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국 "이민구 꺾으면, 드디어 타이틀전 길 열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03.16 07: 13

정한국(24, 부산 팀매드/㈜성안세이브)은 TFC 최다 출전자다. 2013년 6월 첫 대회를 개최한 TFC와 2013년 12월 TFC를 통해 데뷔한 정한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TFC의 아들을 꼽으라면 단연 그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정한국은 TFC 열한 번째 출전을 앞두고 있다. 오는 18일 서울 강서구 KBS스포츠월드(구 88체육관)에서 열리는 열네 번째 TFC 넘버링 대회의 코메인이벤트에서 前 TFC 페더급 챔피언 이민구(27, 코리안탑팀/㈜성안세이브)와 격돌한다.
정한국은 밴텀급에서 시작했다. 장원준, 이창주에게 연이어 판정패해 출발은 좋지 않았으나 박경호-정광석을 연달아 TKO시키며 연승의 기쁨을 맛봤다. 2014년 후반기, 밴텀급 톱컨텐더 반열에 오른 정한국은 TFC 밴텀급 타이틀전 경험이 있는 박한빈에게 패하며 잠시 주춤했지만 김명구를 TKO시키며 강력한 타격가임을 증명했다.

2015년 10월 'TFC 9', 한계체중을 맞추지 못한 채 케이지에 오른 정한국은 아웃파이팅을 구사한 안정현에게 판정패했다. 계체 실패로 라운드별 감점을 받아 판정으로 가면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밴텀급에서도 크지 않은 편인 그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신체조건에선 밀리지만 극심한 감량고를 없애기 위해 페더급 전향을 택한 것이다. 상대의 신장과 리치는 무한체력과 전진 압박으로 무마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선택은 탁월했다. 임병희를 꺾으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고 5월 중국 무림풍 대회에서 지앙 지쉬엔과 무승부를 기록했다. 9월 'TFC 12'에서 홍준영에게 아쉬운 판정패하며 연승을 거두지 못했지만 11월 'TFC 13'에서 윤태승을 제압하며 강자임을 증명했다. 매 경기 전진만을 추구하며 KO를 노리는 그에게 '믿고 보는 정한국'이란 말이 생겨났을 정도다.
2017년 전반기, 약 2년 반 만에 상위체급 강자로 급부상했다.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지만 상대가 만만치 않다. 前 TFC 페더급 챔피언이다. 이민구는 정한국의 압박은 오히려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대한 정한국의 생각은 어떨까. "도망가지 않으면 좋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난 땡 큐(thank you)다. 뱉은 말 꼭 지켜라. 어디 한 번 해보자. 노가드로 싸워도 좋다(웃음). 대회 최고의 명승부를 만들어보자"고 열렬히 환호했다.
정한국은 신장 170cm, 리치 172cm고, 이민구는 신장 176cm, 리치 177cm다. 신장과 리치에서 정한국이 5cm이상 짧다. 작은 만큼 정한국은 빠른 인스텝과 묵직한 펀치를 적극 활용한다. 이번에도 자신의 펀치를 상대에게 맞출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민구는 TFC 페더급 토너먼트 준우승자 조성원을 TKO시킨 데 이어, 지난해 3월 'TFC 10'에서 최영광을 판정으로 누르고 TFC 2대 페더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후 7월 괌에서 열린 'PXC 54'에서 토니 레예스를 로킥으로 제압하며 3연승의 상승궤도를 그렸으나 9월 'TFC 12'에서 무패 파이터 최승우에게 실신 펀치 KO를 당하며 벨트를 내줬다.
"드디어 기회가 왔다"는 정한국은 "먼 길을, 오래 돌아온 것 같다. 이제야 때가 왔다. 前 챔피언을 확실하게 제압하면 주최측에서 타이틀 도전권을 주지 않을까 싶다. 이민구는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 팀 동료 조성원의 복수를 하겠다.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완벽하게 이길 수 있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이민구는 최승우에게 패했지만 명실상부 페더급 강자다. 주무기는 미들킥으로, 한층 강화된 무에타이 기술을 바탕으로 상대를 압도한다. 최승우戰에서 부족한 점을 느낀 그는 태국으로 넘어가 타격을 더 정교하게 갈고닦았다. 이제야 킥을 어떻게 차는지 알게 됐다고 한다.
"킥 방어를 잘 해야할 것 같다"고 하자, 정한국은 "킥은 하나도 두렵지 않다. 난 가드가 높고 헤드 워크가 많은 편으로 하이킥은 절대 맞지 않는다. 로킥 타이밍에 펀치를 내지를 테니, 할 수 있으면 해 봐라. 미들킥이 주무기? 내 복부는 굉장히 단단하다. 별다른 충격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정한국-이민구戰은 코리안탑팀과 부산 팀매드의 명문팀 자존심 대결로 불리고도 있다. 두 팀은 국내 최다 선수를 보유하고 UFC 파이터를 대거 배출한 체육관이다. 또한 쎄다(SSEDA)의 후원을 받고 있다. 쎄다 김상우 대표는 SNS에 "난 (이 경기)안 볼란다"란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정한국은 "이민구의 인터뷰 중 유일하게 동의하는 부분은 이 대목이다. 나 역시 팀 간의 승부가 아닌 개인 대 개인의 대결로 봐주셨으면 하는 입장이다. 물론 우리 팀이 밀리기에 이런 말을 하는 건 아니다. 다만 팀 대 팀 대항전도 아니고, 내 입장에선 타이틀로 향하는 중요한 길목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TFC 14'의 메인이벤트는 최승우-김재웅의 페더급 타이틀전이다. 승자에 대해 정한국은 "누가 이길지 가늠이 안 된다. 최승우는 페더급에서 사기 스펙이다. 라이트급으로 갔으면 좋겠으니 김재웅이 이겼으면 한다"고 내다봤다. / 10bird@osen.co.kr
[사진] T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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