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민 보호’ 현대캐피탈, 외인 교체 해법 찾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1.20 06: 10

후반기 들어 휘청거리는 현대캐피탈이 드디어 칼을 뽑았다. 외국인 선수 톤 밴 랭크벨트(33)의 교체 방침을 내부적으로 결정했다. 새 외국인 선수의 면면에 따라 팀 시스템이 달라질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17일 인천 대한항공전(세트스코어 1-3 패)이 끝난 뒤 톤의 교체를 시사했다. 톤은 4라운드 들어 6경기에서 51점, 공격 성공률 38.78%라는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아예 허수봉 등 국내 공격수로 교체되는 경우가 잦아졌다. 그간 공격력 부진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의 한 틀이라는 점에서 교체를 머뭇거렸지만 이제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평가다.
현대캐피탈은 외국인 선수로 주 공격수를 뽑는 타 팀과는 다르게 레프트 자원인 톤을 영입했다. 지난 시즌 팀 ‘스피드 배구’의 핵심이었던 오레올의 임무를 해주길 바랐다. 트라이아웃 제도의 한계상 100% 대체는 못하겠지만 수비에서 도움이 된다면 팀의 기조를 이어갈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한 방 능력이 너무 부족했다. 수비에서의 공헌도도 점차 떨어지는 양상이었다.

톤의 부진은 자연히 주포인 문성민의 과부하로 이어진다. 문성민은 리그 전체 국내 선수 중에서는 가장 많은 공격을 시도했다. 더군다나 톤의 부진에 공격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문성민은 1라운드에서 159차례의 공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2라운드(199회), 3라운드(203회)를 거쳐 4라운드에는 247회까지 공격 횟수가 치솟았다.
리그의 다른 국내파 주 공격수들과 비교해도 문성민은 공격 비중이 높다. 문성민은 17일까지 총 808회의 공격을 시도했다. 김학민(대한항공·498회), 전광인(한국전력·539회)과 비교하면 문성민의 어깨에 얼마나 많은 짐이 올려져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많아지는 시도에도 4라운드에서 53.04%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버텼지만 갈수록 체력적인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문성민마저 무너지면 현대캐피탈의 시스템은 완전히 깨진다. 남은 두 개 라운드, 그리고 포스트시즌을 생각하면 현대캐피탈로서는 톤을 더 이상 안고 가기가 어려웠다. 대체 외국인 선수를 찾기가 쉬운 것은 아니지만 3명 정도의 후보군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프트보다는 라이트 자원이 많다. 원래부터 좋은 레프트를 구하기가 더 어렵다. 현대캐피탈도 이런 현실을 인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문성민을 레프트로 돌려 공격 부담을 줄여주고, 대신 확률 높은 라이트 공격수를 영입해 공격력을 강화하는 시나리오다. 장기적으로는 팀이 원하는 방향을 한 번 튼다는 점에서 아쉬운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대권 도전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의 타협이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다.
아직 교체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새 외국인 선수가 들어온다면 현대캐피탈은 어떤 식으로든 한 차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언제 교체될지 알 수 없는 만큼 국내 선수들의 전열을 다듬는 것이 우선이다. 최태웅 감독도 이런 점을 먼저 지적했다. 다행히 올스타 브레이크가 있고 아직 순위가 2위 밑으로 처진 것도 아니다. 현대캐피탈이 외국인 선수 교체 승부수로 반등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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