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담, 서지연 향해 "꼬마야, 졸업하고 다시 와라" 도발 시작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03.13 07: 50

서예담(24, 파라에스트라 청주)의 도발은 역시나 강하고 독했다.
그녀는 "서지연은 귀엽고 예쁜 고등학생일 뿐이다. 좀 더 공부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방과 후 떡볶이, 순대 등을 먹으면서 친구들과 놀아야 한다. 다시 맘 잡을 수 있도록 고등학교로 보내주겠다. 아, 내 길이 아니구나. 공부나 열심히 해야겠구나란 걸 느끼게 해줄 것"고 말문을 뗐다.
이어 그녀는 "별명이 '케이지 김연아'라고? 얼토당토 않는 말이다. 진심으로 학교생활을 더 즐겼으면 한다. 내 펀치는 前 UFC 헤비급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즈처럼 묵직하다. 서지연은 한 방 맞으면 브록 레스너와 같이 등을 보이고 도망갈 것이다. 꼬마야, 아니 서지연 선수. 고등학교로 돌아가서 더 즐거운 시간 보내고 졸업하면 다시 와라"라고 심기를 건드렸다.

서예담은 오는 18일 서울 강서구 KBS스포츠월드(구 88체육관)에서 열리는 'TFC 14'에 출전해 '케이지 김연아' 서지연(18, 더짐랩)을 상대로 2연승에 도전한다. 둘의 대결은 여성부 -51kg 계약체중매치로 치러진다.
지난해 11월 'TFC 13'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 서예담은 강자 정유진과 맞붙었다. 둘은 경기 전부터 으르렁거렸다. "게거품을 물게 하겠다(서예담)", "버릇을 고쳐 주겠다(정유진)", "'헬로 키티'라는 어울리지 않는 별명부터 바꿔라(서예담)", "경기 일주일 전 주짓수 대회 출전? 날 무시하는 처사다(정유진)" 등 물고 물리는 독설을 주고받았다.
계체량 행사에서도 만나자마자 싸웠다. 눈싸움 상황에서 얼굴과 몸을 밀치며 강하게 부딪쳤다. 발로 차기도 했다. 떼어놓은 후에도 둘은 씩씩거리며 서로를 노려봤다. 그 분위기는 고스란히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뚜껑을 열어보니 서예담의 근력과 그래플링은 예상보다 강했다. 정유진은 고전을 면치 못한 채 이변의 판정패를 당했다.
서예담은 "과거에 활동했던 선수 한 명을 제외하고는 지금 내 실력은 타 파이터들보다 두 단계 위에 있지 않나 싶다. TFC 간판스타 정유진도 제압하지 않았나"라며 "정유진은 종합격투기에서 오랜 경력과 실력도 최고라고 정평이 나있던 선수다. UFC 스트로급 파이터 카일린 커란은 PXC에서 정유진을 판정으로 어렵게 제압한 뒤 옥타곤에 입성했다"고 설명했다.
TFC 주짓수몰리그에서 박가영, 장윤정을 연달아 파운딩으로 제압했다. 주짓수 블루벨트인 그녀는 그라운드 능력이 출중하다. 주짓수 5개월 수련 뒤 출전한 2014년 12월 데라히바컵과 2015년 3월 청주 오픈 -58.5kg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서예담의 무지막지한 행보는 계속 이어졌다. 2015년 8월 전주 오픈, 9월 코리아 마스터 챔피언십, 11월 코리아 주짓수 프로에서 -64kg급과 무제한급에서 최강자에 오르며 독식했다. 12월 데라히바컵에선 -64kg급 금메달, 무제한급 동메달을 거머쥐었고, 2016년 1월 프라이드 오브 주짓수, 3월 팬 코리아에서 또다시 3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지난해 4월 블루벨트로 승급한 그녀는 체급을 낮췄으나 성적은 내려가지 않았다. 청주 오픈 -58.5kg급과 무제한급에서 1위에 올랐고, 9월 청주 세계무예마스터십 -62kg급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10월 파라에스트라 코리아 챔피언십에선 여성부가 없어 남성부 -64kg급에 출전, 동메달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12월에는 데라히바컵에서 -64kg급과 무제한급을 또다시 제패했다.
서지연은 네트볼(농구와 비슷한, 주로 여자가 하는 스포츠) 출신으로, 유도를 배우고 싶었지만 친구들의 권유로 주짓수와 종합격투기를 시작했다. 타격을 배운 지 2주 만에 출전한 아마리그에서 펀치로 상대를 제압하며 곧바로 두각을 나타냈다. 아마추어 무대에서 7전 전승의 무패행진을 기록했다.
지난 1월 'TFC 드림 2'에서 서지연은 한 차례 제압한 바 있는 도다영과 프로 첫 경기를 벌였다. 치열한 공방이 오가던 중 3라운드, 도다영의 왼쪽 눈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크게 부어올랐다.
도다영은 경기 속행을 원했으나 의료진 및 심판진이 '경기 속행 불가'를 판단해 서지연의 닥터스톱 TKO승으로 마무리됐다. 서지연은 승리 후 "서예담과 싸우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끝으로 서예담은 "한국 최고의 여성파이터는 바로 나다. 난 계속 진화하고 강해진다. 운동 역시 너무 재밌다.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하다 보니 굉장히 어려운 퍼즐을 풀어나가는 느낌을 받고 있다. 그 퍼즐을 풀었을 땐 너무 상쾌하며 깨끗한 기분이 든다. 종합격투기는 겉으로 보는 것만큼 위험하지 않다. 계속 성장해서 TFC 초대 여성 챔피언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둘 모두 그래플러지만 이번 경기는 타격전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향상된 타격능력을 국내팬들에게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서예담을 두고 국내 최고의 여성부 스트로급 파이터라고 평가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녀의 도발 역시 실력만큼이나 강했다. 서지연이 어떤 반격을 할지 기대된다.
한편 'TFC 14'의 메인이벤트는 최승우-김재웅의 페더급 타이틀전이며, 코메인이벤트는 페더급 톱컨텐더 코리안탑팀 이민구와 부산 팀매드 정한국의 명문팀 자존심 대결이다.
이밖에도 '종로 코뿔소' 김두환의 복귀전, 독설을 주고받은 황영진·김동규의 2차전 등이 펼쳐진다. TFC 페더급 초대 챔피언 최영광이 해설을, UFC 페더급 공식랭킹 7위 '코리안 좀비' 정찬성이 객원해설을 맡는다.
TFC는 세계 최고의 종합격투기 단체 UFC와 동일하게 진행된다. 5분 3라운드를 기본으로 하며, 타이틀전은 5분 5라운드로 치러진다. 팔꿈치 공격은 허용되며, 그라운드 안면 니킥과 사커킥, 수직 엘보 등은 금지된다. 또한 UFC처럼 공식 티셔츠와 파이트 쇼츠가 제공된다. / 10bird@osen.co.kr
[사진] T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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