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GG 분석]⑤ ‘혼돈의 유격수’ 김재호, 또 김하성을 누를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12.08 05: 50

누가 받아도 이상할 것이 없다. 쟁쟁한 골든글러브 유격수 후보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2016 한국야구위원회(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3일 오후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개최된다. 수상자를 가장 가늠하기 어려운 포지션으로 단연 유격수 부문이 꼽힌다. KBO는 지난 5일 45명의 골든글러브 각 부문 후보들을 공개했다. 유격수 부문은 수비 출전 96경기 이상, 규정타석 이상, 타율 0.280 이상의 조건으로 후보자가 정해졌다. 그 결과 김재호(31, 두산), 오지환(26, LG), 김하성(21, 넥센), 헥터 고메즈(28, SK)가 후보로 결정됐다. 
고메즈는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확실한 비교우위가 없다는 평가다. 수상자는 사실상 김재호, 김하성, 오지환의 3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 김재호의 2년 연속 수상?
두산의 우승에 한 몫을 담당한 김재호는 가장 유력한 수상후보라는 평가다. 그는 우승프리미엄에 공격과 수비의 조화까지 갖춘 팔방미인이다. 김재호는 지난 시즌 3할 1푼의 타율을 기록하며 후보 유격수들 중 유일한 ‘3할 타자’였다. 0.389를 기록한 그의 출루율도 후보자들 중 가장 높다. 
김재호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가장 앞선 부문은 수비다. 김재호는 지난 시즌 실책이 단 10개로 유격수들 중 2위에 올랐다. 김재호보다 적은 실책을 기록한 유격수는 문규현(롯데) 뿐이었다. 유격수는 어느 포지션보다 수비의 비중이 높다. 공수를 두루 갖춘 김재호의 수상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 WAR, OPS 1위 ‘팔방미인’ 오지환
오지환은 여러모로 김하성과 비슷한 성적을 냈다. 오지환은 2할8푼의 수준급 타력을 과시했고, 홈런도 20개나 쳤다. 같은 홈런이라도 잠실구장에서 20개를 쳤다는 점에서 더 큰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오지환의 78타점과 17도루는 김하성(84타점, 28도루)에게 뒤진다. 둘은 수비지표도 비슷하다. 오지환은 시즌 17개의 실책을 범해 김하성(실책 21개)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오지환이 김하성과 비교해 확실한 비교우위를 점하기 어렵다. 
오지환은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4.44로 후보자 중 1위에 올랐다. 오지환은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에서도 0.881로 역시 1위를 기록했다. 1루로 살아나갈 확률이 가장 높고, 팀의 승리에 기여를 많이 한 선수라는 결론이다. 여기에 펀치력까지 겸비한 오지환은 팔방미인 유격수로 골든글러브 수상을 노리고 있다.
▲ 최다경기출전과 20-20의 김하성
김하성은 후보자들 중 가장 많은 144경기를 소화했다. 김하성은 장타력과 주루플레이를 두루 갖췄다. 그는 시즌 20홈런을 때렸고, 타점도 84점으로 후보자 중 가장 많았다. 무엇보다 압도적인 수치는 도루다. 김하성은 시즌 28도루로 다른 후보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김하성은 역대 유격수 중 세 번째로 20-20클럽에 가입했다. 기존에 기록을 달성한 이종범과 강정호는 골든글러브의 단골손님이었다. 김하성이 골든글러브를 받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김하성의 단점은 수비다. 시즌 21실책으로 유격수 중 두 번째로 실책이 많았다. 공격력과 장타력은 인정해줄 만하지만, 수비는 정상급에서 떨어진다. 공수의 균형을 고려하면 김하성의 수상은 장담할 수 없다. / jasonseo3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