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문화 선도’ 모범되는 삼성 레전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1.15 06: 47

프로야구계의 기부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점차 야구장 밖을 향한 눈길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은 바람직한 일이다. 삼성 출신 레전드들이 이러한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는 점은 눈에 들어온다.
최근 은퇴한 선수들, 고액 연봉자들을 중심으로 사회공헌활동이 점차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야구장 안에서 받은 사랑을 바깥으로 전파하자는 뚜렷한 의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단순한 ‘금전적’ 지원이 아닌, 재단 설립이나 의미 있는 재능기부 활동으로 모범이 되고 있는 인사들도 있다. 한 단계 진일보한 방식인데, 이만수 KBO 육성부위원장, 류중일 삼성 기술자문, 양준혁 ‘양준혁 야구재단’ 이사장 등 삼성 출신 인사들의 활동이 눈에 띈다.
KBO 역대 최고 타자 중 하나로 손꼽히는 양준혁 이사장은 현역 시절부터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구상이 있었던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리고 그것을 실행에 옮긴 몇 안 되는 인사이기도 하다. 은퇴 직후인 2011년 6월,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양준혁 야구재단을 출범시켰다. KBO 리그 출신 선수로는 최초의 재단. 당시까지만 해도 야구재단은 생소한 개념이었지만 그 후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며 이제는 이 방면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양준혁 야구재단은 2011년 말 국내 최초의 다문화가정 유소년 야구단인 ‘멘토리 야구단’을 창단하기도 했으며 매년 시즌이 끝난 뒤에는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를 주최하며 팬들의 호응을 모으고 있다. 양준혁 야구재단에는 최정(SK) 등 현역 선수들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만수 부위원장은 SK 감독직을 내려놓은 직후인 2015년부터 활발한 재능기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야구 불모지인 라오스로 직접 찾아가 재능기부 활동으로 라오스 야구의 씨앗을 뿌리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후원자들을 중심으로 한 재단인 ‘헐크 파운데이션’도 발족돼 더 조직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KBO 육성파트의 일원으로 한 시즌 내내 전국의 학교를 돌아다니는 등 아마추어 야구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 부위원장은 새해 시작부터 미국으로 건너 가 재능기부 활동을 벌이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라오스에서 ‘제3회 한국-라오스 국제 야구대회’를 지켜보고 있다. 라오스 야구 보급에 힘쓴 이 부위원장은 지난해 10월 라오스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고, 11월에는 글로벌 기부문화 공헌대상 시상식에서 스포츠부문 수상자로 선정되는 등 노력을 인정받고 있다.
삼성 감독 시절부터 사회공헌활동에 관심이 많았던 류중일 감독도 최근 베트남으로 건너 갔다. 베트남 호치민시 아마추어 야구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재능기부의 일환이다. 일회성이 아닌 꾸준하고 체계적인 재능 기부를 통해 야구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의지다.
류 감독은 삼성 감독 재직 시절이었던 2013년 12월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금 2억 원을 쾌척하는 등 사회활동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다. 현역 감독으로는 보기 드문 광폭 행보였다. 앞으로도 꾸준히 사회공헌활동에 나서 받은 사랑을 보답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들의 모범 행보가 야구계의 경직된 공헌 문화도 서서히 바꿔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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