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인터뷰] 노라조 조빈 “혁이는 아들 같은 존재..불화 NO!”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7.02.09 11: 13

“적토마를 마굿간에 묶어두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삼각김밥을 연상케 하는 머리를 한 독특한 총각. 그리고 남자답게 잘생긴 외모에 선글라스를 끼고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라커. 두 사람의 모습 자체가 남성 듀오 노라조의 아이덴티티였다. 시선을 잡아끄는 B급 정서를 대표하면서도 음악적인 완성도를 놓치지 않은 팀.
노라조의 조빈과 이혁이 12년 만에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워낙 각별한 애정을 보여왔던 둘의 갑작스러운 이별에 일각에서는 불화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지만, 오히려 그 반대였다. 마치 너무 사랑해서 헤어지는 연인처럼,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걷고 서로 응원해주기로 결정했다.

9일 이혁이 노라조를 떠난다는 보도가 나왔다. 2005년 조빈과 이혁 체제로 유지했던 12년간의 활동을 마무리한다는 것. 이혁은 앞으로 3인조 밴드 H.Y.U.K로 활동할 예정이며, 조빈은 새 멤버를 영입해 노라조 활동을 이어간다.
조빈은 오래전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 노라조를 처음 결성할 때부터 ‘돌아가더라도 너가 하고 싶은 음악, 꼭 하게 해주겠다’고 이혁에게 맹세했다고. 그는 적토마(이혁)가 마음껏 들판을 달릴 수 있도록 마굿간을 열어줬다.
“의리가 족쇄가 되면 안 된다”는 조빈의 말에는 이혁을 향한 애정과 고마움이 뚝뚝 묻어났다.
- 먼저 그간 근황이 궁금하네요.
“행사를 많이 뛰었었는데, 저희 두 사람의 행보를 놓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서는 일을 올스톱하고 향후 노라조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시간들을 가졌어요. 그리고 서로의 발전을 위해 각자의 길을 가기로 결정했죠.”
“꼴랑 둘이라서 탈퇴하면 노라조가 없어지는 거 아닌가 하는 분들 계세요. 노라조는 유지 됩니다.”
- 이혁 탈퇴, 배경은?
“12년 정도 활동하면서 혁이가 자기를 누르기도 하고 감추기도 하고 그런 시간들을 보고 있었어요. 노라조를 처음 할 때부터 ‘돌아가더라도 너가 하고 싶은 음악 하게 해주겠다’고 이야기 했는데, 이제야 약속 지키게 됐네요.”
“빨리 했어야했는데..늘 풍전등화라서..많이 참아줬고, 너무 열심히 해줬어요.”
“노라조도 매너리즘에 빠진 거도 있고, 날카로웠던 부분들 무뎌진 거도 있고, 서로의 장점 살릴 수 있는 길로 가기로 결정했어요. 의리가 족쇄가 되면 안 되니까요.”
-불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하하. 말씀드렸듯이 불화는 절대 아니에요. 적토마를 마굿간에 묶어두는 듯한 느낌도 들고, 제가 형이긴 하지만, 혁이를 아들처럼 생각하고 있어요. 잘 케어해서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들어주는 것도 제가 할 일 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이기심 때문에 잡고 싶지는 않았아요.”
-이혁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거 같은데
“‘노라조 메탈’ 팀으로 지산 락페 나가서 락 마니아들에게 좋은 평을 많이 들었어요.. 그런 칭찬은 이혁의 전부였던 거 같아요.”
“이제 둘 다 불혹이 됐지만 지금부터 새롭게 시작해서 멋지게 활동하고 싶어요. 둘이 항상 꿈꿔 왔던 게 그거에요. 60세가 넘어도 자기 음악하는 멋진 가수가 되자고. 일만 다르게 할 뿐 달라지는 건 없을 거 같아요.”
-12년 유지한 팀, 아쉬움 없나
“아쉬움이야 있죠. 얼마 안 지난 거 같은데 12년이란 시간이 지났어요. 많은 분들이 기대를 안 했던 팀이었는데 사라지는 팀들 사이에서 살아남았고, 나름 많은 것을 이뤄냈다. 이쪽 장르에서는 그래도 이름을 알렸다는 생각도 하고요. 곡들도 많은 사랑을 받았고 기분 좋은 일돌도 많았었죠.”
- 새 멤버는 누구, 조건이 있나
“한 명 봐둔 친구가 있어요. 혁이 어린 시절과 비슷해요. ‘이혼했는데 재혼 했더니 전부인과 흡사한 사람이었다’ 이런 얘기가 있는데, 저도 그런 케이스인 거 같네요. 중국에서 활동하는 친군데 저 혼자 생각하고 있어요. 아직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은 아니고요.”
- 앞으로 계획은
“가수가 대표를 하는 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스케줄이나 그런 걸 하고 싶은 것만 하게 되고..그래서 가수로서의 본분에 충실하고 싶어요. 노라조와 조빈의 역할을 인정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의기투합해서 함께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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