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다언] '라라랜드' 뛰어 넘은 바르사, 축구계 대역전극 2위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03.09 09: 37

영화는 기승전결이 있고 인생은 희로애락이 있다. 그러나 모두 갑작스럽게 변하지 않는다. 다만 축구는 달랐다. FC 바르셀로나 주연 파리 생제르망의 경기는 초반부터 '전'이었고 '희'이자 '애'였다.
2017년이 얼마 지나지 않은 가운데 가장 재미있는 이슈는 라라랜드의 해프닝이다. 아카데미 시상식 14개부문 후보에 올랐던 라라랜드는 작품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곧바로 번복됐다.
작품상이 호명되고 수상소감까지 마친 뒤 감격적인 장면을 즐기던 순간, 갑작스럽게 수상이 번복됐다. 사회자는 "죄송합니다. 실수가 있었습니다. '문라이트'가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아카데미 역사상 처음 있는 실수였다. 봉투가 잘못 전달돼 수상작이 바뀌었다. 정치적 이슈를 제외하고 놀라운 일이었다.
그러나 축구계에서는 더욱 강렬한 일이 발생했다. 바르셀로나는 9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16-2017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파리 생제르맹(PSG)과 홈경기서 6-1로 승리를 거뒀다.
1차전 원정경기에서 0-4로 패배했던 바르셀로나는 8강 진출 실패가 유력해 보였지만, 2차전에서의 대승으로 1·2차전 합계 6-5로 앞서 8강 진출 티켓을 따냈다.
기적이다. 전반 2분 30초 기록상에는 3분만에 '전'이 시작됐다. 스토리의 시작을 알리고 갈등을 설명하기전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고조됐다. 지체할 일이 없었다. FC 바르셀로나의 공격은 계속됐고 PSG는 뒤로 물러섰다.
물론 후반 16분 PSG는 에딘손 카바니가 상대에 일격을 가하며 다시 유리한 입장을 차지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는 기적을 만들어 냈다. 후반 45분 수아레스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네이마르가 골로 연결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세르지 로베르토가 아크 정면에서 네이마르의 크로스를 오른발로 밀어 넣으며 이변의 마무리를 일궈냈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차전에서 4골 차로 패한 뒤 2차전에서 승부를 뒤집은 건 바르셀로나가 역사상 처음이다.
종전 기록은 2003-2004 시즌의 8강전으로, 당시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는 AC 밀란에 1차전에서 1-4로 패배하고 2차전에서 4-0으로 승리한 바 있다. 데포르티보의 경우 원정 득점이 큰 힘이 됐지만, 바르셀로나는 원정 득점도 없었다. 새로운 역사를 창조한 바르셀로나의 스토리는 완전히 새로운 장르로의 도전이었다.
한편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이날 경기를 축구계 대 역전극 2위로 올려 놓았다. 팬들의 투표로 결정된 조사에서 1위는 리버풀이 AC 밀란을 넘고 200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이스탄불 기적'이었다. 참고로 3위는 199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UCL 우승이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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