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라이브] ‘마지막 준비’ 이승엽, “은퇴 최적기, 지금도 행복+감사”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7.02.21 06: 12

“이제 제 마음은 누구도 돌릴 수 없다. 은퇴하기에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국민 타자’ 이승엽(41, 삼성 라이온즈)이 선수로서 마지막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이승엽은 지난 2015년 말 삼성과 2년 36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동시에 2년의 계약이 끝나면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어느덧 그 마지막 시즌이 왔다. 야구계, 팬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클 수밖에 없다. 단순히 한 팀의 스타가 아닌, 한국 야구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타자의 마지막 준비이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아름다운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 선수로서 마지막 캠프다. 이승엽은 최고참으로서 솔선수범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에게 직접 공을 던져주고 조언도 해준다. 25일부터는 실전에 나설 예정. 또한 이승엽은 지난 18일 나하 셀룰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 선수단과 동행했다. 옛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기 위함이었다.

이승엽은 이제 감독이 된 다카하시 요시노부를 비롯해 아베 신노스케, 사카모토 하야토, 초노 히사요시 등과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승엽은 “요미우리 시절에 좋은 점도 있었지만 힘든 점도 많았다. 이번에 가니 좋았을 때 생각밖에 안 났다. 기분이 좋았다. 이전에 하와이에서 우연히 다카하시 감독을 만났다. 경기가 잡혀있으니 꼭 오라고 해서 가겠다고 했었다. 반가웠다”라고 말했다.
이승엽은 “1경기도 굉장히 아까운 시간”이라고 말한다. 팬들도 마찬가지다. 소속팀 삼성이 가을 야구를 하고 이승엽이 더 긴 시간 선수로 남을 수 있길 바란다. 이승엽은 “많은 생각을 한다. 누워 있으면 생각도 많이 하게 된다. 어떻게 떠나야 좋은 이별이 될까라고 생각한다”라면서 “팀이 예전 같았으면 1위, 우승이 목표라고 하겠지만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개인적인 바람은 대구의 새 야구장에서 플레이오프를 해보고 싶다. 그러면 마음 편하게 떠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고 타자의 은퇴식이기에 큰 기대를 모은다. 그러나 이승엽은 주위의 시선을 많이 신경 쓰는 편이다. 그는 “은퇴식이 너무 거창해지거나 팀에 악영향을 미친다면 저는 그냥 그만둘 것이다. 야구는 단체 종목이다. 팀 선수들이 동요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팀에 중요한 시기가 온다면 충분히 은퇴식을 안 하는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 은퇴식 나중에라도 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승엽에게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끊임없이 따라 붙고 있다. 관심도 커진 상황. 이승엽은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이제 못 돌아오겠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너무 많이 (마지막이란 이야기)듣고 있다. 이전보다 더 스타가 된 기분이다. 많이 바빠지는 것 같다. 어차피 혼자 결정했고 마음이 너무 확고해서 누구도 마음을 돌릴 수 없다”라고 했다.
이어 이승엽은 “올 시즌이 끝나고 떠나는 게 늦었다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최적기인 것 같다. 부상 없이 안전하게 떠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줬으면 좋겠다. 사실 42세까지 야구를 하는 선수들이 많지 않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길게 했다. 지금도 행복하고 감사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메이저리그의 사례처럼 이승엽의 ‘은퇴 투어’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10구단이 논의를 하면서 그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이승엽은 “사무총장님께서 언론을 통해 말씀을 해주셨다. 개인적으로 너무 감사했다. 만약 그렇게 되고 경기가 끝난 후 홈 베이스에서 양쪽으로 인사를 드를 기회가 생기면 저에게도 정말 뜻 깊은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너무 길게 할 필요도 없이 목례를 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은퇴를 앞둔 시즌이라고 안일할 생각은 없다. 이승엽은 ‘이탈하지 않고 1군에서 뛰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는 “시즌이 시작해서 마칠 때 까지 한 번도 이탈하지 않고 1군에서 뛰는 게 목표다. 한 번이라도 1군에서 제외되면 144경기가 134경기로 줄어든다. 제게는 굉장히 아까운 시간이다. 따라서 1군에서 많은 시간을 뛰고 싶다”고 밝혔다. /krsumin@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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