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같은 '블랙팬서', 다른 부산…"효과 기대"vs"소용 無"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3.18 06: 50

마블의 히어로 무비 '블랙 팬서'가 부산에 상륙했다. 
'블랙 팬서'는 17일 자갈치시장에서의 첫 촬영을 시작으로 29일까지 부산에서 13일 간의 장기 촬영을 이어간다. 
부산시는 이번 촬영 기간 동안 한국 영화 인력 150여 명을 포함해 해외 출연자, 안전요원 등 총 2천여 명의 관계자가 부산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시가 추정한 이들의 제작비용만 해도 총 55억 원. 2월 마블과의 간담회에서 서병수 시장은 "세계적인 할리우드 프로젝트와 아시아의 중심도시 부산이 만나 수치로 가늠할 수 없는 큰 홍보 효과가 기대된다"며 "블랙 팬서' 촬영을 계기로 다양한 매력이 공존하는 부산을 영화 및 관광의 도시로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홍보 효과는 말처럼 쉬운 것만은 아니다. 지난 2014년 서울에서 진행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을 통해 근거없는 기대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이 이미 입증됐다. 당시 한국관광공사는 4천억 원의 직접 경제효과와 2조 원의 국가브랜드 가치 상승을 기대한다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지만 정작 영화가 가져다준 효과는 미미했다. 2조 원의 경제효과는 그야말로 허울 뿐인 말이었다. 
'어벤져스2'가 준 학습효과 때문일까. '블랙 팬서'의 촬영이 진행되는 부산에서도 극명한 온도차가 느껴졌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가져다줄 장미빛 미래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아무 것도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라는 냉소적인 반응도 다수였다. 
'블랙 팬서' 팀의 조명 설치를 위해 상가 옥상을 무상으로 내어줬다는 한 상인은 OSEN에 "할리우드의 영화가 자갈치시장에서 촬영된다니 얼마나 좋은 일이냐. 자랑스러운 자갈치시장의 풍경을 더욱 멋있게 담아내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상가의 옥상을 무상으로 제공했다"며 "영화 속 부산의 모습을 보고 더욱 많은 관광객들이 부산과 자갈치시장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드러냈다. 
또다른 상인은 '블랙 팬서' 촬영에 대해 냉소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어벤져스2'에서 다소 왜곡됐던 서울의 모습처럼, '블랙 팬서' 역시 자갈치시장 등 부산의 매력을 있는 그대로 담아낼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였다. 자갈치시장에서 만난 상인은 OSEN에 "촬영 협조를 요청해서 불가피하게 협조할 뿐이다. 사실 영화에 몇 초 정도만 등장하는 장면을 위해 이틀이나 촬영해야만 하는지, 진짜 자갈치의 느낌이 담길 수나 있을지 의문이다. 아마 영화에 자갈치시장이 등장한다고 해도 달라지는 것은 별로 없을 것"이라며 "빨리 촬영이 마무리돼 정상적으로 가게 장사에 나서고 싶은 마음 뿐이다. 손님이 많은 금요일에 교통이 통제되면서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같은 '블랙 팬서' 촬영을 두고, 입장은 온탕과 냉탕으로 전혀 달랐다. 과연 한국에서 펼쳐지는 두 번째 프로젝트 '블랙 팬서'는 부산에 어떤 영향을 가져다줄까. 13일이라는 장기간의 촬영에 힘입어 '영화의 도시' 부산을 전 세계에 또 한 번 알리는 계기가 될까, 혹은 '어벤져스2'처럼 또 한번 장미빛 미래에 대한 기대는 물거품이 될까. 답은 2018년이 되어서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마블의 새로운, 그리고 유일한 흑인 히어로를 그리는 '블랙 팬서'의 개봉은 2018년 2월 예정이기 때문이다. /mari@osen.co.kr
[사진] 이동해기자 eastsea@osen.co.kr, 월트 디즈니 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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