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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내일 그대와? 신민아 보는 재미 하나만으로도!

[OSEN=유진모의 취중한담]tvN 새 금토 드라마 ‘내일 그대와’ 관계자들은 20%를 넘으며 케이블TV 드라마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전작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 때문에 이래저래 부담감을 안고 시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사전제작이란 환경부터 ‘도깨비’를 염두에 둘 리 없었을 타임슬립과 초능력이란 소재 역시 꽤 무거운 짐이었을 것이다. 이제훈의 ‘시그널’과의 비교도 마찬가지.

2회 방송에 3~4%의 시청률은 케이블TV란 플랫폼을 감안할 때 나쁜 성적표는 아니지만 이미 다 찍어놨기에 시청자의 반응에 따른 융통성의 활용이 사전 봉쇄된 게 결정적인 핸디캡으로 작용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가진 강점은 신민아가 제대로 제몫을 해낸다는 데 있다. 지금까지 개성 강한 매력으로 정형미인과 차별화된 미모를 뽐내왔지만 정작 배우로서 중요한 연기력과 작품선택에서 존재감을 앞세우지 못했던 그녀가 이번엔 캐릭터를 제대로 만들어냄으로써 사실상 작품을 앞에서 견인하고 있다.

1999년 유소준(이제훈)은 지하철 1호선 안에서 아역 탤런트 출신 송마린(신민아)에게 ‘몰래 카메라’를 찍는다는 오해를 받아 급작스레 남영역에서 하차하는 바람에 목숨을 건졌지만 지하철 폭발 사고로 부모를 잃었다.

이를 통해 시간여행 능력을 갖게 된 그는 현재(2016년) 고작 서른의 나이에 미래를 다녀온 경험을 앞세워 부동산투자회사 마이리츠를 성장시킨 CEO가 됐다.

8살 때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억지로 탤런트가 돼 밥순이란 별명을 얻은 마린은 그러나 그렇게 ‘반짝 스타’에서 정체된 채 서른한 살이 돼 인터넷 판매용 의상 촬영으로 근근이 먹고 살지만 사진작가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소준은 2019년으로 갔다가 자신의 죽는 모습을 보고 선배 시간여행자(조한철)의 도움을 받아 자신과 같은 시각과 장소에서 죽음을 맞이한 여인을 찾아 나서고 그녀가 마린임을 알게 된다.

얘기를 풀어가는 화자는 소준이지만 관심은 자연스레 마린에게 쏠리고, 포커스는 신민아에게 집중된다. 마린은 현재도 심심찮게 인터넷 매체에 기사가 올라올 정도로 대중의 눈엔 현재진행형 연예인이거나 쇠락한 왕년의 스타지만 실상은 정규직 혹은 고정수입을 꿈꾸는 ‘취업준비생’일 따름이다.

홀어머니 차부심(이정은)은 등산모임에서 수시로 남자친구를 갈아치우는가 하면 아직도 딸을 앞장세워 자신의 값어치를 증명하려 할 정도로 철딱서니가 없으니 환경은 최악이다.

마린 역시 정상이나 평범함에서 벗어나있기는 마찬가지. 예전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친구 이건숙(김예원)이 마이리츠 김용진(백현진) 상무와 결혼하는데 기념사진을 유명 작가가 찍는다니까 그 작가에게 들러붙기 위해 굴욕을 감수하면서 들러리를 자처할 정도로 자존감이 떨어진다.

술을 마시면 그녀의 ‘진상모드’는 극에 달한다. 알코올이 몸에 들어가는 순간 통제력을 잃고 인사불성이 되도록 퍼마신 뒤 주변 사람들에게 있는 ‘진상’, 없는 ‘진상’ 다 떨고는 아무데서나 곯아떨어진다.

그런 그녀를 소준이 자꾸 따라다니는 이유는 오로지 자신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밝혀냄으로써 그것을 피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마린은 소준이 자기에게 호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착각해 미리 ‘김칫국’을 마신다.

이런 순수함과 푼수기가 공존하는 캐릭터는 시청자가 숱하게 봐왔고, 최근 ‘푸른 바다의 전설’을 통해서도 거듭 경험했다. 그런데 신민아의 ‘진상’은 격이 다르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야 전지현과 신민아 중 어느 누가 앞선다고 우열을 가리는 게 쉽진 않지만 전지현의 인어가 입에 케이크를 묻힌 게 억지스러웠다면 헝클어진 머리로 숙취에 시달리며 전날의 주사와 객기를 후회하는 마린과 신민아는 일란성쌍둥이다.

