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 1만 득점...노비츠키만큼 감동 줄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3.15 06: 05

‘레전드’ 김주성(38, 동부)이 또 하나의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뒀다. 
2002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데뷔한 김주성은 15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김주성은 현재까지 정규리그 총 9974점으로 역대 3위에 올라있다. 서장훈(1만 3231점)과 추승균(1만 19점)이 역대 1,2위다. 김주성은 프로 3호 1만 득점 달성에 단 26점만 남겼다. 아울러 김주성은 추승균의 득점 2위 기록경신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올 시즌 김주성은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하지 못하며 9.94점을 기록하고 있다. 김주성이 자신의 평균득점을 해준다면 남은 5경기서 추승균 KCC 감독의 기록까지 넘을 수 있다. 

원주 홈팬들은 김주성의 1만 득점 달성 장면을 현장에서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주성은 15일 오리온과 홈경기에 출전한다. 전성기 같았으면 어렵지 않게 한 경기 26점을 올렸던 김주성이다. 하지만 올 시즌 김주성의 한 경기 최다득점은 21점이다. 현실적으로 이날 1만 득점 달성은 쉽지 않다. 
이후 동부는 18일 전자랜드(인천), 19일 모비스(울산), 23일 LG(창원) 경기를 앞두고 있다. 원정 3연전 기간에 김주성이 기록을 달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김주성은 26일 SK를 홈으로 불러들여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김주성이 부진할 경우 기록달성이 이때까지 미뤄질 가능성도 남아있다. 
대기록은 주위에서 가치를 알아주고 기념할 때 더 빛이 난다. ‘NBA 전설’ 덕 노비츠키는 지난 8일 NBA 통산 6번째로 3만 득점을 돌파했다. 경기 전까지 노비츠키는 3만 득점 달성에 20점만 남겨둔 상황이었다. 노비츠키의 올 시즌 평균득점이 13.6점임을 감안할 때 이날 달성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노비츠키는 1쿼터에만 18점을 몰아쳤다. 2쿼터 종료 10분 57초를 남기고 측면에서 공을 잡은 노비츠키는 장기인 페이드 어웨이 점프슛으로 정확하게 3만 득점을 달성했다. 
경기는 계속됐다. 노비츠키는 2쿼터 종료 9분 53초를 남기고 3점슛을 꽂았다. 상대팀 LA 레이커스가 작전시간을 요청하자 곧바로 기념식이 거행됐다. 마크 큐반 댈러스 구단주는 코트로 들어가 노비츠키를 얼싸안으며 감동을 선사했다. 레이커스 선수들도 노비츠키에게 축하인사를 건넸다. 댈러스는 경기를 잠시 중단하고 노비츠키의 특별영상을 상영했다. 경기가 약 3분 정도 중단됐지만 아무도 불평하는 사람은 없었다. 진한 여운이 남은 코트는 스포츠 이상의 드라마였다. 
농구팬들은 김주성의 기록달성에서도 비슷한 감동을 기대하고 있다. KBL과 구단들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동부 구단은 “15일 홈경기서 기록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추이를 보고 KBL 및 다른 구단과 협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타 구단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김주성의 대기록 기념에 적극적이다. 김주성은 지난 2015년 1월 6일 전자랜드전에서 조니 맥도웰(통산 3829개)을 넘어 KBL 통산 리바운드 2위에 등극했다. KBL은 3000리바운드를 돌파할 경우 시상을 하지만 통산 리바운드 2위는 따로 기념하지 않는다. 
KBL도 챙기지 않았던 기록을 상대팀 전자랜드가 대신 챙겨줬다. 김주성이 기록을 달성하자 전자랜드는 경기를 잠시 중단한 뒤 김주성에게 꽃다발을 선사했다. 김주성은 공에 사인하고, 기념촬영을 한 뒤 경기를 계속했다. 김주성의 기록달성 사실을 알게 된 팬들도 엄청난 박수갈채를 보냈다. 대승적 차원에서 동업자 정신을 발휘한 전자랜드에게 찬사가 쏟아졌다. 
공교롭게 전자랜드는 다시 한 번 김주성의 대기록을 챙겨줘야 하는 입장이 될 수 있다. 김성헌 전자랜드 사무국장은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김주성이 대기록을 세운다면 당연히 축하해줄 일이다. 동부전 상황을 지켜보고 우리와 경기서 기록달성이 유력하다면 서로 협의해 기념식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모비스 역시 김주성의 기록추이를 지켜보고 협의를 한다는 입장이다. 
KBL은 1만 득점에 대해 공식적으로 시상식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김주성의 대기록은 KBL차원에서 기념식을 준비해야 하는 셈이다. 가뜩이나 이야깃거리가 없는 프로농구다. 김주성의 대기록은 프로농구 홍보에 더 없이 좋은 계기다. 이 기회를 살리느냐 여부는 전적으로 KBL의 역량에 달려 있다. 
과연 KBL 코트에서도 노비츠키 못지않은 감동의 장면이 나올 수 있을까. 김주성의 대기록 달성은 -26점으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3만점을 달성한 덕 노비츠키 /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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