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울산, AFC 행정에 속앓이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7.01.18 05: 59

울산 현대가 어설픈 아시아축구연맹(AFC)의 행정 처리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 17일 전북 현대가 AFC에 과거 소속 스카우트의 심판 매수 시도에 대한 소명 자료를 제출했다. AFC는 지난 2013년 전북 스카우트가 심판에게 뒷돈을 준 사실에 대해 징계를 검토하기로 결정했다.
AFC의 출전관리기구(Entry Control body)는 전북이 제출한 소명 자료와 프로축구연맹이 제출한 국내 법원의 판결문, 프로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의 징계 결과를 바탕으로 전북의 2017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만약 전북의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박탈되면 제주 유나이티드가 전북을 대신하게 되고, 울산 현대가 제주 유나이티드 대신 플레이오프에 출전권을 얻게 된다. 이 때문에 AFC 출전관리기구의 판결이 20일 전후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전북의 출전권이 박탈되면 이해 관계가 얽혀 있는 울산에 주어진 시간이 너무 없다는 것이다. 당초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가능성이 전혀 없던 울산은 3월 K리그 클래식 개막에 초점을 맞추고 준비를 하다가 일정을 한 달이나 앞당기게 생겼다.
울산 김광국 단장은 "기사를 통해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가능성을 접하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일이다.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게 되면 100% 상태로 시즌을 시작하는 건 불가능하다. 스페인 전지훈련도 4주에서 2주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신임 사령탑 김도훈 감독의 구상이 틀어질 수밖에 없다. 선수들이 몸을 만드는 시간이 부족해지는 것은 물론 전술의 완성에 필요한 시간도 부족하다. 게다가 행정적인 일도 문제다. 선수들이 돌아오는 비행편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아 울산은 이틀에 걸쳐 귀국할 예정이다.
가장 큰 문제는 선수 영입이다. AFC 챔피언스리그 선수 등록 마감이 23일이다. 아직 외국인 선수 구성이 완료되지 않은 울산에는 너무 시간이 촉박하다. 김 단장은 "최대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서 선수 등록을 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했지만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울산은 속앓이를 할 수밖에 없다. 김 단장은 "계획이 급하게 변경 돼 감독과 선수 모두 힘든 상황이다"고 전했다. 그러나 걱정만 할 수는 없다. 김 단장은 "환경이 변화됐다면 우리가 최대한 맞춰야만 한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울산의 이러한 준비가 모두 실현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계획 모두가 전북의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박탈을 가정으로 한 일이다. 전북이 예정대로 AFC 챔피언리그에 출전한다면 계획은 다시 없던 일이 된다.
이와 관련해 한 축구 관계자는 "전북의 AFC 챔피언리그 출전권 획득이 근래 이루어진 일이 아니다. 국내 법원 판결은 그 전에 나왔다. 출전 자격을 검토를 하려면 그 전에 했어야 했다. AFC의 어설픈 행정으로 국내 축구팀만 피해를 입게 생겼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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