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타는 김성근, "마지막 외인, 작년처럼 될까 걱정"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2.23 06: 02

"작년에도 이렇게 기다렸는데…".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한화 김성근(75) 감독은 요즘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감기 기운이 좀체 떨어지지 않는 데다 전력 구상으로 머리가 복잡한 까닭이다. 특히 투수진의 마지막 퍼즐이 될 외인 투수 한 자리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지만 기약이 없어 속이 탄다. 
김성근 감독은 "캠프에선 시간이 금방 간다.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질 않는다"며 "마지막 외인 투수는 구단에 맡겨 놓고 기다리기만 할 뿐이다. 어떤 선수가 올지 모르겠다. 작년이랑 똑같은 과정이 되는 게 아닐까 싶어서 걱정된다. 작년에도 이렇게 기다렸는데…"라고 답답해했다. 

지난해 한화는 에스밀 로저스와 일찌감치 재계약을 했지만 남은 투수를 찾느라 애를 먹었다. 스프링캠프 기간 듀엔트 히스를 테스트했지만 불합격 판정을 내렸고, 결국 3월15일 시범경기 기간에 일본 독립리그 소속이었던 알렉스 마에스트리와 옵션 포함 5000만엔에 계약했다. 외인선수 중 최저 몸값이었다. 
김 감독은 "작년 이맘때에는 로저스가 (팔꿈치가) 아파서 볼을 못 던지는 상태였다. 당장 던질 수 있는 투수 한 명이 급했다"며 "어쩔 수 없이 내가 직접 일본 쪽에 알아봤다. 처음부터 마에스트리는 다음을 생각하고 데려왔는데 뒤에 온 선수들이 잘되지 않았다. 올해도 작년이랑 비슷한 과정이다"고 걱정했다. 
마에스트리는 9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9.42로 기대이하 성적을 남기며 6월을 넘기지 못하고 짐을 쌌다. 로저스마저 팔꿈치 인대손상으로 수술을 결정하며 웨이버 공시됐다. 대체로 데려온 파비오 카스티요와 에릭 서캠프 모두 아쉬운 성적을 거뒀고, 한화 외인 투수 4명의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은 1.67로 최대 흉작을 거둔 삼성(0.30) 다음으로 낮았다. 
한화는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 거물 알렉시 오간도를 180만 달러에 영입하는 쾌거를 이뤘지만, 나머지 한 명이 좀처럼 구해지지 않는다. 이달 초에는 영입 마무리 단계였던 좌완 투수가 가족문제를 이유로 돌연 포기하는 악재도 있었다. 한화 구단은 대체 후보로 또 다른 좌완 투수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1차 오키나와 캠프가 끝나기 전 합류는 어려워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내달부터 실전 투구에 들어가는 로저스의 복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7월 팔꿈치 수술 이후 7개월이 지난 로저스는 빠른 속도로 회복, 불펜 투구 단계까지 무리없이 왔다. 그러나 김 감독은 혹시 모를 팔꿈치 통증 재발과 팀 케미스트리 문제를 이유로 로저스 복귀를 반기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외인 영입은 내가 터치할 수 없다. 구단 의지에 달린 것이다.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오매불망 마지막 외인을 기다리는 김 감독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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