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전쟁’ 삼성-LG, 어쩌면 2대2 트레이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2.09 06: 11

‘전자 라이벌’인 삼성과 LG가 오래간만에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맞붙었다. 아직 확답하기는 이르지만 조심스레 ‘실질적 2대2 트레이드’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하위권으로 추락하며 명가의 자존심을 구긴 삼성은 FA 시장을 분주히 누비고 있다. 팀의 핵심 타자였던 최형우를 잃으며 큰 손실을 봤지만 내야수 이원석(4년 총액 27억 원), 투수 우규민(4년 총액 65억 원)을 영입하며 만회에 나서고 있다. 반대로 집토끼라고 할 수 있는 좌완 차우찬의 거취는 불투명하다.
공교롭게도 이런 차우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팀은 우규민을 삼성에 뺏긴 LG다. 올해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으며 리빌딩의 힘찬 시작을 알린 LG는 애당초 차우찬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 우규민의 이탈로 차우찬에 대한 목마름이 더 커졌다. 이미 거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고 차우찬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 다만 삼성도 차우찬을 붙잡겠다는 의사를 드러내고 있어 두 팀의 ‘머니 게임’은 불가피해 보인다. 차우찬 측은 7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LG행 확정 관련 언론 보도에 “아직 정해진 건 아무 것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만약 LG가 차우찬을 품에 안는다면 외견적으로 우규민과 차우찬을 바꾼 셈이 된다. 여기에 20인 외 보상선수 절차도 기다린다. LG가 먼저 삼성의 20인 보호선수 외 1명을 지명하게 되며, 추후 공시에 따라 삼성도 차우찬의 보상선수를 지명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즉 총 4명의 선수가 유니폼을 바꿔 입을 가능성이 있다.
전반적인 가치로 볼 때 차우찬과 우규민의 맞교환은 LG 쪽이 이득을 볼 수 있다는 평가가 있다. 물론 우규민의 기량도 훌륭하지만 차우찬이 우규민보다 2년 더 어려 미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보상선수를 놓고 볼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연이은 한국시리즈 제패로 육성 쪽이 헐거워진 삼성보다는 야심찬 리빌딩을 하고 있는 LG 쪽의 보상선수 가치가 높을 것이라는 추측은 설득력이 있다.
공교롭게도 우규민과 차우찬의 2016년 연봉은 4억 원으로 같다. 보상금은 동일하다. 결국 LG가 차우찬을 영입한다고 전제하면, 삼성이 보상선수 싸움에서 어떤 이득을 취할 수 있느냐가 손익계산서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우찬과 우규민의 몸값 차액도 계산에 넣을 수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진짜 차우찬이 100억 원을 받는다면 35억 원 차이가 난다. 모든 것을 종합하면 삼성도 마냥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닐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만 삼성도 차우찬 잔류전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또한 차우찬도 해외 진출이 우선 순위다. 일본 무대를 알아본 차우찬 측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 상황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 후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생각이다. 삼성이 차우찬까지 붙잡는다면 최형우를 잃은 아픔은 어느 정도 치유될 수 있다. 반대로 LG는 차우찬을 놓칠 경우 FA 시장에서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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