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선의 별’ 장재석(26, 오리온)이 투지를 발휘했다.
고양 오리온은 12일 오후 4시 잠실체육관에서 벌어진 2016-17 KCC 프로농구 6라운드서 홈팀 서울 삼성을 86-79로 잡았다. 32승 18패의 오리온은 단독 2위에 등극했다. 3연패를 당한 삼성(31승 18패)은 3위로 떨어졌다. 오리온은 삼성과 상대전적도 4승 2패로 우위를 점했다. 두 팀이 최종동률이 되더라도 오리온이 2위가 된다.
오리온은 4일 동안 무려 3경기를 치렀다. 더구나 이틀연속 경기였다. 오리온은 시즌막판 잇따라 부상자가 나와 더 어려운 상황이었다. 장재석은 지난 9일 79-82로 패한 kt전에서 발목을 다친 뒤 돌아오지 못했다. 장재석은 11일 전자랜드전 명단서 제외됐다. 삼성전을 앞둔 추일승 감독은 “가뜩이나 일정이 힘들다. 장재석이 다쳐 더 어렵다”며 혀를 찼다.
추일승 감독을 흐뭇하게 만든 일화가 있었다. 추 감독은 “어젯밤에 재석이가 내 방에 찾아와 면담을 요청했다. 무슨 일인가 싶었다. 전자랜드전 명단서 제외했다고 ‘삼성전에서 1분이라도 뛰게 해달라’고 하더라. 아직 점프를 하면 통증이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제자의 투지에 스승도 응답했다. 추 감독은 1쿼터 말부터 오데리언 바셋을 활용하기 위해 장재석을 파트너로 투입했다. 이승현과 장재석으로 막강한 삼성의 골밑에 맞섰다.
장재석은 2쿼터 후반 골밑슛을 올라가는 라틀리프의 슛을 쳐냈다. 이어진 삼성의 공격에서 라틀리프의 공격이 장재석의 파울에 또 막혔다. 쉽게 점수를 주지 않겠다는 장재석의 의지가 돋보였다. 크레익의 점프슛이 불발되자 장재석이 리바운드를 잡았다. 외국선수 두 명이 지킨 삼성 골밑을 상대로 오리온은 밀리지 않았다. 이승현과 장재석의 공이었다.
공격을 시도하던 장재석은 2쿼터 58초를 남기고 크레익을 상대로 파울을 얻었다. 휘슬이 울렸지만 끝까지 공을 림에 넣으며 집중력을 보였던 장재석이다. 그는 얻어낸 자유투 2구 중 1개를 성공했다.
부상자인 장재석이 투혼을 발휘하면서 오리온이 기선을 제압했다. 장재석은 기대치 않았던 점프슛까지 성공했다. 1분만 뛰겠다던 장재석은 15분을 소화하며 3점, 1리바운드, 1블록슛을 기록했다. 기록지에 나타나지 않는 투지가 좋았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지 않느냐”고 했던 추일승 감독의 한마디가 현실이 됐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