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이라는 '터치 스크린', 안전에도 최첨단일까?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03.02 11: 46

#2000년대 초반 미국에서 생활할 때 부득이하게 차가 필요했다. 당시 먼 거리를 가려면 구글링을 통해 지도를 뽑았다. 그 지도를 통해 2000km이 넘는 거리를 이동했다. 그래도 별 문제는 없었다. 길이 크게 복잡하지 않고 편리한 주소구조 때문에 운전은 부담이 없었다. 당시 자동차는 20년이 넘은 플리머스 레이저(미쓰비시 이클립스)였다. 다만 안전벨트는 자동이었다. 안전이 최우선이었다.
더 버지는 2일(한국시간) 2017 아반떼 스포츠의 시승기를 실었다. 주된 초점은 터치 스크린과 센서 가젯이었다. 과연 터치 스크린이 얼마나 도움이 되고 사용빈도가 높은 지에 대한 독특한 시각이 제시 돼 있다. 최첨단이라는 명분으로 안전에 대한 깊은 고찰 없이 자동차에 사족처럼 적용 되는 사양은 없는 지 고민하고 있었다.
이 매체는 "2017 아반떼는 3.5인지 TFT 단색 디스플레이의 2가지가 포함되어 있다. 디스 플레이는 굉장히 효율적이었다. 내비게이션도 굉장히 좋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의 소프트웨어는 아쉽다. 특히 터치 스크린으로 이용하는 소프트웨어는 특별한 장점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내비게이션과 기본 설정 모드로 돌아가기 위해 터치 스크린을 사용하기 보다는 스크린 하단에 배치 된 물리적 버튼을 사용했다고 적었다. 이유가 간단하다. 물리 버튼이 더 직관적이고 정확했기 때문이다. 스크린 터치를 위해 위험한 장면을 연출하기 보다는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이유였다.
또 더 버지는 카 플레이를 비롯한 음성인식 시스템도 불편함이 있다고 설명했다. 차 성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뉴욕의 복잡하고 거친 도로에서 승차감은 좋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또 운전도 쉬웠고 장시간 이동에도 부담이 없었다고 했다.
더 비지의 시승기는 어느 자동차 기자의 일개 의견이다. 하지만 이 지적이 던지는 메시지는 곱씹어볼만하다.
터치 스크린의 사족(蛇足) 이슈다. 해외에서는 터치 스크린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매립 내비게이션에 의존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자동차 중앙에 위치한 디스플레이는 큰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터치 스크린을 두고 우리나라처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단순히 미국차이기 때문이라서가 아니다. 유독 국내에 도입되는 차량들은 터치 스크린이 있고 없고에 따라 냉정한 평가를 받는다.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BMW 520D(F 10)의 경우에도 높은 가격이지만 터치 스크린이 아니라고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 안전을 위해 조그셔틀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국내 소비자들의 시각은 달랐다. 비단 BMW 뿐만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안전을 위해 해외에서는 당연시 되는 것이 국내에서는 평가절하 되는 경우가 의외로 자주 있다. 더 버지가 터치스크린 보다 물리 버튼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평가를 내린 데에도 이런 배경이 있다. BMW는 안전을 위해 '에어터치' 등을 개발하기도 했다. 
운전의 요체는 안전이다. 안전하려면 복잡해서는 안된다. 물리적인 버튼의 중요성을 다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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