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스토리]횟집의 잡어와 막어…KIA 캠프는 개그콘서트?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02.20 09: 30

"즐겁게 훈련하고 있다".
KIA 내야수 김선빈과 안치홍에게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는 3년만이다. 2015년과 2016년 군복무로 각각 상무와 경찰청에서 뛰느라 자리를 비웠다. 그 사이에 팀은 많이 바뀌었다. 김선빈은 "분위기가 활력이 넘친다. 선수들이 스스로 판단해 자율적으로 훈련한다. 힘은 들지만 웃으면서 즐겁게 훈련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선빈이 말하는 '웃음'은 KIA 캠프의 분위기를 말해주는 핵심적인 요소이다. 해외에서 한 달 넘게 집단적인 전지훈련을 하다보면 스트레스가 쌓일 수 밖에 없다. 시간이 지나면 훈련 효과도 낮아진다. 시간을 들여 훈련은 하지만 효율성이 없다. 그러나 바로 웃음이라는 묘약은 힘을 분출시키고 분위기를 바꾸어준다.  

그 웃음을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코치들이 안겨주기 위해 노력한다. 얼마전에는 '회' 이야기로 선수들의 웃음보를 터트렸다. 김민호 수비코치가 큰 소리로 "수비코치인 내가 횟집가면 가장 좋아하는 회가 무엇인지 아십니까"라고 묻고는 선수들이 답을 못내놓자 "바로 '막어!' 입니다"는 아재 개그를 펼쳤다. 수비수라면 타구를 일단 막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김기태 감독도 뒤지지 않는 아재 개그 소질이 있다. 김코치의 이야기를 듣고는 그는 "그러면 감독인 내가 횟집가서 시키는 회가 무엇입니까"라고 묻고는 "바로 '잡어!' '라고 맞불을 놓았다. 실수없이 타구를 잘 잡아야 한다는 의미였다.  사실 웃기는 아재 개그이지만 내면에는 수비에 대한 중요성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김기태 감독과 조계현 수석코치, 김민호 수비 코치는 기발한 훈련기법은 물론 순간 순간 재치 넘치는 개그로 웃음을 안겨준다. 훈련 도중 선수들에게 질문도 많이 하고 웃기는 이야기로 분위기를 활기차게 만든다. 개그 소재를 찾거나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책도 많이 읽는다.
KIA 훈련시스템은 쉬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대단히 집중적이다. 다른 팀에 비해 시간은 적은 것 같지만 실제로 훈련량은 소화하기가 녹록치않다. 그래서 웃음이 필요한 것이다. 김 감독은 "즐겁고 재미있어야 훈련도 효과가 높다"고 말한다. 때때로 개그콘서트를 방불케하는 장면은 그냥 나오는 것은 아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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