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관왕' 이세영 "대학 수업? 등록금 냈는데 배워야죠" [인터뷰③]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7.01.16 15: 45

(인터뷰②와 이어집니다.)
이세영은 지난 연말 '2016 KBS 연기대상'에서 신인상과 베스트 커플상으로 2관왕에 오르며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였다. 그에게 꼬리표이자 보증수표였던 아역이란 이름을 벗고 성인 배우로서 본격적으로 인정 받은 계기이기도 하기 때문.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지금까지 받은 사랑과 관심에 보답하면서 드라마 끝날 때까지 잘 마무리해서 유종의 미를 거둬야겠죠. 작품 잘 마무리하고 또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만나야 하지 않을까요? 사실 너무 관심 안 가졌으면 좋겠어요. 멍석 깔아주면 잘 못하는 스타일이라 부담스러워요. 너무 응원해주시고 하니까 못하면 혼날까봐 무서워요. 조금씩 성장해나가고 싶은데 다들 지켜보고 계신 것 같아요."

올해로 데뷔한지 벌써 22년째. '대장금' 아역으로 주목받기 시작해 '소나기', '돌아온 싱글', 영화 '아홉살 인생', '여선생VS여제자'로 아역 중에서도 두드러지는 활약을 펼쳤던 이세영은 어린 시절부터 활동한 탓인지 극중 애교 넘치는 민효원 캐릭터와 달리, 또래 배우들보다 성숙하고 현실적인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또래보다 빨리 철든 부분도 있고 나이 들면서 없어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왜냐면 어렸을 때 지금 제 나이보다 적거나 많은 언니 오빠들과 하다가 지금은 저보다 어린 친구도 현장에 있거든요. 애들한테 '왜 이 일을 하니?'라고 물어보기도 하고, 이제 같이 늙어가는 처지라고 생각하니까 연애도 해야할텐데 현장의 매력에 빠져서 남친이나 여친 눈물 빼는 게 안타깝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왔다가 사라지는 많은 청춘들도 있고 어느 정도 위치의 올라가신 분들도 있고, 저랑 같이 막내인 스태프였다가 조감독으로 올라가신 분들도 있고. 다들 그냥 고마워요."
뿐만 아니라 성신여자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세영은 촬영으로 바쁜 와중에도 학교 생활을 놓치지 않는 스타 중 한 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15년 2학기 재학 중에는 과에서 차석할 정도로 성적도 우수했다는 것. 
"2015년이 육체적으로 힘들었어요. 과제랑 팀플하면서 대본까지 같이 보느라 잠을 거의 못 잤거든요. 2016년에는 수업도 다 들어서 시간적 여유도 있고 작품도 즐겁게 하면서 여러모로 즐거웠죠. 졸업은 내년에 해야하는데 수업을 듣는 것 자체가 6월에 끝났어요. 코스모스 졸업하지 않으려고 기다리고 있어요. 힘들지 않냐고요? 등록금 다 냈는데 배워야죠. 시간이 지나면 머리도 굳을 것 같고 입학한 이상 열심히 들어야 하니까요.에스프레스를 원샷하면서 하루 하루 연명했어요. 15년 2학기 때 차석했는데 장학금은 토익 성적이 있어야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못 받았어요. 토익은 이제 따야죠. 그래야 졸업할 수 있거든요."
이처럼 '야무진' 이세영의 행보는 비단 대학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한때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학생들에게 과외를 하는 등 보통 대학생들과 다름 없는 일상을 즐겼다고 밝히기도 했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과외도 했어요. 교육에 관심이 많아서 아이들이 획일화된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필요한 것만 하고 스트레스 받지 않고 공부하길 바랐거든요. 저도 어린 나이에 '왜 공부해야할까' 고뇌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교육 정책이 조금씩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현실 자체를 바꿀 수는 없겠지만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제공해주면 미래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출발선부터가 차이가 나지 않고 아이들에게 기회가 재분배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개천에서 용나기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으니까 소수 몇 명이라도 하고 싶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나중에 교육 재단도 만들고 싶어요."
이와 같은 이세영의 꿈은 분명 우리가 알지 못했던 그의 매력을 새로이 발견하도록 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한없이 활발하고 놀러다니는 걸 좋아할 거란 예상과 달리, '집순이'스러운 취미 생활을 밝히기도 했다. 
"사실 덕후 기질이 있어요. 고양이도 좋아하고 '스타워즈',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이런 거 좋아해요. 저한테 크리스마스 같은 날은 치킨 먹으면서 영화 전편보는 날이에요. 극장도 좋지만 다른 사람들이 밖에서 화려하게 약속 잡을 때 그러지 않는 게 더 특별한 느낌이라 그냥 이불 속에서 자요."
직접 만나본 이세영을 표현하기에는 주로 '예측불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와 같은 말들이 떠올랐다. 그야말로 통통 튀는 입담과 장난기를 가진 이세영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예능 프로그램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깰까봐 못하겠어요. 제가 수위 조절이 안 돼서 개인기 보여달라고 하시면 어디까지 보여줘도 되는 걸까 생각하거든요. 사실 개인기 되게 많은데 주로 코미디 프로그램이에요. 그래서 한방에 훅 갈 수도 있어요. 회사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대표님이 한숨을 쉬시겠구나'라고. 사실 언행을 조심히 하고 있는데, 현장에서 있으면 장난도 심하게 쳐요. 그러다 보면 제 안에 숨어있던 잠재된 '돌+아이' 매력이 한층 살아나는 것 같아요."
이처럼 끼 충만한 배우인만큼 올해에는 이세영의 활약이 더욱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에는 엑소 수호와 함께 호흡을 맞춘 드라마 '하와유브레드'로 색다른 매력을 보여줄 것을 예고했다. 
"수호 씨 너무 예쁘고 잘생겼더라고요. 피부가 저보다 하얀 것 같아요. 그때가 제가 '뱀파이어 탐정' 찍고 열심히 먹어서 지금보다 몸무게 앞자리 바뀔 위기라 직전에 뺐었거든요. 근데 수호 씨가 너무 마르고 얼굴도 이만한데 조각처럼 생겨서 '현장의 꽃'이었어요. 너무 반짝반짝해서 투샷이 잡히면 자괴감이 들 정도였어요. 촬영 감독님이나 조명 감독님이 '너무 예쁘다'라고 하셔서 '내 얘긴가' 하고 보면 수호 씨 얘기였어요. 빨리 나와서 조용히 묻어가고 싶은데 아직 방송이 확정이 안 됐어요." 
'남다른' 입담을 뽐내며 팔색조 매력을 뽐낸 이세영은 새해 목표를 물어보는 질문에 대해서도 색다른 답변을 내놨다. 비단 자신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배우로서의 본분을 정확히 알고 이에 맞는 목표를 말한 것.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통해 본격 발돋움을 시작한 이세영의 다음 행보 역시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새해에는 저뿐만 아니라 모두가 웃을 수 있는 기쁜 일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지금 작품이 주말극이라 연령대가 높으신 분들께서 '너 때문에 웃는다'고 응원을 많이 해주시는데 그게 참 힘이 되더라고요. 그분들한테 내가 하는 일이 생각보다 가볍지 않다는 걸 알고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이분들의 주말에 웃음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사명감과 무게감도 생긴 것 같아요. 태어나서 한 번 살면서 좋은 영향력을 전파하면서 잘 살고 싶어요." / jsy901104@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