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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섭의 FL 트윗] 박병호의 '로드 투 미네소타'...해답은 찾았다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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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포트 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 한용섭 기자] "Road to Minnesota Twins begins here."(미네소타 트윈스로 가는 길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23일(이하 한국시간) 미네소타 트윈스의 스프링캠프지인 플로리다 포트마이어스의 컨트리링크 스포츠 콤플렉스에 도착하자 한 눈에 들어오는 글귀다.

2월초 지명 할당 조치를 통해 마이너리그로 소속이 바뀐 박병호(31, 로체스터)의 처지에 딱 맞는 말처럼 느껴졌다. 초청 선수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그는 처음부터 시작이다.

이날 포트 마이어스에는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근래 좀처럼 내리지 않았던 갑작스런 비로 인해 미네소타는 실내 연습장에서 훈련했다.

실내 공간이라곤 배팅 케이지(4자리), 불펜(4자리, 그마저도 2자리는 비에 노출) 뿐이었다. 오전 9시가 조금 지나가 건장한 체구의 선수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좁은 공간에 옹기종기 모여 이날 훈련 미팅부터 시작했다.

미팅을 마치고 잠시 클럽하우스로 돌아가던 박병호는 환한 웃음으로 취재진을 반겼다. 그는 "비 오면 선수들은 신났다. 훈련을 짧게 하고 일찍 끝낸다. 오늘은 11시반이면 끝날 것 같다"며 "수술 받은 손등을 비롯해 아픈 곳은 전혀 없다. 라이브 배팅을 시작하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진의 이유를 잘 알고 해결책은 찾았다. 타이밍 싸움이다. 박병호는 "조금씩 빠른 히팅 타이밍을 잡고 연습하고 있다. 95마일(153km)이든 90마일(148km)이든 타이밍이 맞아야 친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꿈을 갖고 미국에 왔다. 끝까지 도전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베이스러닝 미팅이 첫 훈련. 비가 와서 선수들은 실내 훈련장 바닥에 앉아서, 코치의 장황한 설명을 30분 가까이 들었다. 실제 그라운드에서 투수, 수비수, 주자가 서로 견제하고 뛰면서 해야 할 것을 말로 설명 듣고 있자니 답답해 보였다. 그래도 궂은 날씨에도 스프링캠프를 찾아온 팬들은 선수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좋은 듯 했다. 

베이스러닝에 이어 야수들은 배팅 훈련으로 이날 훈련은 끝이다. 박병호는 3가지 종류의 공을 쳤다. 배팅볼 기계에서 나오는 공을 치고, 코치가 근거리에서 던져주는 토스 배팅 그리고 라이브 배팅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배팅볼 기계에서는 변화구, 체인지업만이 튀어나왔다. 토스 배팅으로 정확한 타이밍 감각을 몸에 익힌 다음, 불펜 마운드에 선 펠릭스 조지(마이너리거, 초청 선수) 상대로 라이브 배팅을 실시했다. 조지의 공이 볼이 많아서 제대로 방망이를 휘두르는 장면은 몇 번 없었다. 3종류를 몇 차례 돌아가며 치고 나면 끝.

미네소타 팬들은 여전히 박병호를 찾았다. 훈련이 끝나자 대여섯 명의 팬이 달려와 실내 연습장 철조망 사이로 공과 야구카드를 내밀어 사인을 요청했다. 

마이너리그 선수가 된 박병호를 만나기 앞서 다소 걱정을 했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박병호의 표정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오히려 먼저 취재진을 알아보고 웃으며 인사해 왔다. 괜한 걱정이었다. 아는 사람을 보면 먼저 인사 건네는 그의 품성은 비록 처지가 달라졌다고 해도 변하지는 않았다.

박병호는 "힘들다고 티 낼 것도 아니고, 초청 선수들 모두 밝은 표정들이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더라도 내가 지난 겨울 부족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 연습한 것들을 보여주면 된다"는 말에서 자신감도 엿보였다.

마침 훈련이 끝날 즈음 빗줄기가 멈췄다.  박병호가 야구장을 떠날 때에는 먹구름이 물러가고 뜨거운 햇빛이 다시 내리쬤다. 박병호의 앞날이 그렇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orange@osen.co.kr

[사진] 포트 마이어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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