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단神' 꿈꾸는 김현욱, "축구는 키로 하는 게 아니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01.23 13: 42

제주유나이티드의 루키 김현욱(22). 그를 보면 '작은 거인'이라는 별명이 떠오른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막상 이보다 절묘한 표현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162cm의 작은 키. 어쩌면 K리그 최단신일지도 모르지만 잠재력은 제주의 '최단神'을 꿈꾸기에 모자람이 없다. 
 
김현욱은 2017시즌 자유계약 선발로 제주에 입단했다. 김현욱은 밀성중 재학시절부터 기술과 재능만큼은 탑랭킹으로 손꼽혔다. 하지만 162cm의 작은 키에는 물음표가 따라붙었다. 당시 김현욱을 지켜봤던 조성환 감독 역시 김현욱에 대해 실력은 좋지만 피지컬이 아쉬웠던 선수라고 기억했다. 

하지만 이 물음표들이 느낌표로 바뀌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적재적소에 패스 넣는 시야와 판단력은 커다란 상대보다 빨랐고 더 치명적이었다. 또한 웨이트트레이닝을 소홀히 하지 않은 덕분에 강력한 몸싸움에도 신체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었다.
실제 태국 치앙마이 전지훈련장에서 만나본 김현욱은 소위 말하는 태릉인처럼 단단했다. 동료 선수들이 부르는 별명도 김병만이었다. 프로에서도 키에 대한 스트레스는 받지 않는다. 그라운드 밖이면 모를까. 피치 위에서는 한계의 벽을 허물고 자신의 존재감을 마음껏 발산한다.
 
"축구는 키로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라고 운을 뗀 김현욱은 "(작은 키 때문에) 축구에서 불편한 점은 전혀 없다. 오히려 나에 대한 의심을 지웠을 때 그 짜릿함이 정말 좋다. 작은 거인이라는 별명이 마치 저의 호(號)처럼 불리는 데 나는 좋다. 프로에서도 작은 거인으로 내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시작이 좋다. 20일(현지시간) 수판부리 FC(태국)과의 연습경기(4-1 승)에서는 막판 환상적인 프리킥 득점으로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양대 시절 세트피스 키커로서 두각을 나타냈던 김현욱은 연습의 결과가 실전에서 이어지자 더욱 자신감을 얻었다. 
 
경기 후 김현욱은 "제주에 와서 프리킥 연습을 더욱 할 생각이다. 제주에서도 좋은 키커가 많은데 많이 배우고 연습도 더 해서 실제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자신이 있다. 한 가지 고민은 신인이라서 프리킥 연습 때 도와줄 후배가 없다는 것(웃음)"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적응도 빠르다. 김현욱은 쾌활한 성격으로 주변을 밝히는 긍정형 캐릭터다. 이번 전지훈련에서도 선배들과 신인들의 가교역할을 맡으며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조성환 감독 역시 "(김)현욱이가 성격이 밝아서 그런지 팀에 잘 녹아드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현욱은 "19살 (김)호승이도 있지만 저도 신인이고 막내라고 생각해서 선배들한테 먼저 다가서려고 한다. 동기들이 수줍은 친구들이 많아서 내가 친화력 담당이다.(웃음) 다행히도 선배들이 이쁘게 봐주시고 그래서인지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라고 답했다.
 
목표는 올 시즌 프로데뷔다. "불안감 또는 뭔가를 빨리 이뤄야 한다는 조바심이 느껴지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김현욱은 "그동안 늘 물음표를 달고 살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은 주변의 생각일 뿐이다. 예전 산토스(수원, 165cm)가 그랬듯이 그라운드 위에서 내 가치를 증명하고 싶다"라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dolyng@osen.co.kr
[사진] 제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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