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뱅리쌍'이 가지고 온 나비효과...스타1, 또 한 번 르네상스 재현하나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7.01.04 05: 02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폭풍우를 몰고 올 수 있다는 '나비 효과'가 스타크래프트1 e스포츠에도 몰아치고 있다. 심지어 20년의 세월이 지나 e스포츠에 아련한 추억만 가지고 있는 40대 직장인들도 컴퓨터 모니터나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으로 그들의 경기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바로 '택뱅리쌍'이 가지고 온 나비효과다. 스타크래프트1으로 돌아온 김택용 송병구 이영호 이제동 등 '택뱅리쌍'이 인기몰이 뿐만 아니라 기존 선수들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스타1 e스포츠의 재중흥기를 이끌고 있다. 
그들이 새롭게 이끌고 있는 이번 신바람은 과거 '황제' 임요환과 4대 천왕이 존재하던 12년 전이나 택뱅리쌍이 전성기를 구가했던 8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지만 1020세대에 집중됐던 e스포츠 문화에 과거 스타1의 향수를 잊지 못하고 있는 3040세대까지 함께 불러모으며 또 한 번의 도약을 꿈꾸게 하고 있다. 

일단 오프라인 현장을 찾는 관중 숫자부터 달라졌다. 비단 팬들의 관심은 '택뱅리쌍'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라 놀라울 정도. 김윤중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던 지난 ASL 시즌1의 경우, '최종병기' 이영호의 경기 외에 현장을 찾는 관중은 100명 전후였다. 4강 이상 경기의 무게감이 올라왔을 경우 200명까지 현장을 찾았지만 전반적으로 김택용의 복귀로 화제가 됐던 시절이나, 소닉 스타리그가 다시 열렸을 때와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힘이 빠진 모양새였다. 
그러나 '사령관' 송병구와 '폭군' 이제동이 함께 스타1 복귀를 선언한 이후 오프라인 예선부터 관심도가 부쩍 달라졌다. ASL 시즌2가 진행 중인 최근 분위기는 '택뱅리쌍'이 나올 경우 400명 이상의 관중들이 아프리카프릭업 스튜디오에 몰리면서 발디딜 틈도 없을 지경이다. '택뱅리쌍'이 나오지 않아도 기존 시즌의 두 배 이상인 300명 가까운 관중들이 현장에 찾아와 응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온라인 역시 붐이 일고 있을 정도다. 우선 '택뱅리쌍'이 복귀한 이후 스타1 BJ들이 주로 활동하는 아프리카TV 스트리밍 방송 시청자 숫자의 지표가 달라졌다. 한 관계자는 "택뱅리쌍이 돌아오고 나서 시청자 숫자가 확실하게 늘어났다. 최대 11만명까지 집계된다고 확인했다. 스타1에 관심이 없던 10대들까지 이제는 스타1을 문화로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전했다. 
'택뱅리쌍'의 복귀는 팬들 뿐만 아니라 기존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선수들의 경기질이 달라지고 있다'고 현장에 모인 팬들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서 전해지는 반응들을 쉽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ASL 해설을 맡고 있는 이승원 해설위원은 "최근 스타1이 전반적으로 달라진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것은 택뱅리쌍 효과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예전 김택용이 돌아왔을 경우나 이영호가 왔을때를 떠올려보면 지금은 모두가 힘이 넘치고 있다. 기존 선수들도 기가 죽거나 시간을 보내는 식이 하는 과거 현역시절의 프로마인드를 찾은 것처럼 적극적으로 대회에 임하고 있다. 경기력 자체가 달라진 것도 이 때문"이라며 "스타1 시장이 다시 살아나면서 e스포츠 전반에 걸쳐 시너지가 나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스타1의 위상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택뱅리쌍'이 다시 중흥기의 불씨를 살린 스타크래프트1이 이번에는 향수가 아닌 세대를 아우리는 e스포츠 문화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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