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사’ 강정호, 징계보다 무서운 이미지 훼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2.03 07: 10

강정호(29·피츠버그)가 다시 그라운드 밖에서 물의를 일으켰다. 충격적인 음주운전 여파로 시끄러운 오프시즌이 불가피해졌다. 극단적인 징계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지만 어쩌면 그보다 더 무서운 이미지 추락은 감수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강정호는 2일 오전 음주운전으로 불구속 입건돼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면허정지 수준인 혈중 알코올 농도 0.084% 상태에서 직접 운전해 숙소로 향하다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그나마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점에서 운이 좋았다. 그러나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했고, 사고를 낸 순간 당황해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는 강정호의 사과대로 자신의 경력에서 씻을 수 없는 오점이 남았다.
인명피해가 없어 법정 구속 등 최악의 사태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징계는 불가피하겠지만 극단적으로 향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최근 끊임없이 음주운전 사태가 벌어지면서 경각심이 높아지고는 있다. 그러나 사무국 차원에서 직접적인 출전 정지 징계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음주 방지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해 간접적인 출전 정지 징계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명피해가 없어 강정호도 이 절차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

피츠버그 구단은 즉각 사장 명의의 성명을 내고 ‘깊은 실망’을 드러냈다. 그러나 구단 자체 징계가 있다 해도 벌금 정도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몇몇 스타들이 음주운전 사고를 냈지만 인명피해가 없고 초범이라면 그렇게 큰 징계가 나오지는 않았다. 강정호도 출전 정지 가능성은 낮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방출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KBO(한국야구위원회)의 징계도 유력하지만 ‘한국 복귀시’라는 단서가 붙을 수밖에 없어 당장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더 무서운 것은 ‘이미지 추락’이라는 점이다. 강정호의 음주 사실은 현지시간으로 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미 전역으로 타전됐다. 지역 언론뿐만 아니라 전국 단위 언론들도 비중을 크게 다뤘다. 여기에 경찰 측이 제공한 블랙박스 영상까지 현지에 삽시간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이 관계자는 “올해 중반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는데 또 한 번 좋지 않은 소식으로 화제에 중심에 올랐다는 점은 강정호에게 두고두고 부담이 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당장 한국에서는 여론이 급격히 나빠졌다.
개인의 사생활에는 비교적 관대한 문화인 미국이지만 ‘공인’의 신분은 어디서나 무겁다. MLB도 최근 들어 승부조작 및 약물은 물론 가정폭력 등 선수들의 사생활 영역으로도 조금씩 들어오고 있다. 자연히 언론이나 팬들도 이에 대해 좀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당장 강정호의 음주운전 사실을 접한 피츠버그 팬들의 온라인 여론은 싸늘하다. 자칫 잘못하면 ‘문제아’ 이미지가 생길 수도 있는데 이는 징계보다 더 뼈아픈 요소다. 2017년 완벽 재기가 기대됐던 강정호가 시작부터 너무 큰 산을 만나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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