맞아 입담까지 부쩍 성장한 정효근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 / [동영상] 전자랜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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