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만 7명, 두산에 필요한 선수들의 능동적 자세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7.01.21 07: 36

WBC 대표팀에 두산 베어스 선수들이 7명이나 이름을 올리게 됐다. 28명으로 구성된 WBC 대표팀의 1/4가 두산 소속이다. 지난해 최고의 모습을 보인 두산인 만큼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두산으로서는 그저 기뻐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20일 KBO는 대회 참가 불가능 통보를 받은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를 대신해 두산 외야수 박건우를 WBC 대표팀에 소집한다고 밝혔다. 예비 엔트리에 여러 외야수가 있었지만 WBC 대표팀 김인식 감독과 코칭 스태프는 박건우를 부르기로 결정했다.
WBC 대표팀의 선발, 불펜, 포수, 내야, 외야를 가리지 않고 두산 선수들이 자리를 잡았다. 투수 장원준과 이현승, 포수 양의지, 내야수 허경민과 김재호, 외야수 민병헌과 박건우가 WBC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두산 팬들로서는 WBC를 보는 재미가 생긴 셈이다.

그러나 두산 코칭 스태프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두산에서 차출된 선수들의 규모가 다른 팀과 비교할 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두산 다음으로 많은 선수를 보낸 NC, KIA, 한화가 3명씩으로, 두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두산이 대표팀에 많은 선수를 보낸 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프리미어12 때도 두산은 8명의 선수를 대표팀에 보냈다. 그러나 상황이 다르다. 당시에는 시즌이 끝나고 11월에 대회가 열렸다. 그러나 올해에는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에 대회가 열린다.
한국시리즈 3연패를 목표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두산은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초반 분위기가 중요한 만큰 WBC라는 변수가 감독에게는 가장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선수들이 최고의 몸상태를 만들지 못하고 대표팀에 가는 것이다. 준비가 덜 된 탓에 WBC를 망치는 것은 물론 두산에서도 부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대표팀에 합류할 때 몸이 얼마나 만들어지느냐가 문제다"고 강조했다.
시즌 초반도 문제이지만 시즌 전체를 놓고 보더라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선수들이 일찌감치 몸을 끌어 올리는 만큼 리듬이 깨져 시즌 막판까지 예년과 같은 모습을 보이지 못할 수도 있다. 또한 시즌 중반 체력 저하로 부진할 수도 있다.
하지만 걱정이 많다고 해서 해결책이 있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의 WBC 대표팀 소집은 이미 확정됐다. 게다가 선수들 모두가 기량을 인정 받고 소집된 만큼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 결국 남은 방법은 선수들이 잘하는 것밖에 없다.
김 감독은 "날짜를 당겨서 몸을 만드는 만큼 리듬이 흐트러진다. 선수들이 무리해서 몸을 끌어 올리기 때문이다. 좋은 컨디션으로 오래 갈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선수들이 알아서 준비를 잘하면 문제가 없다고 본다. 프로 선수인 만큼 알아서 해야 한다"고 능동적인 자세로 준비할 것을 부탁했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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