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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쎈 초점]‘벚꽃엔딩’ 장범준 수 십억 소득, 시즌송과 대중심리

[OSEN=유진모 취중한담]한낮의 날씨가 영상 10도를 훌쩍 넘는 봄이 찾아오자 2012년 버스커버스커가 발표한 ‘벚꽃엔딩’이 또다시 인기차트에 올랐다. 매년 이맘때면 발생하는 연례행사라 새롭지도 않다. 이 곡을 쓴 멤버 장범준은 지금까지 약 수 십억 원 저작권수입을 벌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결혼해 아이까지 뒀음에도 활동이 뜸하다.

이 곡은 ‘호감 가는 이성과의 설레는 나들이’ ‘이제 연인이 된 그(녀)와의 행복한 데이트’ ‘그(녀)와 헤어진 뒤 예전의 그곳을 거니는 추억 곱씹기’ 등의 3절로 구성돼있다. 공통점은 모두 벚꽃이 흩날리는 봄의 거리란 공간과 계절이다.

멜로디는 점층법과 점강법이고, 리듬은 이에 잘 어울리는 폭스트로트다. 여우가 겅중겅중 뛰는 듯한 리듬이라고 해서 붙은 용어다. 답답하고 지루한 겨울을 보내고 막 관계가 형성된 연인과 포근한 봄의 거리에서 벚꽃을 만끽하며 뛰는 것도 걷는 것도 아닌, 깡충깡충 튀듯이 야외를 활보하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헤벌쭉 입이 벌어진다.

이제 누가 뭐래도 ‘벚꽃엔딩’은 봄을 상징하는 우리나라 대표 시즌송이다. 사실 시즌송의 대표는 캐럴이다. 전 세계인들의 가장 공통적인 강력한 축제는 예수탄생을 기리는 크리스마스고, 이에 빠질 수 없는 상징이자 매개체가 캐럴이다. 근현대화에 미국의 영향이 컸던 우리나라 역시 한때 캐럴시장이 어마어마한 규모로 성장해 비전문가수인 심형래와 김민희(똑순이)가 양분할 만큼 확장된 때도 있었다.


만약 캐럴의 대표곡으로 영화 ‘러브 액츄얼리’에도 삽입됐던 머라이어 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를 좋아한다면 30대 아래일 것이고, 왬의 ‘Last Christmas’가 최고라고 생각한다면 40대 이상일 것이며, 빙 크로스비의 ‘White Christmas’를 능가할 게 있냐고 자신한다면 최소한 50대다.

여름 시즌송으로 비치보이스의 ‘Surffin' USA’나 키보이스의 ‘해변으로 가요’를 꼽는다면 ‘꼰대’요, DJDOC의 ‘여름이야기’나 쿨의 ‘해변의 여인’을 즐긴다면 3~40대고, 소진 서연 등이 리메이크한 듀스의 ‘여름 안에서’를 명곡으로 손꼽는다면 10대부터 중장년의 (비교적) 전문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적용된다.

어쨌든 이렇게 시즌송은 마치 악보의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우리 정서의 쳇바퀴고, 세대와 신분과 정체성을 초월하는 뫼비우스의 띠다. 사실 ‘벚꽃엔딩’은 음악적인 구조와 완성도 면에서 크게 심오하다거나 촘촘하다고 보기 쉽지 않다. 후크적 측면에서 조용필의 ‘여행을 떠나요’보다 낫다고 보기 힘들고, 구성 면에서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와 겨룰 수 있다는 분석도 무리다. 그런데 왜 21세기를 대표하는 시즌송이 될 수 있었을까?

‘벚꽃엔딩’은 아이돌의 후크송에 비해 덜 세련된 것은 맞다. 그러나 이렇게 악식 면에서 아마추어리즘이 살짝 풍기는 게 오히려 촘촘하고 익숙한 것에 대해 쉽게 싫증을 느끼는 인간의 심리의 기원과 맞닿을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유행은 강하지만 쉽게 식는 반면 클래식은 오래 걸려 어필하지만 그 후엔 지속성이 강한 이치다.

대중이 가장 좋아하는 연예 콘텐츠는 전통적으로 드라마 영화 음악이었다. 디지털시대를 맞아 예능이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이제 하나의 영역을 확실하게 구축한 것은 맞지만 장르에 편입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다.

영화는 요즘 2시간이 기본이고, 드라마도 1시간을 넘나들지만 대중가요는 아직도 4분대에 머무는 게 상책이다. 한때는 2~3분이었다. 그래서 가요는 ‘3분의 미학’이라고도 불린다.

