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김하성, 왜 연봉 6000만원 차이 날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1.20 06: 02

프로의 가치는 연봉이다. 비슷한 선상에 놓여있는 선수들이라면 연봉이 자존심 대결로 번지기도 한다. 
삼성 구자욱(24)과 넥센 김하성(22)은 각각 1루수·외야수와 유격수로 포지션이 다르지만 비교 선상에 자주 놓인다. 지난 2015년 신인왕 경쟁을 벌인 뒤로 이 같은 구도가 형성됐다. 두 선수 모두 지난해 2년차 징크스를 비웃는 활약으로 명실상부한 리그 톱클래스로 성장했다. 팀과 리그를 대표하는 한국야구의 젊은 스타란 점이 같다. 
연봉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2015년 연봉 4000만원이었던 김하성은 2016년 1억6000만원으로 무려 1억2000만원이 대폭 인상됐고, 올해는 2억2000만원으로 단숨에 2억원대까지 정복했다. 데뷔 4년차 연봉으론 역대 최고액인 2010년 한화 류현진의 2억4000만원에 육박한다. 

구자욱도 구단에서 좋은 대우를 해주고 있지만 김하성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2015년 2700만원 최저 연봉이었던 구자욱은 신인왕을 수상한 뒤 2016년 연봉 8000만원으로 상승했다. 팀 내 최고 196.3% 인상률을 기록했지만, 300% 인상된 김하성에 미치진 못했다. 
올해 연봉도 구자욱이 100% 인상된 1억6000만원이지만 김하성의 2억2000만원에 비하면 적다. 지난해 8000만원보다 6000만원으로 차이가 조금 줄어든 것에 만족해야 했다. 포지션 차이는 있지만 'WAR' 수치를 보면 구자욱(4.78)이 김하성(2.50)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다. 
이처럼 두 선수의 연봉에 차이가 난 것은 구단 환경의 차이가 크다. 구단마다 연봉 고과 기준이 다르고, 책정 방법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넥센은 연공서열을 떠나 철저하게 성과주의로 연봉을 책정한다. 지난 2년간 놀라운 성장세를 보인 김하성의 실적에 맞춰 연봉을 대폭 올려줬다. 성적이 떨어지면 그만큼 깎일 수 있지만 야구만 잘하면 확실하게 대우해준다. 
삼성은 대부분 팀들처럼 고과와 함께 연공서열을 기본으로 연봉을 책정한다. 2012년 입단한 구자욱은 올해로 6년차가 됐지만 풀타임으로는 2시즌밖에 보내지 않았다. 대폭적인 연봉 인상이 어렵다. 과거 박석민과 최형우도 마찬가지였다. 두 선수는 지난 2008~2009년 풀타임 2시즌을 보낸 뒤 2010년 연봉으로 각각 1억500만원, 1억3500만원을 받았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해도 구자욱은 그보다 좋은 대우다. 
넥센과 삼성의 팀 성적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넥센이 기대이상 성적인 3위로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른 반면 삼성은 9위로 창단 후 최악의 해를 보냈다. 그에 비하면 대체로 섭섭지 않은 대우를 해줬지만 1억원 이상 오른 선수는 없었다. 구자욱과 박해민의 8000만원이 최고 인상액이었다. 
아울러 경기 출장수의 차이도 있다. 김하성이 2년간 140경기-144경기로 4경기만 결장했지만, 구자욱은 잔부상 탓에 116경기-108경기로 64경기를 결장했다. 대부분 고과는 경기 출장수에 비례한다. 김하성처럼 구자욱도 건강하게 풀시즌을 뛴다면 연봉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구자욱-김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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