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챔스] 'SKT전 2연패' KT에 주어진 과제, 이제부터 진짜 승부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7.03.09 04: 45

치열하게 선두 경쟁을 하던 이동통신 라이벌 SK텔레콤전 2연패는 분명 뼈아픈 패배였다. 세기의 대결이라 자자하게 칭송 받았지만 '패배'라는 두 글자의 결과는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잃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팀 결성 이후 3개월간 꾸준하게 달려온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고, 개선해야 할 과제도 확인할 수 있었다.
KT는 지난 2일과 5일 '2017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스프링 스플릿 SK텔레콤과 2연전에서 모두 1-2로 패했다. 시즌 전부터 SK텔레콤의 겨냥해 만든 팀이었고, 전문가들도 대등한 결과를 예상했기에 2패라는 결과에 대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분명 KT는 리빌딩 된 시점이 3개월이 조금 넘은 팀이다. '스멥' 송경호 '스코어' 고동빈 '폰' 허원헉 '데프트' 김혁규 '마타' 조세형 등 선수 면면을 살펴보면 슈퍼스타들이 모인 팀이지만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훈련에 돌입했다. 오히려 그 짧은 시간에 2년 연속 세계 최고의 팀으로 불리는 SK텔레콤을 상대로 선전을 했다는 사실은 분명 희망적이다. 

우선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스코어' 고동빈의 존재감은 굉장했다. '앰비션' 강찬용과 함께 LCK 300전 이상 나선 유이한 선수인 고동빈은 LCK 무대에서는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는 LOL 1세대 프로게이머다. 2015시즌 부터 정글러로 포지션을 변경했지만 타고난 게임 감각으로 리그 최정상의 정글러로 활약해왔다. 그의 존재감에 송경호 조세형 등 특급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면서 '슈퍼팀' KT 탄생의 사실상 일등 공신이기도 했다.
SK텔레콤 코칭스태프가 지목된 요주의 인물 답게 SK텔레콤과 2연전서 KT식 '신 탈수기 운영'의 핵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는 사실 중 하나가 KT가 초중반 운영에서는 모두 SK텔레콤 보다 나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SK텔레콤도 중반 이후 KT의 실수로 얻은 승리라고 말할 정도로 고동빈을 중심으로 밀어붙이는 KT의 운영은 위협적이었다.
영리한 초반 설계로 라인전 단계부터 상대 팀의 숨통을 압박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서로의 빈자리를 메워주는 자리 이동과 합류전과 로밍까지 위력적이었다. 시즌 초반 거칠었던 틀의 정형이 완성되고 있음을 SK텔레콤전을 통해 충분히 보여줬다.
그러나 지난달 14일 MVP에 0-2로 패하면서 연승이 끊겼을 때 문제점을 또 노출한 것도 사실. 당시 상대의 꼬은 밴픽에 말려들었지만 KT의 패인을 분석한다면 상대방이 거는 전투를 피하지 않고 다 받아들인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당시 경기 직후 이지훈 KT 감독도 "싸우지 말아야 할 때 싸운 점이 아쉽다"라고 말할 정도 였다.
이 문제점이 SK텔레콤과 2연전에서도 다시 나왔다. A 게임단 코칭스태는 "최강 팀 SK텔레콤을 상대로 KT 만한 경기력이 나오기 쉽지 않다. 정말 잘했다. 그러나 KT는 대체로 초반 라인전 단계의 우위를 중후반까지 이어나가지 못했다. 즉 끝내야 할 때 스노우볼을 더 키우지 못하면서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라고 평했다. B 게임단 코칭스태프도 이 말에 동의했다. "MVP전에서 나왔던 실수가 되풀이 된 기분이 든다. 의도하지 않은 싸움이라도 싸우지 말아야하는 경우가 있는데 맞받아 치다가 손해를 본 것처럼 느껴졌다. 유리한 상황이고, 선수들이 실력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욱'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싸움을 피하지 않다가 손해를 보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C 프로게임단 코칭스태프는 "분명 선수들이 전투적인 건 승부를 빠르게 결정지을 수 있는 긍정적인 경우도 많다. 부정적인 측면을 이야기하면 흔히 '던진다'라는 표현을 쓸 때 처럼 역전을 당할 수도 있고, 경기가 길어질 수 있다"라고 KT가 더 가다듬어야 할 점을 거론했다.
전문가들의 말을 요약해보면 초중반까지 보여줬던 높은 전술 이해도와 조직력이 중반 이후 약해진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는 다른 말로 해석하면 2라운드 이후 포스트시즌에서도 서머시즌에서는 지금 보다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흔히 조직력은 시간이 갈수록 강해지는 측면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역시 KT와 경기서 스탭이 꼬일 때마다 미드 라이너에 힘을 실어주는 선수 기용을 강행했다. 바로 '블랭크' 강선구의 투입이었다.
라이벌 SK텔레콤전 2연패가 아쉽지만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끌어냈다는 건 분명한 소득이다. 이제 KT는 다시 페이스를 끌어올려야 한다. KT는 9일 오후 5시 서울 상암 e스포츠 전용경기장에서 bbq를 상대로 시즌 8승째를 노린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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