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염경엽-송구홍, ML식 책임 단장 열리나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1.18 06: 05

 프로야구의 오프 시즌, 감독이 바뀐 팀은 4개 팀이지만 단장이 바뀐 팀은 6개 팀이나 된다. 6명의 신임 단장을 살펴보면 야구 선수 출신으로 프런트 수장을 맡은 이가 4명이나 된다.
특히 17일 SK 단장으로 임명된 염경엽(49) 단장과 박종훈(58) 한화 단장, 송구홍(49) LG 단장의 행보가 관심을 모은다. 이들이 팀을 성공적으로 이끈다면 KBO리그에서도 메이저리그처럼 단장이 팀의 전력을 꾸리고 미래 방향을 잡는 책임 단장 시대가 될 수 있다. 감독은 단장이 만들어준 선수단으로 성적에만 집중한다.
SK는 지난해 가을 감독 영입 루머가 돌았던 염경엽 전 넥센 감독을 단장으로 선임했다. 염 단장은 트레이 힐만 외국인 감독과 함께 SK의 시스템 야구를 이끌어 가야 한다. SK는 “지금까지 구축해온 SK만의 육성시스템을 완성하고 이를 현장에 적용, 실행할 수 있는 육성에 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방침 끝에 염경엽 단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염 단장은 선수 은퇴 후 스카우트팀, 운영팀에서 프런트 생활을 하고 코치 경험도 쌓은 후 4년간 넥센 감독으로 성적을 냈다. 감독 시절에도 단장에 대한 미래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야구에 대한 철학, 세밀함을 갖췄다는 평가다. 메이저리그식 단장에 가장 가까운 인물이 될 수 있다.
한화는 지난 시즌 후 박종훈 NC 2군 본부장을 단장으로 영입했다. 이전까지 감독의 이임에 따라 2군과 유망주들의 육성이 갈팡질팡했던 것을 바로 잡기로 했다. 두산 2군 감독, NC 2군 육성 이사 등 경험이 많은 박종훈 단장에게 선수단 운영의 전반적인 관리 부분을 맡겨 유망주 발굴과 선수단의 효율적 관리를 이룬다는 것이다.
김성근 감독은 1군 감독 본연의 임무에 집중해 경기 운영만 맡기면서 박종훈 단장과 미묘한 갈등 기류가 생겼다. 박 단장은 FA와 외국인 선수 영입에서 감독을 배제하고 팀 전력을 꾸리고 있다. 팀 체질 개선에 나선 박 단장에 대한 평가는 김성근 감독 임기 마지막 시즌인 올해 뿐만 아니라 2~3년 정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LG는 지난해 12월 프랜차이즈 선수 출신인 송구홍 단장을 선임했다. LG에서 선수, 코치, 프런트를 모두 경험하고 단장 자리까지 올랐다. 한 팀에서 선수, 코치, 단장을 모두 경험한 건 송 단장이 최초다.
1990년대 초 선수로서 LG의 전성기를 만끽했고, 코치로서 LG의 10년 암흑기도 생생하게 경험했다. 송 단장은 LG 선수단의 문제와 해결 방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리빌딩 과정에 있는 LG에 FA 차우찬을 영입, 필요한 핵심 전력에는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양상문 감독과 공감대를 나누고 있다.
송 단장은 "단기간에 우승 한 번 하는 것보다 10년 이상 꾸준히 정상에 가까운 팀 전력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LG의 미래를 구상하고 있다. 팀을 이끌 베테랑, 핵심 선수, 유망주가 잘 어우러져 자연스런 세대교체가 반복되면서 팀 전력은 상위권에서 내려오지 않는 팀이다.
LG와 한화는 신임 단장을 낙점하면서 그룹 계열사에서 임원이 내려오지 않고 변화를 선택했다. SK는 선수 출신 민경삼 전 단장이 떠나자 감독까지 지낸 염경엽 단장을 임명했다. 우승팀 두산의 김태룡 단장, 넥센의 고형욱 신임 단장까지 10개 구단의 절반이 야구인 출신 단장이다. 
그러나 여전히 KIA, 롯데, kt 등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둔 팀들은 야구단 근무 경험이 없는 계열사 임원이 야구단장을 맡는다.
박종훈, 염경엽, 송구홍 단장이 재임 기간에 어떤 그림을 보여줄 지가 야구인들에게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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