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강정호 MLB 경력, 3월 3일 결정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2.23 06: 00

“깊은 반성”을 이야기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강정호의 2017년, 아니 메이저리그(MLB) 경력이 오는 3월 3일 법원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은 22일 음주운전사고(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및 사고 후 미조치)를 낸 강정호와 당시 동승했던 중학교 동창 유모씨의 정식 재판을 열고 심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강정호와 유씨는 범죄 사실을 모두 인정했으며, 오는 3월 3일 오전 10시 선고 공판이 열린다. 1일이 3·1절 휴일이라 선고 공판 일정이 다소 밀렸다. 하루가 아까운 강정호로서는 이 또한 악재이나 지금은 그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강정호는 최후 진술에서 “이번 사건으로 인해 마음고생을 많이 하면서 큰 잘못을 했다는 것을 뉘우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회를 다시 한 번 주신다면 더 모범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변호인도 “정식재판에 회부돼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해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벌금형이 아니라면 메이저리거로서 선수 생명의 위기를 맞이한다”고 읍소했다.

검찰은 강정호에 대한 당초 구형(벌금 1500만 원)을 그대로 유지했다. 사실상 강정호에 대한 ‘선처’라는 게 전반적인 의견이다. 강정호 측도 이번 재판에서 여러 참고 자료를 제출하며 재판부의 마음을 돌리려 애를 썼다. 여기에는 앞으로의 계획서, 그간의 사회공헌활동, 원만한 합의 내용, 야구선수로서의 국위 선양 증명 등이 포함됐다. 다만 법원이 양형을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정식 재판을 연 만큼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직 예단할 수 없다.
강정호로서는 벌금형으로 이번 사태의 법적인 문제가 끝나는 것이 가장 좋다. 현재로서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다. 그러나 벌금형 이상, 즉 집행유예 이상의 실형이 선고될 경우는 선수생활의 위기가 찾아올 수밖에 없다. 취업비자 발급을 비롯한 여러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주한미국대사관은 강정호의 비자 발급을 유보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강정호 측은 비자 신청 당시 이번 사태가 약식기소로 끝날 것이라는 가정을 했으나 실제로는 정식 재판에 회부됐다. 대사관 측은 이를 ‘허위 진술’로 가정하고 명확한 해명을 요구할 수 있다. 이 절차가 해결되지 않으면 비자 발급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비자가 없으면 제 아무리 메이저리거라고 해도 선수로서의 활동은 불가능하다.
이날 재판에서 강정호 측 변호인이 비자 문제를 언급한 것도 이런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판부의 판결문에 대사관 측에 설명이 가능한 조문을 기대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벌금형 이상이 확정되면 출국에 애를 먹을 수 있다. 스프링캠프 참가는 고사하고, 올 시즌 전체적인 전망도 어두워지는 셈이다. 이는 강정호의 MLB 경력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강정호는 현재 누나의 집에 거주하며 개인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아무리 팀 내 입지가 확고한 선수라고 해도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한 것은 그 자체로도 타격이다. 미국에 가도 알코올 재활 클리닉에 참가해야 하는 등 산 넘어 산이다. 그 사이 팀은 강정호 없는 시즌 초반을 준비하고 있다. 음주운전이라는 잘못된 판단이 두고두고 자신의 발목을 잡는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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