밥순이는 마린의 인생에서 지울 수 없는 주홍글씨이자 도약을 제약하는 굴레다. 자신은 그냥 조용하고 평범하게 살고 싶지만 그런 소소한 희망마저도 번번이 장애물에 가로막혀 괴로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변사람들은 그녀를 가만히 놔두지 않고 계속해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다.

이는 연예계의 현실과 서민의 애로사항을 교묘하게 접목한 설정이다. 스타는 영원하지 않다. 그건 곧 한시적 지위를 의미할 따름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실상 명예와 클래스는 자본이 뒤따라주지 않는 한 무의미하다는 냉혹한 현실을 은유한다.

드라마가 타임슬립을 중요한 소재로 내세운 것과도 연결된다. 소준은 로또 1등 당첨번호를 알려달라는 친구 강기둥(강기둥)에게 “다른 사람의 미래에 개입하면 안 된다”고 말하면서도 트럭에 치여 죽을 뻔한 마린을 살린 뒤 자신의 미래를 바꾸려 한다.

이 아이러니는 마린에게도 적용된다. 소준은 미래를 바꾸려 질서를 무너뜨리지만 마린은 과거를 바꾸거나 지우고 싶어 한다. 그녀가 허무는 질서는 소준과 달리 기껏해야 취업을 위한 ‘낙하산’ 수준이다.

화려한 과거가 오히려 괴롭고 후회스러운 현재의 ‘취준생’ 마린과, 어렵던 과거를 딛고 풍족한 부자가 됐지만 3년 뒤 죽을 운명에 처한 소준은 이렇게 서로 정반대의 대립된 데칼코마니로 다른 미래를 음모하거나 꿈꾼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진에 전문적으로 빠져들고픈 마린의 꿈은 그렇게 무모한 치기도, 허황된 사치도 아니다. 취미를 직업으로 갖고 싶은 게 인생의 낭비는 아니지 않은가? 그게 재벌도 아니고, 대통령도 아니며, 대단한 예술가도 아닌, 단지 전문직일 따름인데. 오히려 미래를 보고 부동산 투자로 떼돈을 번 소준의 성공이 비현실적인 것이고, 비리라면 비리다.

현실이 어찌됐건 마린은 희망을 품고 살아간다. 아직 해야 할, 하고 싶은 일들이 많다. 상대적으로 소준은 무미건조하다. 친구들의 술자리에 억지로 뒤늦게 나타나 신용카드를 던질 뿐, 사무실의 산더미처럼 쌓인 결제서류에도 관심이 없을 뿐, 즐기거나 뭔가를 추구하는 게 아니라 그냥 미래를 오가는 ‘흥미’에 빠져있을 따름이다.

여자 사진작가가 소준을 보고 훌륭한 새 모델을 발견했다고 호들갑을 떨지만 정작 그는 세상만사에 무관심하다. 주인공이어야 할 소준은 매우 평면적인 인물이고, 산만하고 어리숙하며 부족한 것투성이의 마린은 오히려 입체적이다.

이런 심각한 소재와 주제를 담은, 가벼운 로맨틱코미디와 다소 무거운 미스터리 스릴러의 접목이란 어려운 설정을 편하고 재미있게 만드는 일등공신이 신민아란 게 중요하다. 마린은 지금까지 시청자가 봐온 영화 ‘화산고’의 ‘발연기자’도 아니고,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의 사랑스러운 이상형도 아니며, 각종 CF를 통해 조작된 ‘여신’의 판타지도 아니다. 그냥 보다 더 정상적으로 살고픈 서른한 살의 이 땅의 취업 혹은 ‘취집’을 꿈꾸는 처녀일 따름이다.

소준은 미래로 가기 위해선 남영역에서 서울역 방향 지하철을, 현재로 되돌아오기 위해선 서울역에서 남영역 방향 지하철을 각각 탄다. 이 설정에도 연유가 있을 것이고, 벌써부터 대립각을 세우는 소준과 용진 사이에도 사건이 발생할 것이다.

소준과 마린의 만남과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 혹은 스릴러가 ‘도깨비’의 김신과 은탁, 혹은 저승사자와 김선의 기구한 운명만큼 절묘하게 펼쳐질 것의 바람은 무리가 아닐 것이다. 선배 시간여행자 역시 허투루 등장한 게 아니며, 소준의 죽마고우인 신세영(박주희)이 소준과 마린 사이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아직 이 드라마와 신민아에 대한 기대를 가져도 될 이유는 많다./osenstar@osen.co.kr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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