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무엇이든 '드림'"..고수의 눈물X설경구의 반전X박유천의 웃음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2.15 17: 30

 언론시사회 내내 자신이 한 연기와 작품의 내용에 빠져 끝날 때까지 눈물을 멈추지 않았다는 고수, 예상치 못한 반전 인물로서 긴장의 끈을 놓치 않게 활력을 불어넣은 설경구, 그리고 현재 공식적인 활동은 하고 있지 않지만 코믹연기를 선보이며 웃음을 안긴 박유천까지. 세 남자의 열연이 영화 ‘루시드 드림’(감독 김준성)의 보는 재미를 높인다.
15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루시드 드림’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돼 주연을 맡은 배우 고수, 설경구, 강혜정, 감독 김준성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생각과 촬영 에피소드 등 다양한 경험담을 풀어놨다. 그러나 이날 박유천은 참석하지 않았다.
정신과 의사 소현을 연기한 강혜정은 이날 마이크를 잡자마자 “고수 씨가 영화를 보는 내내 우시더라”고 밝히며 “제가 눈물을 닦으라고 남자에게 티슈를 건넸던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강혜정이 스마트한 의사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숏 커트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고수는 이 영화에서 아들을 잃어버린 탐사보도 전문기자 대호 역을 맡아 뜨거운 부성애를 발휘한다. 무엇보다 2015년 4월 딸을 얻어 아이를 키우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에 한층 집중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루시드 드림'은 한국영화 최초로 스스로 자각한 채 꿈을 꾸는 현상인 ‘루시드 드림’을 소재로 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흔히 자각몽이라 일컫는 루시드 드림은 꿈을 꾸는 중에 꿈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혹은 처음부터 꿈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채 꿈을 꾸는 자신을 컨트롤하는 것을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루시드 드림을 경험한 적이 있고, 국내를 넘어 외국에서도 오랜 기간 동안 자각몽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영화 ‘루시드 드림’은 공유몽, 디스맨 등 다양한 특성을 활용해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다차원적인 스릴과 재미를 선사한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고수는 “사실 루시드 드림이라는 소재 자체가 영화화한다는 게 굉장히 신선했고 꿈을 화면에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해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털어놨다. 그가 작품을 소화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아들을 잃어버리고나서 3년이라는 시간동안 아빠의 슬픔과 허탈감을 표현하는 것. 이에 인물의 극적인 심리는 물론 외적인 변화를 주기 위해 치중했다고 밝혔다.
고수는 초반 평범한 가장이자, 기자답게 통통하게 살이 오른 모습이지만 아들을 잃고 난 후로 3년이라는 긴 시간을 표현하기 위해 10kg이상 다이어트를 시도했다. 한 작품을 하며 몸무게를 늘리고 줄이기 쉽지 않았을 터. 하지만 대호 캐릭터의 진심을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었다.
김준성 감독은, 작품의 주요 캐릭터인 일명 ‘디스맨’ 역을 맡은 박유천의 출연이 자칫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음에도 편집하지 않았다. 물론 디스맨을 걷어내면 극을 이해하는 데 장애가 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이기에 그럴 수도 없었을 터이다.
디스맨은 시크한 블랙 슈트차림으로 카리스마를 발산하다가도, 편안한 트레이닝 차림으로 소탈한 면모를, 더불어 나름의 유머를 발휘하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박유천을 캐스팅한 김 감독은 “박유천 씨가 디스맨 캐릭터를 잘 이해했고 연기적으로도 훌륭하게 소화했다”고 칭찬했다.
여러 사람이 동시에 하나의 꿈을 꾸는 공유몽은 작품 전체의 클라이맥스로서, 비주얼과 액션을 담당한다. 하나의 꿈을 설계하는 대호와 방섭, 소현의 의기투합은 신선한 스토리의 흐름을 보여주며 한 순간도 놓칠 수 없는 긴장을 선사한다. 그리고 대호와 방섭이 벌이는 처절한 사투와 치열한 추격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할 정도로 기대 이상이다.
무엇보다 설경구는 대호를 돕는 형사 방섭 역을 맡아 자신이 돋보이지 않게, 힘을 뺀 연기로 ‘루시드 드림’의 큰 축을 담당했다. 초반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만섭에게 놀라운 반전이 숨겨 있어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
설경구는 이날 “오늘 영화를 처음 봤는데 고수 씨가 굉장히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강혜정 씨도 루시드 드림이라는 소재를 설명해야 하는 캐릭터인 만큼 역할을 잘 소화했다”고 후배들의 연기를 칭찬했다. 개봉은 2월 22일./ purplish@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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