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폭풍 감수' SK-염경엽, 추후 행보 관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1.17 10: 55

소문이 무성했던 염경엽 감독과 SK의 인연은 ‘단장’으로 접점을 찾았다. 당사자들은 ‘밀약설’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어쨌든 염경엽 단장 체제로 SK는 새로운 방향을 잡았다. 
SK는 17일 공식 발표를 통해 염경엽 신임 단장의 부임을 알렸다. SK는 지난해 말 오랜 기간 단장으로 팀을 이끌어오던 민경삼 단장이 자진사퇴해 한 달 정도 단장직이 공석이었다. 그간 외부 영입, 내부 승격 등 여러 가지 루머가 돌았으나 결국 염경엽 단장으로 결정됐다.
구단은 공식 발표에서 “전임 민경삼 단장처럼 야구에 대한 전문가적인 식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원칙하에, 특히 지금까지 구축해온 SK만의 육성시스템을 완성하고 이를 현장에 적용, 실행할 수 있는 육성에 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단장을 선임해야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라면서 “SK는 후보군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염경엽 신임 단장을 최적의 인물로 보고 본격적인 영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류준열 사장이 염 단장을 미국까지 찾아가 설득했고, 염 단장이 고심 끝에 수락했다는 내용이다. 계약 기간은 3년이다. 염 단장은 트레이 힐만 감독 체제 출범과 더불어 프런트 조직에도 새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넥센 시절 육성에 있어 뚜렷한 성과를 얻은 경험이 있어 역시 이 방향을 추진하고 있는 SK와는 궁합이 잘 맞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관심과 의혹을 모으는 부분은 염 단장과 SK간의 루머다. 양자도 이 루머 때문에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염 단장은 넥센 감독 시절이었던 지난 시즌 막판 SK의 차기 감독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루머에 휘말렸다. 넥센에서는 이런 정황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SK와 염 단장은 “그런 적이 없다”고 펄쩍 뛰었다.
당시 SK의 설명에 따르면 민경삼 전 단장이 아닌, 팀장급 인사가 염 단장을 만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선·후배 사이의 일상적인 대화였을 뿐 감독직 제의를 한 것은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루머가 돌자 이 인사도 부담이 돼 발길을 끊었다는 것이다. 염 단장도 SK 감독 부임설에 대해 불쾌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오히려 넥센이 그런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고 의심했다. SK가 트레이 힐만 감독을 영입하면서 이도 ‘루머’로 사라지는 듯 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염 단장이 SK 조직의 일원이 된 것. 이는 극비리에 추진된 사항으로 알려졌다. 어차피 단장 인선이야 그룹 윗선에서 결정되는 사안이고, 구단 프런트 내에서는 류준열 사장 정도만 이 과정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경삼 전 단장 또한 이번 선임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은 것이 확인됐다. 코치들도 염 단장의 선임 과정에 대해 정확히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는 등 보안은 유지됐던 것으로 보인다.
진실이 무엇이든 이제 한 배를 탔고, SK 조직과 염 단장 스스로가 이런 구도에 신중히 선을 긋는 것이 필요해졌다. 여론의 부담까지 감수하면서 손을 잡은 양자의 추후 행보가 궁금해진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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