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김연아, 헬로 키티처럼 지고 은퇴하지 마라" 장외설전 살벌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03.15 07: 11

'비너스' 서예담(24, 파라에스트라 청주)과 '케이지 김연아' 서지연(18, 더짐랩)의 경기는 이미 시작됐다. 신경전이 팽팽하다 못해 살벌할 정도다.
두 여성 파이터는 오는 18일 서울 강서구 KBS스포츠월드(구 88체육관)에서 열리는 'TFC 14'에서 -51kg 계약체중 경기를 치른다.
지속적으로 장외설전을 벌이고 있다. 쇠뿔은 서예담이 먼저 당겼다. "귀엽고 예쁜 고등학생일 뿐이다. 방과 후 떡볶이, 순대 등을 먹으면서 친구들과 놀아야 한다. 다시 맘 잡을 수 있도록 고등학교로 보내주겠다. '아, 내 길이 아니구나. 공부나 열심히 해야겠구나'란 걸 느끼게 해줄 것이다. 꼬마야, 아니 서지연 선수. 고등학교로 돌아가서 더 즐거운 시간 보내고 졸업하면 다시 와라"라고 심기를 건드렸다.

서지연은 가만있지 않았다. 오히려 더 독했다. "이모, 마치 베테랑처럼 얘기하는데 어차피 이모도 2전째 아닙니까. 그리고 닉네임이 비너스가 뭡니까. 너무 웃기다. 속옷 이름을 모방한 것입니까. '날아라, 슈퍼보드'에 나오는 사오정처럼 생겼다. 말할 때마다 독나방을 날리는 것 같다. 원래 두려운 개가 더 짖는 법"이라고 맞대응했다.
이제 다시 바통은 서예담에게 넘어왔다. 메두사 같은 독설가의 차례다.
그녀는 "역시 가짜 김연아의 독설은 맵고 상큼하다(웃음). 사오정과 독나방이라... 꼬마라 그런지 굉장히 당돌하다. 경기를 준비하면서 좋은 자극제가 된 것 같다. 앞서 '헬로 키티' 정유진 역시 그렇게 까불다가 패했다. 난 독설가지만 밑바탕엔 늘 실력이 크게 똬리를 틀고 있다. 나 역시 말보다 실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서예담은 "가짜 김연아에게 진지하게 다시 한 번 말해주고 싶다. 아마 7전 전승과 프로 1전 1승? 고공성장을 하다 떨어지면 낙차도 그만큼 큰 법이다. 정유진이 어땠나? 나에게 진 뒤 큰 충격을 받아서 은퇴를 했다는 소문까지 있더라. 서지연이 제발 '은퇴한다, 충격 받았다'라며 날 나쁜 여자로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진정한 격투기를 뼛속까지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강하게 쏘아붙였다.
서예담은 TFC 주짓수몰리그에서 박가영, 장윤정을 연달아 파운딩으로 제압했다. 주짓수 블루벨트인 그녀는 그라운드 능력이 출중하다. 여러 주짓수 대회에서 꾸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10월 파라에스트라 코리아 챔피언십에선 여성부가 없어 남성부 -64kg급에 출전,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11월 'TFC 13'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 서예담은 강자 정유진을 제압했다. 둘은 경기 전부터 으르렁거렸다. "게거품을 물게 하겠다", "별명부터 바꿔라" 등 물고물리는 독설을 주고받은 뒤 계체량 행사에서 얼굴과 몸을 밀치며 강하게 부딪쳤다. 발로 차기도 했다. 떼어놓은 후에도 둘은 씩씩거리며 서로를 노려봤다.
서예담을 두고 국내 최고의 여성부 스트로급 파이터라고 평가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타 선수들에 비해 근력이 월등하다는 얘기가 지배적이다.
서지연은 네트볼(농구와 비슷한, 주로 여자가 하는 스포츠) 출신으로, 유도를 배우고 싶었지만 친구들의 권유로 주짓수와 종합격투기를 시작했다. 타격을 배운 지 2주 만에 출전한 아마리그에서 펀치로 상대를 제압하며 곧바로 두각을 나타냈다. 아마추어 무대에서 7전 전승의 무패행진을 기록했다.
지난 1월 'TFC 드림 2'에서 서지연은 한 차례 제압한 바 있는 도다영과 프로 첫 경기를 벌였다. 치열한 공방이 오가던 중 3라운드, 도다영의 왼쪽 눈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크게 부어올라 경기가 중단됐다. 승리 후 서지연은 "서예담과 싸우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TFC 전찬열 대표는 서지연을 눈여겨보고 있다. 여타 선수들과 달리 큰 무대에 오를 재능을 갖추고 있다며 엄치를 치켜세웠다. 작은 그릇에 담길까봐 두려울 정도라고.
서예담·서지연은 그래플러지만 이번 경기는 타격전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향상된 타격능력을 국내팬들에게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 10bird@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