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FA 대박 선수들의 피할 수 없는 '세금 폭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12.07 06: 01

몇 년 전부터 KBO리그에서는 FA 대형 계약을 두고 '축소 발표' 의혹이 제기돼 왔다. 그 이면에는 세금이 있다. 세금을 제외한 실질 수령액으로 공식 계약이 발표되고 있다는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계약 규모가 클수록 부담해야 할 세금도 커진다.
올해 FA 시장에서 역대 최초로 '100억원' 시대를 연 KIA 최형우도 당연히 축소 발표 의혹을 받고 있다. 공식 발표된 100억원이 실질 수령액이자 세금을 제외한 금액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이다. 구단의 세금 대납 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공식적으로 100억원에 계약한 최형우의 세금은 얼마나 될까.
프로야구 선수들은 각자 소속팀이 있지만 근로소득자가 아니라 개인사업자로 분류된다. 소득세법 제37조 1항을 보면 '연예인 및 직업운동선수 등이 사업 활동과 관련하여 받는 전속 계약금은 사업 소득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세법상으로 선수와 구단은 동등한 사업자로 계약 관계에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선수의 월 급여는 소득세 3%, 지방소득에 0.3%를 떼고 지급된다. 또한 매년 5월 종합소득신고로 소득공제 이후 종합소득과세표준에 따라 세금이 매겨진다. 소득세법에 의해 과세표준과 세율이 정해져 있는데, 이전까지 최고세율 과표구간은 연봉 1억5000만원 초과로 38%의 세율이 적용된다.
다시 돌아가 최형우의 세금을 계산해보자. 최형우는 4년간 계약금 40억원, 연봉 15억원으로 총액 100억원을 받는다. 프로야구 FA 계약금은 초창기 기타소득으로 4.4% 세율만 적용됐지만, 2004년부터 사업소득으로 분류돼 연봉과 똑같이 취급된다. 4년 100억원의 최형우는 연봉 25억원에 대한 세금을 낸다.
연봉 25억원 기준으로 최형우의 세금은 원천징수액 8250만원에 종합소득산출세액은 9억3060만원을 더해 10억1310만원이 된다. 단 프로스포츠 선수는 필요경비에 의해 세금이 공제되는데 기준 경비율(35.7%)을 적용하면 7억5645만원의 세금이 책정된다. 4년간 세금 총액으로만 무려 30억2580만원에 달한다.
4년 85억원에 FA 계약한 김광현(SK)도 이 기간 세금으로만 21억8654만2000원을 내야 한다. 4년 65억원으로 올 겨울 3번째 고액 계약에 성공한 우규민(삼성) 역시 16억3186만2000원의 세금이 나온다. 최형우는 전체 계약에서 세금 비율이 무려 30.3%에 달하며 김광현(25.7%)과 우규민(25.1%)도 25% 이상을 넘긴다.
이들의 세금은 이보다 더 크게 불어날 수 있다. 지난 2일 국회에서 통과된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과세표준 5억원 초과 구간이 신설됐고, 2017년에는 최고세율이 38%에서 40%로 2% 포인트 인상된 것이다. 고소득자일수록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법이 바뀌었고, 이는 프로야구 선수들도 예외일 수 없다. FA 대박 계약 선수일수록 막대한 세금 폭탄을 맞게 생겼다. /waw@osen.co.kr
[사진] 최형우-김광현-우규민. /KIA-삼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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