‘활동사진’은 시각과 청각은 당연하고, 후각 미각 촉각을 아우르며 환각에까지 작용하며, 더 나아가 육감적 사고까지 발전할 가능성을 지닌다. 이에 비해 대중가요는 주로 청각에 집중한다. 게다가 시간도 짧다. 그러나 이런 핸디캡이 오히려 대중문화 콘텐츠로서의 강점이기도 하다.

바쁜 현대인에게 대중문화에 소비할 시간은 짧고 공간은 열악하다. 그러니 손쉬운 접근성에 더불어 공간성이 거의 무시되는 3분 안팎의 대중가요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는’ 콘텐츠다. 더불어 ‘활동사진’과 달리 30분만 있어도 무려 10가지의 다양한 노래를 즐길 수 있다.

손수레에서 불법복제 카세트테이프가 불티나게 팔리던 ‘길보드’ 시절 복제 ‘앨범’보다 장사치가 다양한 히트곡을 모아 편집한 복제 컴필레이션 음반이 더 인기가 높았던 게 그런 이유다. 물론 이런 현상은 정규 음반사에 컴필레이션음반제작의 붐을 일으켜 결국 음반시장의 침체를 야기한 아픈 속사정이 있긴 했다. 지금은 소비자가 각자 한 곡씩 음원을 구매해 자신만의 편집음반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그런 유행이나 현상 등은 음악이 결코 청각으로만 즐기는 콘텐츠가 아니란 어엿한 증거다. 개개인의 기호가 다른 데는 바로 추억과 정서와 개념이라는 근거와 조건이 존재한다. 재즈 마니아는 천박한 대중가요 중에서 그나마 재즈가 아티스트적 스피릿이 깃든 예술에 가깝다는 개념을 기준으로 할 것이다. 또 함께 재즈를 즐기던 지인과의 추억을 소장하고 있으며, 해당 뮤지션이 표현하고자하는 음악성이나 철학에 가까운 정서를 공유할 것이다.

‘눈보라가 휘날리던 바람 찬 흥남부두에’로 시작되는 현인의 ‘굳세어라 금순아’가 한국전쟁 휴전 후 전 국민들을 사로잡은 이유는 전쟁의 참혹함보단 그 속에서 민족이 겪어야했던 슬픈 가정사(이산가족 등)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생존과 가족보다 더 소중한 건 없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겸 수학자 피타고라스가 2500년 전 우연히 여러 사람들의 망치소리가 하모니를 이루는 데 놀라 소리와 그에 반응한 마음이 사람에게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대한 물리적 연구를 시작하게 된 게 오늘날 음악(향)심리학으로 발전했다.

이 학문은 사람이 음악을 어떻게 듣고(청취), 어느 쪽으로 느낀 뒤(지각), 어떤 의미로 이해하는지(인지)에 포커스를 맞춘다. ‘벚꽃엔딩’은 청소년 및 젊은 층 중에서도 20대 중반~30대에게 인기가 집중된다. 10대는 아이돌그룹의 후크송이나 랩뮤직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벚꽃엔딩’의 마니아들은 10대 시절 그런 경향을 보였겠지만 지금은 대부분 직장인이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재학생 혹은 현재진행형 ‘취준생’이라 다르다. 그들은 한때 가사처럼 아릿한 사랑을 했거나 현재 하고 있을 것이다. 설령 모든 걸 포기했을지라도 마음 속 한 편에 똬리를 튼 원초적 욕망마저 인위적으로 완전하게 제거하진 못했을 것이다.

그들에게 이 노래는 오늘을 이겨낼 추억이자 내일을 기약할 재충전의 배터리다. ‘별다방’ ‘콩다방’에 앉아 흘러나오는 이 노래에 고개를 까딱까딱하는데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옆자리의 또래를 발견한다면 눈인사 하나만으로도 무언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동지의식을 느끼면서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위안을 삼을 수 있다. ‘벚꽃엔딩’이란 시즌송 혹은 복고나 도돌이표의 상징성은 곧 사회적 동물이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에 지나치게 정치화 산업화한 사회적 현상으로 인해 생긴 공허함을 어느 정도 채워주는 보충재다./osenstar@osen.co.kr

[칼럼니스트]

여기엔 기억을 되살려줌으로써 안도감을 주는 재인과 기억검증기법이 개입해 의식과 자아의 범주화를 돕는 훌륭한 환청과 환후의 환각적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생성이란 생리-화학적 효과까지 더해지기 마련이다. 음악이 무서운 이유다. 한때 독재정권이 숱한 금지곡을 양산해낸 배경도 그런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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