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연의 반격, "이모 서예담은 말 많은 사오정"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03.14 07: 26

서예담(24, 파라에스트라 청주)이 "학교나 잘 다녀라"라고 도발하자, '케이지 김연아' 서지연(18, 더짐랩)도 가만있지 않았다.
서예담은 "그저 귀엽고 예쁜 고등학생일 뿐이다. 방과 후 떡볶이, 순대 등을 먹으면서 친구들과 놀아야 한다. 다시 맘 잡을 수 있도록 고등학교로 보내주겠다. '아, 내 길이 아니구나. 공부나 열심히 해야겠구나'란 걸 느끼게 해줄 것이다. 꼬마야, 아니 서지연 선수. 고등학교로 돌아가서 더 즐거운 시간 보내고 졸업하면 다시 와라"라고 심기를 건드렸다.
이에 서지연이 반격에 나섰다. "이모, 마치 베테랑처럼 얘기하는데 어차피 이모도 2전째 아닙니까. 그리고 닉네임이 비너스가 뭡니까. 너무 웃기다. 속옷 이름을 모방한 것입니까"

이모는 굉장한 독설가다. '날아라, 슈퍼보드'에 나오는 사오정처럼 생겼다. 말할 때마다 독나방을 날리는 것 같다. 별로 신경을 안 쓴다. 결국 실력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원래 두려운 개가 더 짖는 법이다. 아무리 예쁘고 재미있다고 해도 기량이 낮으면 허언에 지나지 않는다.
예쁘면 왜 격투기를 하나? 미스코리아에 나가지. 재미있으면 개그맨이나 하던가. 그 모든 것들은 부수적이라고 생각한다. UFC 여성부 초대 밴텀급 챔피언 론다 로우지를 봐라. 출중한 실력으로 사람들에게 인정받았지만 이후 하락한 모습을 보이니 잊히고 있지 않나"
두 여성 파이터는 오는 18일 서울 강서구 KBS스포츠월드(구 88체육관)에서 열리는 'TFC 14'에서 -51kg 계약체중매치를 벌인다.
서지연은 네트볼(농구와 비슷한, 주로 여자가 하는 스포츠) 출신으로, 유도를 배우고 싶었지만 친구들의 권유로 주짓수와 종합격투기를 시작했다. 타격을 배운 지 2주 만에 출전한 아마리그에서 펀치로 상대를 제압하며 곧바로 두각을 나타냈다. 아마추어 무대에서 7전 전승의 무패행진을 기록했다.
지난 1월 'TFC 드림 2'에서 서지연은 한 차례 제압한 바 있는 도다영과 프로 첫 경기를 벌였다. 치열한 공방이 오가던 중 3라운드, 도다영의 왼쪽 눈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크게 부어올랐다.
도다영은 경기 속행을 원했으나 의료진 및 심판진이 '경기 속행 불가'를 판단해 서지연의 닥터스톱 TKO승으로 마무리됐다. 서지연은 승리 후 "서예담과 싸우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서지연을 발굴한 박태혁 관장은 "운동량과 집념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선수다. 정말 초원에서 힘껏 뛰어다니는 한 마리의 야생마처럼 에너지가 넘쳐흐른다. 언제나 체육관에 제일 먼저 나와서 가장 늦게 나간다. 난 믿는다. 반드시 이 아이는 세계 최고의 격투가가 될 것이라고"이라고 극찬했다.
박태혁 관장의 말에 TFC 전찬열 대표 역시 동의했다. "전에도 말했지만 근래 이렇게 당차고 맹랑한 여성 파이터는 처음 본다. 지난 세미나 때 지연이와 스파링을 해본 뒤 더 확신을 느꼈다. 타격은 간결하고 정확했다. 더짐랩이 주짓수 체육관임에도 레슬링과 태클도 웬만한 선수보다 잘하더라. 정말 놀랐다. 그라운드만을 고집하지 않는 별종이다. 싸움의 획이 크단 걸 알 수 있다"고 운을 뗐다.
또한 TFC 전찬열 대표는 "사자에겐 싸우는 법을, 치타에겐 달리는 법을 안 가르쳐도 가장 잘하게 돼있다. 황소에게 10년 달리기 훈련을 시켜도 놀고먹는 말을 못 이긴다는 말을 가끔 한다. 지연이는 확실히 타고난 사자 혹은 놀고먹는 말 같은 존재다. 거기에 성실함까지 얹혔으니 정말 어디까지 성장할지 너무 궁금하다. 지연이의 장밋빛 미래가 보인다. 이런 선수는 가르치는 것보다 지켜봐주는 것이 낫다. 작은 그릇에 담길까봐 두려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서지연의 상대 서예담은 TFC 주짓수몰리그에서 박가영, 장윤정을 연달아 파운딩으로 제압했다. 주짓수 블루벨트인 그녀는 그라운드 능력이 출중하다. 여러 주짓수 대회에서 꾸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10월 파라에스트라 코리아 챔피언십에선 여성부가 없어 남성부 -64kg급에 출전,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서예담을 두고 국내 최고의 여성부 스트로급 파이터라고 평가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타 선수들에 비해 근력이 월등하다는 얘기가 지배적이다.
마지막으로 박태혁 관장은 "여고생 서지연이 얼마나 강한지 알게 곧 있으면 알게 된다. 그녀의 매력에 푹 빠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TFC 전찬열 대표는 "지연이는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경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자신의 주짓수 스승 정유진과의 대결도 꿈꾼다. 왜냐고 물으니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나의 실력을 시험해보고 싶다'고 하더라"라며 "본능적으로 승부사 기질까지 갖추고 있다. 지연이의 앞날이 훤히 보인다. 실력과 마음가짐 그리고 미모가 다가올 앞날을 얘기해주고 있다"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 10bird@osen.co.kr
[사진] T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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