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com이 추적한 '23세 이하 선수 토미 존 수술 사례'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2.16 16: 09

[OSEN=최익래 인턴기자] 야구팬들에게 너무도 익숙해진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수술). 이 수술을 받는 선수들의 이름이 매년 꾸준히 보도되면서 자연스레 그 경각심도 줄어들었다. 그렇다면 토미 존 수술은 정말 투수들의 성공적 복귀를 보장하는 '특효약'일까?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6일(이하 한국시간) 토미 존 수술 관련 칼럼을 게재했다. 알렉스 레이에스(23·세인트루이스)가 이 수술을 받기로 결정하면서 재조명한 것이다. 지난해 데뷔한 레이에스는 12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1.57을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이 매체는 "요즘에는 토미 존 수술이 마치 치아교정이나 대장 내시경처럼 쉽게 여겨진다. 젊은 선수들이 이 수술을 받는다면 늘 '성공적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평가가 따른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어쩌면 이런 생각들은 스스로를 속이는 것일지 모른다"고 안일함을 경계했다.

토미 존 수술로 정평이 난 LA 조브 클리닉은 "2014년 기준으로 수술 완치 가능성은 95% 이상이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존 스몰츠, 팀 허드슨처럼 선수 생활 중반에 이 수술을 받은 선수들이 복귀 후에도 좋은 모습을 보인 사례도 충분하다.
하지만 이는 반만 맞은 얘기다. 클레이튼 커쇼부터 맥스 슈어저까지. 지난 6년간 양 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명단에 토미 존 수술을 받은 이는 없다. 사이영상은 못받았어도 리그를 지배했다고 평가받는 매디슨 범가너, 크리스 세일 등도 이 수술 이력이 없다.
바꿔 말하면, 토미 존 수술을 받은 선수들이 복귀에 성공해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경우는 흔해도 리그 최정상 반열에는 오르지 못했다는 의미다.
MLB.com은 23세 이하의 젊은 나이에 토미 존 수술을 받은 선수들의 복귀 후 모습을 추적했다. 이 중 유의미한 사례로 남을 이들을 추려 분석해봤다. 이를 통해 귀납적으로 레이에스의 수술 후 행보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대런 드라이포트 – 23세 시즌(1994년)
대학시절부터 빼어난 기량을 뽐냈고 1993년 드래프트에서 마이너리그를 거치지 않는 조건으로 LA 다저스에 입단했다. 그는 2년차 시즌에 토미 존 수술을 받아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좀처럼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던 그는 1999시즌부터 2년간 10승 고지를 넘었다. 2000시즌을 마친 그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다저스는 어린 나이와 잠재력을 이유로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5년 5500만 달러의 계약을 안겨줬다. 당시 기준으로 꽤 높은 금액. 하지만 계약 후 4년 중 세 시즌만 뛰며 '먹튀'로 전락했다.
▲에릭 가니에 – 21세 시즌(1996년)
마이너리그에서 뛰며 유명세와 거리가 멀었던 시절에 이 수술을 받았다. 자연히 성공적 재활 유무에 관심을 기울인 이도 많지 않았다. 다저스는 당초 가니에를 선발투수 후보로 점찍었다. 복귀 이후에도 마이너리그에서도 꾸준히 선발 기회를 얻었지만 결국 불펜전환을 결정했다.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가니에는 2003년 구원투수로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물론, 세인트루이스는 레이에스가 불펜투수로 보직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것이다.
▲케리 우드 – 22세 시즌 (1999년)
데뷔 시즌이던 1998년 26경기에서 13승6패,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올랐다. 하지만 이듬해 곧바로 토미존 수술을 결정했고 레이에스가 반길만한 사례를 남겼다. 2000시즌 복귀해 예열을 끝낸 그는 2001년부터 3년 연속 10승 이상-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2003년에는 탈삼진 리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더스틴 맥고완 – 23세 시즌(2004년)
레이에스에게는 무서운 비교대상. 200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토론토 1순위(전체 33순위)로 지명됐다. 입단 4년차만에 토미 존 수술을 받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맥고완에게는 기대의 시선이 가득했다. 수술 이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지난해까지 9년간 10승을 딱 한 번(2007년 12승) 돌파했다. 통산 성적은 227경기 27승32패, 평균자책점 4.46. 엉망으로 망가지지는 않았지만 리그 최고 유망주 중 한명으로 꼽히던 기대치에 비해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조던 짐머맨 – 23세 시즌(2009년)
수술 시점이 레이에스와 가장 유사한 사례. 2009년 데뷔한 짐머맨은 시즌 중반까지 16경기에서 3승5패, 평균자책점 4.63으로 눈도장을 받았다. 그러나 토미 존 수술을 결정했고 약 1년 뒤인 2010년 바로 복귀했다. 2012년 12승으로 데뷔 첫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그는 2013시즌 19승을 기록하는 등 2015년까지 쭉 10승 고지를 넘었다. 그는 2015시즌이 끝나고 디트로이트와 5년 1억1000만 달러의 FA계약을 맺었다. 토미 존 수술을 받은 투수가 1억 달러 계약을 맺은 첫 번째 선수로 남게 됐다.
▲스테판 스트라스버그 – 23세 시즌(2011년)
토미 존 수술로 가장 논란이 많았던 선수. 2009년 전체 1순위로 워싱턴 유니폼을 입은 스트라스버그는 이듬해 데뷔전에서 7이닝 14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혜성처럼 떠올랐다. 빛은 이내 잦아들었다. 시즌 중반 토미 존 수술을 결정한 탓. 2012시즌 복귀한 스트라스버그는 15승으로 모습을 어느 정도 되찾았다. 그러나 2013년 8승, 2014년 14승, 2015년 11승으로 다소 들쭉날쭉했다. 워싱턴은 지난해 그에게 7년간 1억7500만 달러(약 2049억원) 계약을 안겨줬다. 토미 존 수술을 받은 투수 중 역대 최고액이다.
이처럼 토미 존 수술의 예후는 천차만별이다. 레이예스가 복귀 후 리그 최정상급 투수가 될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아니다. MLB.com은 한 트레이너에게 "토미 존 수술에서 성공적으로 복귀하는 확실한 방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돌아온 답변은 어쩌면 토미 존 수술 경과에 대한 가장 훌륭한 답일 수도 있다.
"그런 것은 없다." /ing@osen.co.kr
[사진] 레이에스-우드-스트라스버그(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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