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화 된 FA 등급제, 연봉 기준은 어떻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12.08 06: 01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KBO리그 FA 시장에 등급제 도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빠르면 내년부터 FA 선수별로 차등을 둬 보상절차가 이뤄진다.
KBO와 선수협은 지난달부터 FA 제도 개선과 관련 등급제 도입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오는 14~15일 양일간 열리는 KBO 윈터미팅을 통해 세칙을 마련할 계획. 연봉과 성적에 관계없이 모든 선수들이 똑같은 보상 제도가 적용되다 보니 특급 선수들에 비해 준척급 선수들에게는 운신의 폭이 상당히 좁다.
당장 이번 FA 시장에만 하더라도 100억원을 받고 KIA로 이적한 최형우처럼 대박 사례가 있는가 하면, FA를 신청하고도 계약을 하지 못해 은퇴한 용덕한처럼 씁쓸한 사례도 있다. 특급 선수들이 대박을 터뜨리고 있을 때 준척급 선수들은 FA 시장이 개장된 지 한 달이 가까워지도록 소식이 없다.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선수 3명을 제외한 5명이 미계약, 1명이 은퇴다.

등급제가 도입되면 준척급 FA 선수들에게 활로가 열릴 수 있다. 관건은 어떻게 등급을 나눌지 여부. 현재 KBO·선수협 모두 연봉을 기준으로 하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일본프로야구도 팀별 연봉에 따라 1~3위가 A등급, 4~10위가 B등급, 그 이하가 C등급으로 FA를 나눠 팀 이적시 차등 보상토록 한다.
성적을 근거로도 등급을 구분할 수 있지만 쉽지 않다. 한 관계자는 "기록으로 등급을 나누는 방안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 WAR 같은 기록도 어떻게 계산하느냐에 따라 수치가 다르게 나온다. 아직은 기록을 정확히 반영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연봉을 기준으로 하는 게 가장 무난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봉 기준이 모든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당해 연봉을 FA 등급 기준으로 할 경우 올해는 이진영(6억원) 정성훈(5억원) 이현승(4억원)이 A~B등급에 해당한다. 이진영은 kt 팀 내 최고 연봉자이고, 정성훈도 LG에서 공동 4위, 이현승도 두산에서 공동 5위로 고연봉자에 속한다. 이 선수들은 아직까지 FA 계약을 완료하지 못해 차가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이 때문에 연봉 기준을 어떤 식으로 하느냐를 놓고 보다 세부적인 논의를 거칠 전망이다. FA 당해 연봉으로 등급을 나누기엔 위험부담이 있다는 주장이 있다. 선수협 관계자는 "구단에서 FA가 되는 선수들의 연봉을 일부러 높이는 경우들이 있었다. FA가 되는 해뿐만 아니라 최근 3년의 평균 연봉으로 등급을 나누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연봉 기준 대상도 다르게 할 수 있다. 일본처럼 팀 내 연봉으로 할 수도 있고, 그해 FA 신청 선수들을 기준으로 하는 방법도 있다. 구단마다 팀 사정과 연봉 처우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FA 선수들로 기준을 나누는 게 객관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올해 FA 신청 선수 15명의 연봉 순위로 등급을 나누면 김광현(8억5000만원) 양현종(7억5000만원) 최형우(7억원) 이진영(6억원) 황재균·정성훈(5억원)이 A등급, 김재호(4억1000만원) 차우찬·우규민·이현승(이상 4억원) 봉중근(3억원)이 B등급, 나지완(2억원) 이원석(1억5000만원) 조영훈(1억1000만원) 용덕한(8500만원)이 C등급으로 대략 나눌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이진영과 정성훈 그리고 봉중근처럼 일부 베테랑 선수들에겐 불리하게 작용할 소지가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waw@osen.co.kr
[사진] 이진영-정성훈-이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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