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교차' 이승훈-이상화, 나란히 평창을 응시하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02.25 05: 00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서 희비가 엇갈린 '빙속 간판' 이상화(28, 스포츠토토)와 이승훈(29, 대한항공)이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둘은 지난 24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옆나라 일본에서 열린 동계아시안게임을 마친 뒤였다. 2010 밴쿠버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서 역사를 썼던 둘은 이번 대회서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장거리 간판 이승훈은 5000m, 10000m, 팀추월, 매스스타트 등 출전한 모든 종목에서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동계아시안게임 4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개수도 7개로 늘리며 안현수(5개)를 넘어 한국인 최다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부상 악재를 넘은 금빛 질주였기에 더 값진 성과였다. 이승훈은 불과 열흘 전 열린 종목별 세계선수권 팀추월 도중 부상을 입어 정강이 부위 8바늘을 꿰맸다. 보란 듯이 부상을 극복하고 4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상화는 마음껏 웃지 못했다. 종아리 부상을 안고 나선 주종목 500m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1000m에선 4위에 머물렀다.
아시안게임의 결과는 달랐지만 둘은 이제 나란히 평창을 응시하고 있다. 이승훈은 "부상 때문에 아시안게임 출전을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출전 자체가 기뻤는데 좋은 성적을 거둬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평창에서도 4종목에 출전해 모두 메달을 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왕이면 금메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상화는 씩씩했다. 2위 자리가 어색한 그였지만 마음은 편안한 듯했다. "이 자리가 좋은 위치다. 그동안 올림픽을 3번 출전하면서 힘들고 떨렸다. 지금은 이 위치에서 편안하게 준비하겠다."
이상화는 "올 시즌이 제일 힘들었다. 부상도 있고,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였다. 그래도 좋게 마무리해서 뿌듯하다. 중요한 대회는 내년이다. 평창을 생각하며 다시 리셋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경험을 하면서 생각이 더 많아졌다. 올림픽을 앞두고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등 큰 대회를 잘 마무리했다"며 "정말 중요한 건 내년이다. 내년을 대비해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한국 빙속을 대표하는 이상화와 이승훈이 평창에서 금빛 레이스를 준비하고 있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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