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이탈' 삼성, 넥센 닮아야 성공할 수 있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1.11 05: 55

 삼성이 지난해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졌지만 예상을 뒤엎는 성적을 낸 넥센처럼 반전을 이룰 수 있을까. 넥센을 닮아야 성공할 수 있다.
삼성은 최근 2년 사이 주축 선수들이 팀을 빠져나갔다. 2015시즌을 마치고 FA 박석민(NC)이 이적했고, 외국인 선수 나바로는 리그를 떠났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는 FA 최형우와 차우찬이 다른 팀으로 옮겼다. 2년 사이에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 외국인 거포, 왼손 선발, 4번타자가 줄줄이 빠졌다. 팀을 이끄는 이로 하여금 한숨 짓게 만드는 선수 이탈이다.
2년 전 넥센을 보는 것 같다. 넥센은 2014시즌을 마치고 거포 유격수(강정호)를 메이저리그로 보냈다. 2015시즌 후에는 4번타자(박병호)를 메이저리그로, 에이스(밴헤켄)을 일본리그로, 마무리(손승락)와 장타력 갖춘 외야수(유한준)은 FA로 다른 팀으로 떠나 보냈다. 넥센은 2년 사이에 핵심 전력이 줄줄이 빠졌고, 2016시즌을 앞두고 거의 모든 전문가들이 최하위권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팀 연봉이 10개 구단 중 최저였던 넥센은 지난해 깜짝 놀랄 성적을 냈다. 넥센은 5월말 3위 자리를 확보한 후 시즌 끝까지 지켜냈다. 새로운 팀 컬러로 만들어간 염경엽 감독의 지휘력, 기회를 잡기 위한 젊은 선수들의 노력, 잠재력을 꽃피운 유망주 등이 어우러진 결과였다. 빈 자리가 선수를 만들어냈다. 물론 괜찮은 전력을 지닌 팀들이 부진한 것도 덕을 봤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4연패를 이뤘던 시절과 비교하면 전력은 객관적으로 많이 허술해졌다. 앞서 언급한 선수들 외에도 투수진에서 마무리(오승환, 임창용)와 불펜(안지만) 전력도 빠져나갔다. 2017시즌은 현역 마지막 시즌인 이승엽, 베테랑 박한이, 2년 만에 팀의 주축이 된 구자욱이 팀의 중심이다. 마운드는 윤성환과 심창민이 각각 선발과 불펜의 축이다.
고민거리는 많지만, 신임 김한수 감독은 하나씩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 빠져나간 FA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발 우규민과 내야수 이원석을 보강했다. 구자욱을 1루수에서 외야수로 돌려 외야진을 강화시킨다.
홈런 30개 이상을 쳤던 최형우, 나바로, 박석민이 빠진 공백은 크다. 대신 기동력은 기대할 만 하다. 박해민, 김상수, 구자욱, 배영섭 등 장타력 대신 빠른 선수들이 잘 해야 한다. 장타력을 잃은 넥센이 넓은 고척돔에서 기동력에 초점을 맞춘 것과 비슷하다.
김한수 신임 감독이 준비된 지도자 능력을 보여준다면 위기에서 팀이 하나로 뭉칠 수 있다. 삼성 프랜차이즈 출신인 김한수 감독은 코치로 오래 지내며 선수들과 소통과 스킨십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염경엽 전 넥센 감독과는 바로 비교할 순 없겠지만, '새 술은 새 부대' 효과는 기대된다. 김한수 감독은 "선수들에게 '경쟁'을 강조했다.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고, 극대화하는 것도 경쟁의 연장선이다"라고 말했다. 1.5군, 백업, 유망주들에겐 빈 자리는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
무엇보다 외국인 선수 3명이 역할이 중요하다. 지난해 합작 6승에 그친 외인 투수진, 40경기만 뛴 외인 야수보다는 잘할 것이다. 김한수 감독은 "투수진이 약해졌다. 지난해 외국인 투수들이 부진했고, 기존 선수들도 부상으로 고생했다. 팀 재건을 위해 투수진을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다"라고 진단했다. 즉시 전력인 외국인 투수가 잘해야 하는 것은 당연, 넥센처럼 젊은 투수들이 가능성을 보여야 한다.  
최근 이승엽은 언론 인터뷰에서 삼성의 성적으로 '3등'을 언급했다. 공교롭게 지난해 넥센 순위다. 2014년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삼성과 넥센. 짧은 시간이 지났지만 처지는 많이 변했다. 2017시즌 삼성은 넥센을 따라가는 행보를 보여야만 지난해 9위 수모를 떨칠 수 있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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