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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호의 야구산책] WBC 탈락이 한국야구에 던진 엄중한 메시지

야구깨나 하는 선수들에게는 한국프로야구는 더 없이 좋은 환경이다. 시장 규모에 비해 FA 몸값은 높다. 작년 12월 FA 양현종이 2년 6억엔을 배팅한 요코하마 입단을 거절했는데 KIA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리고 이면에는 그 정도의 돈은 한국에서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웬만하면 50~60억, 잘하면 100억 원을 받을 수 있는 한국야구는 금맥이다.

돈을 많이 받으면 그만큼의 가치를 발휘해야한다. 그렇치 못하면 '먹튀'라는 비난을 받는다. 그동안 FA 선수들이 그만큼의 가치를 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성공한 FA도 있지만 실패한 FA가 훨씬 많았다. 부진하거나 부상에 빠져 제몫을 못했다. 이번 WBC 한국대표팀의 몰락은 높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에 대한 평가절하로 이어졌다.

투수들은 연일 볼을 던지기 바빴고 타자들의 스윙은 상대 투수들의 공을 견디지 못했다. 당장 "많은 돈을 받는 선수들이 이 정도인가"라는 비아냥이 나왔다. 게다가 투지와 의욕을 찾기 어려웠다. 선수단이 하나로 똘똘 뭉쳤다는 느낌도 없었다. 일련의 부도덕한 사건들까지 투영되면서 배부른 우물안 개구리라는 조롱까지 받았다. 이처럼 국제대회는 잘하면 영웅대접을 받지만 못하면 혹독한 매질이 기다리고 있다.

2006 WBC 4강,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 과정에는 뜨거움이 있었다. 투지도 넘쳤고 선수들은 하나로 뭉쳤다. 이들이 흔들었던 자랑스러운 태극기는 국민들의 자존심을 한껏 치켜올렸다. 프로야구는 이 성과를 바탕으로 인기를 되찾아 발전을 이루었고 10구단 체제까지 만들었다. 이번 대회는 그 뜨거움이 없었기에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다.


처음부터 WBC호는 악재에 시달렸다. 단골 태극선수 정근우 등 발탁 선수들의 줄부상이 이어졌다. 선발투수 등 가장 중요했던 마운드의 힘은 역대 최약체였다. 오승환과 강정호의 발탁과 제외 과정에서도 논란이 벌어졌다. 탄핵 심판 등 국내 정치상황 때문에 팬들의 관심도 높지 않았다. 중계권을 따내지 못한 공중파 방송사들의 철저한 WBC 무시도 한몫을 했다.

대회를 시작하자 경기 운영도 미숙했다. 제대로 볼을 던지지 못하는 투수들 때문에 벌떼 전략도 흔들렸다. 특히 대회의 분수령이었던 첫 상대 이스라엘전 1-1 7회 무사 1루에서 강공책이 병살로 이어졌다. 8회 마운드에 올라온 탓에 최강 소방수 오승환에게 10회까지 부탁하지 못했다. 오승환 다음에 임창용이 나오는 상황까지 벌어지면서 패했다. 날카로움을 자랑했던 과거의 마운드 운용이 뒤죽박죽이었다.

WBC 탈락에서 주어진 과제는 세대교체의 중요성이다. 과거 국제대회에서는 류현진, 윤석민, 박찬호, 서재응 등 뛰어난 선발투수들이 있었기에 영광의 성적을 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선발투수진이 부실했다. 뒤를 이은 불펜투수들도 국제대회 경험 부족까지 겹치며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부진했지만 김태균 이대호의 뒤를 잇는 젊은 강타자들도 나와야한다. 일본대표팀 타선은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야마다 데쓰토(24.야쿠르트), 쓰쓰고 요시토모(26.요코하마), 나카타 쇼(28.니혼햄) 등 젊은 타자들이 타선을 이끌고 있다. 28명의 엔트리 가운데 20명이 20대 선수들로 구성된 젊은 팀이다.

솔직히 새 세대와 새 체제가 필요하지만 한국야구가 당장 이 문제를 풀기는 쉽지 않다. 구조적으로 좋은 투수, 좋은 타자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유소년과 학생 야구시스템까지 문제가 뻗어있다. 저변이 탄탄하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 한국야구가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심각하게 미래를 논의할 시점이다. /OSEN 스포츠비즈국(야구담당)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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