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3金, 시작부터 험난한 2017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1.14 05: 55

KBO 리그 역사상 가장 화려한 업적을 쌓은 ‘김 감독’들의 정유년 시작에 과제가 쌓였다. 각자의 위치에서 처한 고민도 사뭇 다르다.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리더십으로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응룡(76)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 김성근(75) 한화 감독, 김인식(70) 야구대표팀 감독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지도자들이자 야구 원로들이다. KBO 역대 최다승 감독이기도 한 김응룡 회장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우승 경력과 다방면에서의 행보를 자랑한다. 김성근 감독은 KBO 역사상 가장 두꺼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지도자다. 김인식 감독은 대표팀만 놓고 보면 두 선배 감독보다 경력이 더 화려하다. ‘국민감독’이라는 애칭이 자연스럽다.
그런 세 원로는 2017년 중대한 과제와 마주하고 있다. 김응룡 회장은 난파 상태인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이하 협회) 정상화라는 어려운 산과 부딪힌다. 한화 지휘봉을 잡은 후 지난 2년간 성적을 내지 못해 거센 역풍을 맞았던 김성근 감독은 계약기간 마지막 해를 맞아 팀과 개인의 명예회복이 절실하다. 김인식 감독은 오는 3월 열릴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을 이끄는 중책을 맡았다. 과제의 난이도가 모두 녹록치 않다.

가장 먼저 김인식 감독이 해법 찾기에 나선다. 1·2회 WBC에서 4강 이상의 성적을 냈던 김인식 감독은 대표팀 감독 경력에서 가장 어려운 대회에 고민이 깊다. 이번 WBC에는 해외파 선수들이 부상 및 개인 사유로 대거 불참할 예정이다. 여기에 김광현 강민호 등 핵심 선수들의 부상까지 겹쳐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심지어 최근에는 오승환 발탁을 놓고 여론의 비난까지 감수해야 했다.
지난 2년간 KBO 리그 최고의 이슈메이커였던 김성근 감독도 입지가 불안하다. 한화는 김 감독 부임 이후 마운드 혹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결국 주축 투수들이 대거 수술대에 오르며 올해 전력에 구멍이 많이 생겼다. 팀 전력 전체에 변수가 많다. 지난 2년간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감독을 지원 사격했던 프런트도 올해는 기조를 바꿨다. 박종훈 신임 단장과의 관계가 그리 원활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적대적으로 돌아선 여론도 부담이다.
김응룡 회장은 협회를 끌고 가야 하는, 어쩌면 더 무거운 짐과 싸워야 한다. 오랜 기간 내홍을 겪은 대한야구협회는 현재 식물 상태다. 파벌 싸움에 조직이 멍들었고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상급단체인 대한체육회의 관리단체로 전락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꼬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단추인 ‘인사’ 문제부터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관리단체 해제가 승인되면 리더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중요한 사안에다 팬들의 관심도 높다. 때문에 2017년은 세 인물의 경력에도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표팀 감독은 ‘독이 든 성배’다. ‘성적’을 강조하며 대표팀 구성을 밀어붙인 만큼 김인식 감독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근 감독은 올해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프로 무대에서는 경력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응룡 회장의 경우 협회 행정의 결과에 따라 ‘야구인’ 전체의 평판이 달려 있다. 김 회장이 실패한다면 ‘야구인=무능력’이라는 위험한 공식이 확산될 수도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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