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룡점정’ 세일, 팬웨이파크 심술 풀어낼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1.23 05: 14

베켓 등 BOS 1년차 투수 부진 ‘닮은 꼴’
“전혀 신경 안 써” 세일은 다를까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힘없이 탈락한 보스턴은 올 시즌을 앞두고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요안 몬카다 등 유망주 4명을 주고 크리스 세일(28)을 영입한 것이다.

이미 데이빗 프라이스, 릭 포셀로, 스티븐 라이트 등이 수준급 선발진을 이루고 있는 보스턴이다. 세일의 영입은 화룡점정이라는 평가가 많다. 실제 세일 영입 후 보스턴 선발진은 각종 언론의 파워랭킹에서 리그 정상을 다투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세일도 넘어야 할 산이 있다. 큰 기대를 받으며 보스턴에 입성한 몇몇 투수들이 이적 첫 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기억이 있어서다.
몇몇 사례들이 있다. 플로리다에서 리그 정상급 투수로 인정받았던 조시 베켓은 2006년 보스턴 유니폼을 입었다. 2005년 29경기에서 15승8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해 기대가 컸다. 그런데 베켓은 2006년 33경기에서 16승11패 평균자책점 5.01로 부진했다. 승수는 비슷했지만 평균자책점이 크게 치솟았다. 그런 베켓은 2007년 생애 첫 20승을 거두며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2010년 보스턴으로 이적한 존 래키 또한 첫 해가 좋지 않았다. 에인절스에서 8년간 102승과 평균자책점 3.81을 기록했던 래키는 2010년 14승11패 평균자책점 4.40을 기록했다. 래키는 2005년 이후 4점대 평균자책점이 단 한 번도 없었다. 2011년은 팔꿈치 부상까지 겹쳐 평균자책점(6.41)이 더 올라갔다. 그런 래키의 성적은 팔꿈치 수술 복귀 이후인 2013년부터 점차 안정을 찾아갔다.
지난해 22승을 거두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포셀로 또한 보스턴 이적 첫 해 부진했다. 디트로이트 시절이었던 2009년부터 2014년까지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따낸 포셀로는 2015년 28경기에서 9승15패 평균자책점 4.92로 성적이 뚝 떨어졌다. 보스턴 팬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을 정도다. 그런데 1년이 지난 포셀로는 지난해 생애 최고 시즌을 보내며 부활했다.
7년 2억1700만 달러의 사나이인 데이빗 프라이스도 이 문턱을 넘지 못했다. MLB 통산 평균자책점이 3.21에 불과한 프라이스는 시즌 초반 평균자책점이 5점대로 치솟는 등 고전했다. 17승을 올렸고, 후반기 분전으로 평균자책점을 3점대(3.99)로 낮추는 데 간신히 성공했지만 스스로의 표현대로 2016년은 만족하기 어려웠다. 이쯤 되자 일각에서는 “팬웨이파크가 신입생에게 심술을 부린다”는 말도 나왔다.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유독 특급 투수들이 초반에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타자친화적인 팬웨이파크의 특징이라고 하기에도 성적 저하폭이 너무 크다. 혹자들은 승리에 대한 강한 압박이 스타 선수들을 괴롭힌다고 말한다. 승리와 우승이 거의 매년 요구되는 팀은 별로 없는데, 보스턴은 그에 가까운 프랜차이즈다. 극성스러운 팬과 선수를 물어뜯길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미디어 환경에서 원인을 찾는 이들도 있다.
세일도 이러한 징크스는 알고 있다. 세일은 미 스포츠전문매체인 ESPN과의 인터뷰에서 “그런 것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똑같은 경기일 뿐이다. 어떤 팀의 유니폼을 입고 있든지, 어떤 구장에서 던지든지 스트라이크 세 개를 잡으면 될 뿐이다. 단지 같은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노력할 뿐”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하지만 ESPN은 “포셀로도, 프라이스도 같은 이야기를 했었다”며 흥미를 보인다.
이에 대해 보스턴의 투수코치인 칼 해리스도 “다른 도시나 마켓에 비해 보스턴에서의 첫 해는 더 많은 적응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세일을 적극 지원할 뜻을 드러냈다. 세일은 팬웨이파크에서의 통산 6경기(선발 3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3.63을 기록했다. 표본이 많지 않지만 그간 홈구장이었던 US 셀룰러파크(42승24패 평균자책점 3.01)에서의 성적보다는 떨어진다. 세일은 순탄한 1년차를 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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